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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제봉 오름길의 정자에서 바라본 북쪽의 천룡CC와 이름 모를 산하

 

 

 

 
무제봉(573m)은 충북 진천군 이월면과 백곡면의 경계를 이루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산세는 험해 보이지만 능선에 오르면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등산로가 잘돼있어 오르기가 수월합니다. 옥녀봉(456m)은 무제봉의 남동쪽 능선에 연결된 산으로 삼국시대의 토축산성인 옥녀봉 산성이 있습니다. 장군봉(480m)은 무제봉과 옥녀봉 사이에 있으며, 백석봉(468m)은 무제봉의 남서쪽에 자라 잡고 있습니다. 이번 산행은 옥녀봉부터 시작해 장군봉과 무제봉을 거쳐 백석봉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산행(환종주)을 할 계획입니다.

 

옥녀봉 산행들머리는 진천군 백곡면 명암리 동암마을입니다. 진천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 산행이정표와 마을 안내문이 잘 세워져 있습니다. 비닐하우스가 보이는 마을로 들어섭니다.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거목이 이방인을 반겨주네요. 등산로는 좌측으로 이어지는데 응달의 작은 계곡에는 눈이 얼음으로 변해 있습니다. 계곡의 골짜기를 조금 가다가 밭을 지나 도착한 산의 입구에도 말끔한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이 이정표는 방향표시와 거리를 병기해 마치 국립공원의 이정표처럼 이정표의 모범을 보이고 있네요. 중앙무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오지의 산임에도 진천군에서 등산객들을 위해 참 좋은 일을 한 듯 합니다.

 

 

 

 

 

 

 

 

시작단계부터 오르막이 상당하군요. 등산로 곳곳에 세워진 산뜻한 이정표는 길손의 마을을 어루마져 주는 듯 합니다. 몇 차례의 가파른 오르막을 경험하고 보니 어느 듯 옥녀봉(457m) 정상입니다. 아담한 정상표석 뒤에는 "궁골마을에 살던 기옥녀란 여인이 중국 원나라 황제의 비가 되어 그 이름을 기념해 옥녀봉이라 하였다"는 친절한 해설까지 덧붙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옥녀봉 동남쪽 아래에는 노원리 궁골마을이 있는데 이곳은 중국 원나라 홀필열 황제의 황후 기씨가 탄생한 곳으로 지금도 동리 뒤에는 황제가 기씨 황후를 위하여 지어주었다는 궁궐터가 남아있습니다.

 

 

 

 

 

 

 

4년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의 주인공 기승냥(하지원 분)의 출신지가 바로 이곳이었네요. 기황후는 하지원 외에도 지창욱(타환 역), 주진모(왕유 역), 백진희(타나실리 역) 등 인기스타가 출연했던 사극입니다. 

 

옥녀봉을 뒤로하고 능선을 따라 북쪽의 장군봉으로 향합니다. 봉우리 하나를 오르는 일은 언제나 그리 쉽지 않습니다. 고도를 낮추었다가 다시 오르며 송전철탑을 지나면 장군봉(480m)입니다. 아담한 정상표석이 정겹습니다. 다만 옥녀봉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조망을 할 수 없군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서북쪽 무제봉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장군봉을 내려선 후 비교적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가노라니 도로를 만나는데 여기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진천자연휴양림으로 가게 됩니다. 우리는 우측으로 조금 가서 절개지 위로 오릅니다. 공사용 콘크리트 더미가 있는 것을 보니 능선 절개지는 한참 공사중이로군요. 절개지 위에 있는 송림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이곳에 세워진 무제산 등산 안내도는 뜬금 없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이정표와 등산표석도 <무제봉>이었는데 이곳 안내도에는 유독 <무제산>으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휴양림 이정표

 

 절개지의 공사용 자재

 

 송림정

 

 뜬금없는 <무제산> 등산안내도 

 

 

 

 

 

송림정 위쪽으로 올라 능선에 붙으니 우측으로 전망대입니다. 전망대에 서니 북동쪽으로 진천시가지가 흐릿하게 보이는데 아무튼 여기서부터 무제봉까지 능선길이 오늘 산행 중 가장 조망이 좋은 곳입니다. 대관령 목장 분위기가 풍기는 목책이 있는 등산로를 오르자 2층 누각의 정자가 있는데 정자의 이름이 없는 것은 옥의 티입니다. 정자에 서면 북쪽으로 진천군 이월면 소재 천룡컨트리클럽(CC)의 누른 잔디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전망대 조망

 

 

 뒤돌아본 풍경

 

 목책길

 

 

 이름 없는 정자

 

 

 정자에서 본 북쪽 천룡CC

 

 

 

 

무제봉 정상 바로 아래에도 정자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지나온 장군봉과 옥녀봉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무제봉(574m) 정상에는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정상표석도 무려 세 개나 됩니다. 이런 걸 과잉친절이라고 하지요. 먼저 설치한 게 볼품이 없을 경우 나중에 반듯하게 다시 세우게 되는데 이 때 먼저 세운 것을 철거하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때로는 경계지역에 있는 행정기관들이 경쟁적으로 표석을 설치하기도 합니다. 

 무제봉 정상아래 정자

 

 정상에서 바라본 지나온 장군봉(좌)과 옥녀봉(중앙)

 

 어지러운 3개의 정상표석

 

 

 

 

 

 

여기서부터 마지막 봉우리인 백석봉까지는 3.1km, 하산 지점인 명암 마을까지는 5km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제부터 길은 남쪽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내리막은 따스해 해동이 됐지만 오르막은 음지라 낙엽 밑은 빙판이어서 매우 미끄럽습니다. 나중에 하산 후 이야기를 들어보니 몇 명의 등산객들이 빙판에 미끄러져 팔을 다친 사람도 있더군요. 모름지기 산행은 빠른 것보다는 안전한 게 가장 중요함을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몇 차례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보니 다리에 힘이 쏙 빠집니다. 지난 겨울 부득이한 사정으로 약 3개월 간 산행을 하지 못한 점도 작용한 듯 합니다. 쉬는 기간에도 하루 1만보 이상 걸으려고 노력했지만 실제로 산행을 하는 것과 그냥 걷는 것은 근육의 운동상태가 다른 것 같습니다. 송전철탑을 지나니 드디어 백석봉(468m)입니다. 정상에서는 조망도 없고 정상표석도 없군요. 다만 깔끔한 이정표에 백석봉이라고만 씌어져 있는데 해발고도도 병기되어 있었더라면 완벽했을 것입니다. 해발의 높이는 산악회에서 걸어둔 아크릴 안내문으로 확인했습니다. 

 

 

 

 

 

 

 

이제 하사할 차례입니다. 가파른 하산길이 몇 차례 이어지니 발걸음을 옮기기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마지막까지 반듯한 이정표가 길을 안내하네요. 산길을 빠져 나와 갤러러 플로엠에서 좌측으로 걸어가니 명암4교 옆 공터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약 11km산행에 4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옥녀봉 오름길과 백석봉 내림길을 제외하고는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비교적 부드러웠고 또 전혀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걸었기 때문입니다. 홀로하는 산행이라면 유유자적하게 걸을 수 있지만 산악회를 따라오는 단체산행은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서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산행과 조망을 즐기고 싶다면 자연휴양림을 경유해 무제봉만 답사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8년 2월 27일 (화)
▲ 등산 코스 : 명암마을-옥녀봉-장군봉-절개지-송림정-전망대-정자(1)-정자(2)-무제봉-백석봉-명암마을(명암4교)
▲ 산행 거리 : 11.3km 
▲ 소요 시간 : 3시간 50분
▲ 산행 안내 : 갤러리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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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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