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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융봉에서 바라본 청량산과 낙동강

 

 

 

 

봉화의 명산 청량산(870m)의 남쪽에 솟은 축융봉(845m)은 봉화군 명호면과 안동시 도산면의 경계에 있으며 청량산의 조망대로 잘 알려진 산입니다. 사실 청량산에 올라 남쪽의 축융붕을 바라보면 그냥 평범한 봉우리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축융봉에 올라 북쪽의 청량산을 바라보면 청량산 6.6봉(12봉)이 한눈에 보여 정말 청량산의 산세가 이토록 웅장하고 아름다운 산이었는지를 새삼스럽게 실감하면서 그 진면목에 감탄하게 됩니다. 축융봉의 남쪽 경북 안동시 도산면과 예안면에 걸쳐 있는 왕모산(王母山, 648m)은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수도인 개경을 떠나 파주와 충주를 거쳐 안동으로 왔을 때 "왕의 어머니(노국공주)가 이곳에 피난하였다"고 하여 왕모산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왕모산과 축융봉을 연계산행할 계획입니다. 왕모산 산행들머리는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 소재 낙동강변의 내살미마을입니다. 인근에는 원천교가 있습니다. 원목으로 지은 기와집 옆에 왕모산 등산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왕모산에는 모두 4개의 등산코소가 있군요, 우리는 제1코스를 따라 오를 예정입니다. 산 속으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작은 봉우리에 도착하니 왕모산성이라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산성의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왕모산성은 1361년 고려 공민왕이 안동으로 피난하였을 때 왕의 어머니가 이곳에 피난하여 주민들이 쌓았다고 하며, 전체 길이는 360m 정도이나 현재 50m 정도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내려서는 길목에 왕모당(王母堂)이라는 성황당이 있습니다. 당내에는 나무로 만든 남신상과 여신상이 있으며 주민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날 동신제(洞神祭)를 지내며 마을이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다시 가파른 통나무 계단을 오릅니다. 계곡길에는 통나무 데크가 잘 조성되어 있군요. 데크를 가다가 좌측의 작은 봉우리로 오르면 갈선대(칼선대)입니다. 선녀가 내려왔다는 갈선대에 서면 낙동강 줄기가 한눈에 바라보이는데 최근 계속되는 가뭄을 반영하듯 비록 낙동강 상류지역이기는 하지만 강심에 물이 부족한 듯하여 매우 안타깝습니다. 강변의 직립한 바위들이 매우 웅장하군요. 반달모양의 농지에는 농작물이 한창 자라고 있는 모습입니다.

 

 

 갈선대

 북쪽 풍경

 

 남쪽 조망

 

 

 

 

 

 

갈선대를 내려와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능선을 걸어가는데 바위를 깨뜨리는 요란한 중장비 소리가 들려옵니다. 능선 우측 산비탈에서 임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능선 좌우로 간간이 조망이 보였다가는 사라지기를 반복하네요. 조망대 뒤로 앞에 큰 바위가 길을 가로막는데 암벽에 짧은 로프가 걸려 있습니다. 보기에는 상당히 난코스 같지만 실제로 올라보니 등산로가 매우 반듯합니다. 정상을 190m 앞둔 지점에서 처음으로 반듯한 이정표를 만났습니다.

 임도 조성공사

 

 큰 바위(로프를 잡고 오르면 안전함)   

 

 

 

 

 

 

왕모산(648m) 정상은 넓은 헬기장인데 그래서인지 정상 안내문은 한쪽 귀퉁이에 서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정상에서는 아무런 조망을 할 수 없네요. 그런데 여기서 축융봉으로 가려면 길을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헬기장의 북쪽 끝 정상 안내문 옆에 등산리본이 걸려 있는데 무심코 이쪽으로 가면 왕모산 제4코스인 한골입구로 하산하게 됩니다. 축융봉으로 가는 길은 헬기장 동쪽 끝에 달린 리본을 보고 진입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 그런데 이쪽의 등산로 매우 희미합니다. 사람들이 다닌 흔적은 보이지만 많이 다니지 않아서 잡목이 무성하고 자칫하면 길을 잃기 쉬우므로 길바닥을 잘 관찰하면서 걸어야 합니다. 지나가는 길목에는 야생화 <백선>이 청초한 꽃을 피워 길동무가 되어 줍니다.

 왕모산 정상 헬기장(축융봉 가는 길은 사진의 우측에 있음)

 

 

 야생화 백선

 

 

 

 

도로를 지나 다시금 숲으로 들어섭니다. 우측으로 조망이 터지는데 한 때 산불이 발생한 지역인지 아니면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것인지 산비탈은 생채기가 많이 난 모습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길은 희미하지만 평이해 어려움은 거의 없습니다. 지나가는 길목에는 한 등산객이 골가사상봉(748m)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뜬금없군요. 요리조리 지루하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드디어 신선대입니다.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암봉은 마치 주왕산의 기암괴봉을 보는 듯 합니다.

 

 

 

 

 

 

 

 

 

 

 

 

신선대에서 축융봉으로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가파른 경사면을 지나면 길은 부드러워지는데 작은 봉우리를 몇 차례 오르내려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축융봉이 가까워질수록 반듯한 이정표가 길을 안내하는군요. 이곳 축융봉 일원은 청량산 도립공원에 속한 지역이어서 관리상태가 다른 것 같습니다. 마지막 철계단을 힘주어 오르면 드디어 축융봉(845m)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반듯한 표지석이 사람들의 사진 모델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북쪽으로 펼쳐지는 청량산 12봉의 경관은 이곳에 오르지 않고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장관입니다. 날씨만 좋으면 청량산 중턱의 청량사를 비롯해 응진전과 하늘다리인 구름다리를 선명하게 볼 수 있을 텐데 희미한 가스가 낀 게 옥의 티입니다.    

 

 

 

 

 

 청량산 12봉의 위용

 

청량산 12봉 이름

 

 

 축융봉

 

 

 

 


오랫동안 축융봉의 풍광에 취했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청량산 안내소 방면으로 하산합니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목에는 거의 50m 간격으로 촘촘하게 이정표를 설치해 놓았는데 예산만 낭비한 과잉친절인 듯 합니다. 이렇게까지 친절할 필요가 없거든요. 약 500m 간격으로 이정표가 있으면 충분하니까요. 물론 갈림길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이정표가 필요하겠지요. 하산길은 급경사 암벽구간에는 어김없이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위험한 구간은 없지만 그래도 발걸음을 조심해야 합니다. 아름드리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 유난히 많아 불행했던 과거를 생각나게 하네요.

 

 

 

 

 

 

 

안내소 500m 지점에 위치한 전망대에 서면 낙동강에 걸린 청량교와 주변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주차장의 규모가 엄청 크군요. 안내소 방면으로 내려오니 청량지문(淸凉之門)이라는 대형 출입문이 보입니다. 청량교를 건너 주차장으로 가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본 낙동강과 청량교

 

 

 

 

 

 

 

 

 

 

 

 

 

오늘 약 13km 산행에 5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왕모산과 축융봉은 고려 공민왕과 관련 있는 역사적인 관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산행지입니다. 그렇지만 이미 지적한 대로 왕모산 정상에서 축융봉까지는 등산로도 희미하고 이정표도 부실합니다. 따라서 왕모산과 축융봉을 가급적 따로 산행할 것을 권장합니다. 만약 꼭 두 산을 연결해 종주하고 싶다면 이곳의 등산로를 잘 아는 등산가이드의 안내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6월 10일 (토)
▲ 등산 코스 : 안동 내살미 마을-왕모산성-왕모당-갈선대(칼선대)-왕모산-신선대-축융봉-전망대-청량교-주차장
▲ 산행 거리 : 12.8km
▲ 산행 시간 : 5시간 35분
▲ 산행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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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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