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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지만 암팡진 금골산 정상부

 

 

 

전남 진도는 아마도 서울에서 가장 먼 곳일 것입니다. 아무리 도로가 사통팔달로 잘 뚫려져 있어도 진도까지는 적어도 5시간은 소요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산꾼들은 하나의 산을 답사하기 위해 왕복 10시간의 버스 탑승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진도에서 중앙무대에까지 잘 알려진 산은 진도의 3대 명산이라는 최고봉 점찰산(482m)을 비롯해 동석산(218m), 여귀산(458m), 그리고 접도 남망산(166m) 등이며, 금골산(195m)은 이번 산악회에서 산행계획공지를 하기 전까지는 이름도 몰랐던 산입니다.

 

전남 진도군 군내면 둔전리 소재 금골산(195m)은 산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형성돼 "진도의 금강"이라고 불리는 명산으로 개골산이라고도 합니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산에는 세 개의 굴이 있으며, 5층석탑(보물 제529호)과 마애여래좌상이 음각되어 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둔전리 금골마을 금성초등학교를 100m 앞둔 지점입니다. 이곳은 진도대교의 바로 남쪽으로 진도 전체적으로 보면 북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조금 안으로 들어가 해언사 이정표를 따릅니다. 금골산을 알리는 입간판 앞에 자동차를 주차해 놓아 금골권역 종합안내도 사진을 찍기가 매우 불편한데,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가 이런 시골마을에서도 다른 사람에게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금성초등학교 교정에는 보물(제529호)인 진도 금골산 오층석탑이 있습니다. 탑은 불교의 상징적인 예배의 대상인데 이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기 때문입니다. 높이가 4.5m인 이 석탑은 고려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백제시대의 양식이 가미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최남단에서 발견된 석탑이라고 하는군요.

 

 

 

 

 

 

 

 

 

 

여기서 바라보는 금골산은 작지만 정말 암팡져 보입니다. 산의 중턱인 급사면에 움푹 들어간 곳이 마애불이 있는 곳인데 저곳까지 어찌 갈지 모르겠습니다. 근래 복원된 해언사(해원사) 불이문을 통과하면 경내에 범종각과 대웅전이 방문객을 반겨줍니다. 지금의 해언사(태고종 소속)는 한동안 금골사(金骨寺)로 불리어 온 절이었는데 주지인 지수(智洙) 스님이 옛날 이름을 되찾는다는 의미에서 얼마 전 개칭했습니다. 해언사는 옛날 도선국사가 3천 8백 군데의 사찰을 정할 때 그중 한 곳으로 정한 곳이라는 얘기가 전해질 정도로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해언사 좌측으로 난 등산로를 오릅니다. 나무계단을 지나면 길은 산허리를 돌아 이어지는데 좌측에 보이는 황금들녘으로 변하는 드넓은 농경지가 마음을 평온하게 해줍니다. 금골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서면 금성초등학교 운동장이 매우 크게 보입니다.

 

 

 

 

 

 

 

 

 

마애여래좌상을 보려면 정상을 앞둔 지점에서 우측 급경사 아래로 내려서야 합니다. 경사가 매우 가파르지만 쇠난간(안전철책)이 잘 설치되어 있어 조심하면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마애여래좌상은 산의 절벽 움푹 패인 석굴의 암벽에 새겨져 있는데요. 높이 3m, 폭 2.5m 규모입니다.

 

 

 

 

 

 

 

 

 

이와 관련,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집니다.
『이 굴속에는 늙은 스님과 상좌 한 사람이 살았는데 바위구멍에서 매일 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쌀만 나왔고 식객이 더 늘더라도 절대 욕심을 버리고 그 나온 쌀만으로 먹고살아야 된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의외로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두 사람 분 쌀만 가지고는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없게 됐다. 그래서 늙은 중이 화를 내며 "이놈의 구멍은 인정사정도 없더란 말이냐"하면서 더 많은 쌀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쌀 구멍을 쑤셨다. 그러나 쌀은 더 나오지 않고 홧김에 쑤신 구멍만 망가지고 그 이후로는 구멍에서 한 톨의 쌀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놀라움과 후회에 잠긴 노승은 상좌와 함께 더 이상 먹을 것이 없는 이곳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고 보면 이 전설은 영남알프스 가지산의 쌀바위와 유사하군요. 이런 전설이 전하는 메시지는 한결같이 분에 넘치는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마애여래좌상 가슴 아래 움푹 패인 사각형 구멍이 바로 전설 속의 쌀 구멍이라고 하네요. 바위에 구멍이 숭숭 뚫린 모습도 신기합니다.

 

 

 

 

 

정상 능선으로 다시 올라오면 정상은 바로 지척입니다. 금골산 정상(195m)에는 목판 안내문이 걸려 있군요. 정성표석을 세우기가 어려우면 이런 형식의 목판도 참 좋은 대안입니다. 사방팔방으로 막힘이 없어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이제 북쪽 능선으로 하산합니다. 하산길은 암릉구간이 있어 겨울철에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다소 위험한 길은 항상 그에 상응하는 보답이 있습니다. 아까 마애불을 다녀오는 길과 이곳의 하산 암릉길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이니까요. 급경사 길을 조심스럽게 통과하면서 뒤돌아보면 금골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습니다.

 가야할 하산길

 

 

 

 

 

 

 

 

 

 

 

 

 

작은 사다리를 내려오면 고생은 끝입니다. 능선 벼랑 끝에 세워져 있는 추락을 주의하라는 경고문이 이 산의 급경사를 말해줍니다. 정자를 지나가니 우측으로 금골산 동굴 100m 이정표가 있지만 막상 가는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사람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듯 하군요. 안부로 내려서니 고인돌이 있습니다. 옛 사람들의 무덤제단인 고인돌이 진도에만 361기가 있다고 합니다. 고인돌을 설치하는 과정을 그림으로 설명한 부문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고인돌

 

 

 

 

 

 

이제 도로를 따라 마을방향으로 갑니다. 길섶의 코스모스와 꽃무릇을 보며 완연한 가을이 되었음을 실감합니다. 아직까지 능소화가 피어 있군요. 금성초등학교 앞에 도착해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2.3km 산행에 1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금골산은 멀리서 보면 수석(壽石)처럼 보이는 작은 산이지만 가까이 접근하면 멋진 산세와 암릉길, 그리고 조망까지 좋은 보석 같은 산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9월 23일 (토)
▲ 등산 코스 : 금성초교 입구-오층석탑-해언사-정상 능선-마애여래좌상(왕복)-북부능선-정자-고인돌-금성초교 입구 
▲ 산행 거리 : 2.3km
▲ 산행 시간 : 1시간 10분
▲ 등산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 서울에서 진도까지 와서 1시간 정도 산행을 한 후 귀경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우리는 등산버스를 타고 여귀산(또는 점찰산 선택) 산행을 위해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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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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