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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락능선에서 바라본 웅장한 도봉산 정상

 

 다락능선의 명물 전기다리미 바위 

 

 

 


 
북한산 국립공원에 속한 도봉산은 산세가 북한산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매우 웅장합니다. 도봉산에는 모두 11개의 능선(안골능선, 밤골능선, 사패능선, 회룡능선, 포대능선, 다락능선, 오봉능선, 송추남능선, 도봉주능선, 보문능선, 우이남능선)이 있는데, 포대능선의 Y계곡이 소위 악명 높은 죽음의 계곡이라면 다락능선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전문가용 코스로 분류해 놓고 있어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사실 필자는 이미 포대능선의 Y계곡을 두 차례 답사했고 다락능선의 경우 포대정상에서 동쪽으로 내려다보는 풍광이 매우 좋아 답사를 결심했을 뿐 포대능선의 Y계곡에 견줄만한 어려운 코스인줄은 모르고 도전했습니다. 오늘은 다락능선과 포대능선을 거쳐 아직까지 한번도 답사한 적이 없는 원효사 방면으로 하산할 계획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전철 1호선 망월사역입니다. 솔직히 이 역의 이름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망월사까지의 거리가 2km가 넘기 때문입니다. 2호선 홍대(홍익대)나 서울대는 이보다 훨씬 가깝지만 홍대입구역, 서울대 입구역이라고 꼬박꼬박 "입구"를 붙이면서 망월사는 왜 "입구"를 생략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역 이름의 "입구"는 불필요한 사족(蛇足)입니다. 역 이름을 정비하면서 모든 역 이름에 붙은 "입구"를 제거하면 이용자들이 역의 입구로 들어설 때 한결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영문에는 입구라는 표현이 없으니까요.

 

쓸데없는 잔소리가 길어 졌군요. 망월사 역에서 나오면 신흥대학교인데 여기서 도봉산 쪽으로 바라보는 풍광 특히 흰 구름이 두둥실 떠가는 가을하늘은 한마디로 예술입니다. 신한대를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 상가지역으로 들어갑니다. 호원천을 만나 다리를 건너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밑을 지나게 되는데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네요. 대원사와 국립공원도봉사무소 자원봉사센터를 지나면 원도봉주자창입니다. 우측은 망월사와 포대능선으로 가는 길이며 다락능선은 심원사방면으로 직진해야 합니다.     

신한대에서 바라본 도봉산 능선

 

 

 외곽순환고속도로 교각

 

원도봉주차장 이정표

 

 

 

 

 

여기서 심원사까지는 약간의 오르막이지만 산길은 거의 신작로 수준입니다. 심원사는 산길 좌측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전각이라고는 반듯한 대웅전 뿐 다른 허름한 건물은 관리소와 수양공간인 듯 합니다. 대웅전 앞에는 5층석탑과 석등이 있으며, 좌측 바위 위에는 은진미륵 같은 불상이 의정부 시내를 굽어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심원사 대웅전

 

 심원사 불상

 

 

 

 

심원사를 나와 본격적으로 다락능선의 답사를 시작합니다.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을 자주 만납니다. 급경사 낙석위험을 알리는 곳을 오르니 도봉산 등산지도에도 나오는 통천문입니다. 통천문을 통과하면 암벽오름길에 철책난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난간을 잡고 오르기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난간을 올라 뒤돌아보면 의정부 장암동 방면 뒤로 수락산 능선이 선명합니다. 이어서 철책난간을 나란히 설치해 둔 구간의 오르막입니다. 이런 곳은 양손으로 쇠줄을 잡을 수 있어서 오르기가 매우 편리합니다.

 통천문

 

 

 나란히 설치된 철책난간

 

 

 


이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일명 "전기 다리미바위"가 길손을 맞이합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필자가 성장하던 시절 약간 잘 사는 집안에는 옷을 다림질하는 전기 다리미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세탁소에는 물론 있겠지요. 그 생긴 모습이 전기다리미와 너무나도 흡사합니다. 여기에 서면 포대능선이 올려다 보입니다.

 전기 다리미바위

 

 포대능선

 

 

 

 

다시 철책난간을 잡고 오릅니다. 바위벼랑 옆으로 보이는 흰 구름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가파른 오르막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데 철책난간이 없었더라면 오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암반 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 정도로 굳건하게 지탱하려고 얼마나 인고의 세월을 견뎌 내었을까요? 그 위는 다락능선 안전쉼터인데 좌측 300m 지점에 은석암(암자)이 있습니다. 여기서도 자가진단거울을 봅니다. 많은 등산객들이 쉬고 있군요. 

 

의정부시 장암동 방면

 

 

 

 암반 위의 소나무

 

 

 

 

 

 

 

쉼터를 지나니 이번에는 망월사가 바로 보이는 조망대입니다. 저토록 험준한 바위벼랑에 어떻게 사찰을 지을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각종 건축재료를 어찌 운반했을지 정말 미지수입니다. 다시 위로 오르니 암봉인데 지도상으로 459봉인 은석암 같습니다.

 포대능선 동쪽의 망월사


 

 

 

 

 

 

두 번째 통천문을 지나갑니다. 갈림길을 지나니 이젠 도봉산의 정상부가 바로 코앞입니다. 지금까지 도봉산을 여러 차례 올랐지만 이쪽 방향에서 정상의 암봉을 본 것은 처음입니다. 등산객들은 피로도 잊은 채 도봉산의 암봉에 심취한 모습입니다. 가야할 포대정상을 보니 아직도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두 번째 통천문

 

 도봉산 정상부

 

 도봉산 선인봉

 

 올려다 본 포대정상

 

 조망대의 산꾼들

 

 

 

 

해발 500m 이상 지점에서부터는 빨갛게 물든 단풍이 반겨주지만 이제부터 다락능선이 전문가만 오를 수 있는 난이도가 매우 높은 길임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철책난간이 연속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그 기울기도 점점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간혹 동반자의 도움을 받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으로 잘 오릅니다. 여기까지 온 사람은 산행내공이 어느 정도 쌓여 있겠지요. 오른 구간을 아래에 사진으로 소개합니다.

 

 

 

 

 

 

 

 

 

 

 

마지막 갈림길을 지나면 포대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드디어 포대정상입니다. 이곳은 바로 5일 전 포대능선의 Y계곡 답사를 위해 올랐던 곳이라서 친숙한 지점입니다. 지나온 다락능선을 위에서 내려다보니 그냥 평범한 능선 같은데 실제로는 날카로운 발톱을 감추고 있는 독수리 같은 능선입니다. 포대정상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一望無際)로군요.  

 

 뒤돌아 본 오르막 계단과 지나온 다락능선

 

 

 

 북쪽의 사패산

 

 

 


포대능선을 따라 북쪽 산불감시초소로 갑니다. 헬기장을 지나 큰 암봉을 우회합니다. 안부에 도착해 철책난간을 잡고 오릅니다. 이런 난간은 다락능선의 난간과 비교하면 식은 죽 먹기입니다. 북쪽 사패능선 뒤로 보이는 산세도 참 좋습니다. 가야할 산불감시초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도봉산이 선사하는 멋진 선물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사패능선 북쪽 조망

 

 산불감시초소

 

 

 

망월사 갈림길 안부에 있는 포대능선 안내문을 뒤로하고 산불감시초소로 오르는 길목에는 구절초가 아름답게 피어 있습니다. 기암 위에서 바라보는 의정부시가지와 수락산, 그리고 지나온 포대능선을 보면 포대능선이야 말로 도봉산의 조망대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구절초

 

의정부 시가지 뒤로 보이는 수락산

 

 멀리 보이는 불암산 

 

 지나온 포대능선

 

 

 

 

산불감시초소 옆은 갈림길입니다. 북쪽으로 분명한 길을 따라 계속 가면 사패능선으로 이어지는데 필자는 원효사 방면으로 하산하기 위해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이쪽으로 올라오는 등산객도 가끔 만났고 어쩌다 하산하는 이도 한 두 사람 목격합니다. 헬기장에서 "원도봉 주차장 2.2km"이정표를 따라 걷습니다. 경사가 제법 가파르기는 하지만 부드러운 흙 길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가끔씩 보이는 기암과 맞은 편 수락산을 바라보며 이 길을 잘 선택했다고 자위한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었습니다. 이후로 이어지는 하산로는 아까 다락능선을 오를 때와 유사한 험한 길이 여려 차례 반복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첫 번 째 철책난간을 가볍게 잡고 내려섰는데 그 다음에는 상당히 까다로운 구간이 나타납니다. 또 다시 이어지는 절벽길, 아래쪽에서 남녀가 올라오는데 여자가 상당히 힘들어합니다. 남자는 필자에게 이곳은 위험한 구간이니 조심해서 내려가라고 조언을 하네요. 이 말을 들으니 상당히 긴장되지만 일단 철제난간을 잡고 내려서니 자나갈 만 합니다. 내려 온 길을 뒤돌아보니 정말 아찔하군요. 실제의 경사도는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가파릅니다.

 

 

 뒤돌아 본 내리막길

 

                                                          까다로운 내리막 구간을 내려온 후

 

 

 

 

 

다시 위로 오르니 이번에는 좁은 바위사이를 지나가야 합니다. 이어지는 길은 왕모래 같은 게 많이 섞여 있어 매우 미끄럽습니다. 원도봉 주차장 1.1km 이정표를 지나면 일명 거북바위가 보이는 곳인데 길은 바위 옆 경사면을 돌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미끄러운 길의 철책난간을 잡고 내려가면 우측에 원효사입니다. 일단은 길을 제대로 찾아서 내려온 게 안심이 되는군요. 아래로 가서 우측으로 조금 가면 원효사 일주문인데, 사찰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그냥 나옵니다.

 좁은 바윗길

 

 미끄러운 길

 

 일명 거북바위

 

 

 원효사

 

 원효사 일주문

 

 

 

 

계곡을 따라 아래로 내려오면서 좁은 도로를 만나 좌측으로 걸어가니 망월사 갈림길입니다. 바로 5일전 포대능선으로 가기 위해 지나간 곳이어서 낯이 익습니다. 이제부터는 눈을 감고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원도봉 주차장과 국립공원 도봉사무소를 거쳐 터벅터벅 걸어가니 어느 새 망월사역입니다. 오늘 약 8km 산행에 5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다락능선 오름길과 원효사 방면 하산길이 매우 까다로웠기 때문입니다. 다락능선은 어느 정도 체력이 있을 경우 꼭 한번은 답사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지만, 포대능선에서 원효사방면 하산길은 얻는 것은 거의 없으면서 고생만 하니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권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망월사 갈림길 이정표

 

 망월사역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10월 8일 (일)
▲ 등산 코스 : 망월사역-원도봉주차장-심원사-통천문-전기 다리미바위-은석암(459봉)-다락능선 쉼터-철계단

                   -포대정상-포대능선-산불감시초소-사패능선 갈림길-헬기장-거북바위-원효사-원도봉주차장-망월사
▲ 산행 거리 : 8.2km
▲ 소요 시간 : 5시간 15분
▲ 함께한 이 : 없음(나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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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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