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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봉 능선에서 서쪽으로 바라본 마대산 능선

 

 곰봉 정상의 북동쪽 조망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구 하동면) 소재 곰봉(熊峰 930m)은 수 백년 된 아름드리 황장목이 능선을 가득 채우고 있어 태고의 자연미를 갖춘 산이며 아기자기한 암릉을 품은 산으로 곰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곰봉이라고 합니다. 곰봉은 서쪽으로 김삿갓 계곡을 사이에 두고 마대산(1,052m)과 마주 보고 있습니다. 해발고도는 마대산이 더 높지만 영월사람들은 등산로가 평범한 마대산보다는 암릉과 조망이 좋은 곰봉을 더 높이 평가한다는군요. 실제로 김삿갓 생가터와 김삿갓 묘는 마대산 자락에 있지만 김삿갓 기념관은 곰봉의 남서쪽 끝에 자리잡고 있어 곰봉과 마대산은 김삿갓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김삿갓이 어떤 인물인지 잘시 살펴볼까요? 김삿갓(1807-1863)의 본명은 김병연, 호는 난고, 별호는 김삿갓입니다. 1807년 경기도 양주에서 태어난 김삿갓은 순조 11년(1811) 홍경래의 난이 일어났을 때 당시 선천부사였던 조부 김익순이 홍경래에게 항복한 후 역적으로 몰려 폐족처분을 받아 영월로 옮겨와 은둔생활을 했습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그의 모친은 조부의 사연을 숨긴 채 아들에게 글을 가르쳤고 김삿갓이 20세 되던 해 영월 동헌에서 개최된 백일장에 응시하여 김익순을 비판하는 글로 장원이 되었습니다. 후일 김익순이 조부라는 사실을 알고는 자책과 통한을 이기지 못하여 22세에 집을 나서 방랑생활을 하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시로 표현해 조선시대 서민문학의 큰 틀을 확립했습니다. 1863년 전남 화순에서 작고하였으며, 3년 후 둘째 아들이 묘소를 영월로 옮겼습니다.

 

곰봉 산행들머리는 김삿갓 계곡의 조선민화박물관 앞입니다. 조선민화박물관은 국내최고의 민화전문 박물관이라는데 관람하고 싶지만 사람들이 모두 산 속으로 사라지니 필자 홀로 여기서 얼쩡거릴 시간이 없네요. 숲 속은 초록의 세상인데 등산로 초입부터 오르막이지만 그래도 길은 좋은 편입니다.

 

 조선민화박물관

 

 

 

 


 
첫 번째 능선 안부에 도착한 후 조금 평탄한 길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또 다시 가파른 오르막으로 변하는데 로프가 걸려 있는 암릉지대가 자주 나옵니다. 등산개념도에 바윗길이라고 표시된 곳입니다. 상당히 까다로운 바윗길이 여러 차례 반복되네요. 다행히 로프가 잘 매어져 있어 그리 위험하지는 않지만 만약 발을 삐끗하기라도 한다면 낭패를 당하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능선 좌측 조망

 

 

 마대산 방면 조망

 

 

 

 

 

올라가면서 능선 좌우도 터지는 조망이 보기 좋습니다. 두 번째 능선 안부에 도착해 걸으며 서쪽으로 바라보는 마대산의 능선이 날씨가 흐림에도 선명합니다. 이곳의 자랑인 황장목이 자주 보입니다. 등산로는 우측의 산비탈로 이어지더니 다시 급사면을 타고 오릅니다. 이쪽은 암릉이 아닌 흙 길이지만 워낙 가팔라 발걸음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마대산 능선

 

 

 가파른 급경사 길

 

 

 

 

 

드디어 오늘 산행 중 첫 이정표를 만납니다. 그런데 정상까지 8km라고 씌어져 있습니다. 정상이 바로 코앞인데 8km라니 말도 안되지요. 잠시 후 다시 보니 누군가 0.8km를 8km로 고쳐 놓았습니다. 산을 찾는 사람들은 그래도 양심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장난을 치는 고약한 심뽀르를 가진 인간이 있군요. 이런 인간은 산에서 퇴출시켜야 하는데 산신(山神)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지만 길은 참 좋습니다.

 0.8km거리를 8km로 변조한 이정표

 

 

 

 

 

 

드디어 오른 곰봉 정상(930m)!  영월군에서 세운 아담한 정상표석이 반겨주네요.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입니다. 지도를 보면 이쪽으로는 목우산(1,106m)과 매봉산(1,268m)이 있다고 하는데 톱니바퀴 같은 능선의 산 이름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하산할 차례입니다. 하산길도 상당히 가파르지만 오름 길과는 반대로 암릉구간은 거의 없어 비교적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습니다. 이정표가 있는 미사리 계곡 갈림길에서 하산지점인 김삿갓 문학관까지의 거리는 3.1km로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것 같습니다. 길섶에서 엄청난 규모의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납니다. 뿌리는 하나인데 바로 위로 네 갈래로 자란 소나무로군요. 소나무의 등걸이 사람보다 커 보입니다. 소나무를 뒤로하고 부지런히 걸어오니  목적지인 김삿갓 문학관입니다.

 

 

 

 김삿갓 문학관

 

 곰봉 등산 안내도(이 입체지도를 보면 곰봉의 가파른 길을 실감하게 됨) 

 

 

 
김삿갓 문학관 앞에는 그의 생애를 벽화로 표현한 안내문도 있고 괴나리봇짐을 진 그의 조형물, 김삿갓 문학시 당선작을 돌에 새긴 시비(詩碑)도 있습니다. 필자는 4년 전 마대산 등산을 마친 후 이곳을 속속들이 답사한 적이 있어 이번에는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냅니다. 오늘 6km의 산행에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마대산 등산로는 약간 길지만 등산로가 편하고, 곰봉 등산로는 짧지만 암릉구간이 까다로운 산임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6월 6일 (화)
▲ 등산 코스 : 조선민화박물관-바윗길-이정표-곰봉-삼거리-김삿갓 문학관
▲ 등산 거리 : 6km
▲ 산행 시간 : 2시간 45분
▲ 산행 안내 : 갤러리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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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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