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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봉산에서 본 남쪽의 보현산 천문대 

 

 

 

 

포항의 최고봉인 면봉산(眠峰山, 1,121m)은 포항시 죽장면과 청송군 현동면·현서면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 산의 주능선은 남서쪽으로는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1,124m), 동쪽으로는 베틀봉(934m)으로 이어집니다. 곰바위산(895m)은 베틀봉의 남동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면봉산 산행은 베틀봉과 연계해 실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O산악회에서는 곰바위산까지 경유한다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에 참가했습니다.

 

곰바위산 산행 들머리는 포항시 죽장면 두마리 현내천이 흐르는 무학대계곡의 무학대입니다. 현내천변에 조성된 도로는 대형버스 1대가 도로 위에 겨우 네 바퀴를 올려놓을 정도로 좁아서 조심조심 움직였습니다. 무학사를 지난 안쪽에 자리잡은 무학대에 서니 공중화장실과 포항시에서 세운 등산안내지도가 보입니다. 이 안내지도는 비록 낡아서 볼품은 없지만 무학대에서 곰바위산으로 오르는 제1코스를 산악인코스로 이름 붙인 것을 보아도 이 코스가 만만치 않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무학대 등산코스 안내도

 

 

 

 

큰 바위가 보이는 곳에서 현내천을 건너 맞은 편 경사지로 오릅니다. 등산로는 조성되어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는 않은 듯 돌 더미가 많은 오름 길은 상당히 가파르고 흙과 낙엽이 많아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르막 초입부터 왜 포항시가 이 코스를 산악인코스라고 작명했는지 알게 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만에 곰비위산(895m)에 도착합니다. 오르막 일변도의 산이었음에도 한 차례도 쉬지 않고 걸은 탓에 2km 구간을 1시간만에 주파할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서니 서쪽으로 가야할 베틀봉과 면봉산 그리고 멀리 보현산이 보입니다. 면봉산 정상에는 하얀 공 같은 기상청의 관측레이더시설이 있어 멀리서도 잘 식별됩니다.

 

 보현산(좌)과 면봉산(중앙)

 

 

 

 

곰바위산 정상에서 서쪽의 베틀봉으르 향합니다. 내려서는 길을 무척 가파릅니다. 큰 바위 밑 조망대에서 바라보는 두마리 마을 뒤쪽의 보현산과 면봉산이 우뚝합니다. 맞은 편 가까이 보이는 베틀봉은 손에 잡힐 듯 하군요. 일반적으로 산이 능선과 능선으로 연결되면 고도를 조금만 낮추는 게 정상인데 이곳은 곰바위산을 올랐던 해발고도를 거의 다 까먹고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망덕고개에서 베틀봉까지의 거리가 2km로군요. 길섶의 샘터는 물이 마른 지 오래되었습니다.

 면봉산(좌)과 베틀봉(우)

 

두마리마을 뒤로 보이는 보현산과 면봉산

 

 가파른 하산로

 

 망덕고개 이정표

 

 물이 마른 샘터

 

 

 


삼거리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오르면 베틀봉입니다. 이곳은 보현지맥이 통과하는 구간이네요.
아까 곰바위산에서 바라본 베틀봉은 상당히 오르기가 쉬워 보였지만 막상 올라보니 만만치 않습니다. 아담한 정상표석이 있는 베틀봉(934m)에 서면 서쪽으로 가야할 면봉산이 더욱 가까이 다가와 있고, 북쪽으로는 이름 모를 산들이 멀리까지 산그리메를 그리고 있습니다. 베틀봉의 베틀바위는 밤마다 선녀가 내려와 베를 짰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바위로 과거에는 베틀바위가 잘 보였지만 지금은 나무들이 크게 자라서 잘 안 보인다고 합니다.   

 

 

 

 서쪽의 면봉산

 

 북쪽으로 펼쳐진 이름모를 산하

 

 

 

 

이제 베틀봉을 내려섭니다. 삼거리 갈림길로 되돌아와 곰내재 방면으로 갑니다. 이곳도 내리막이 심합니다. 베틀봉에서 1km 거리에 위치한 곰내재의 이정표는 무엇이 그리 무거운지 방향표시 목판이 모두 땅바닥에 드러누워 있습니다. 얼마나 부실하게 만들었으면 이럴까요? 곰내재를 뒤로하고 능선의 좌측이 민둥산으로 변한 길을 걷는 게 오늘 산행  중 가장 부드러운 구간입니다. 편백 숲길을 걷는 발걸음이 모처럼 가볍습니다.

 

 부실한 곰내재 이정표

 

 편백 숲길 

 

 

 두마리마을 남쪽조망

 

 

 

 

 

 

그러나 점점 고도를 높임에 따라 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녹아 길바닥이 완전한 진창으로 변해있어 정말 미끄럽습니다. 다리는 점점 무거워지는데 발은 자주 미끄러지고 피로는 더욱 쌓여만 갑니다. 어느 순간 일행의 앞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잔설이 남아 있는 구간을 지나 뒤돌아보니 지나온 베틀봉과 곰바위산이 그냥 평범한 산처럼 저만치 똬리를 튼 채 앉아있습니다.

 면봉산 오름길

 

 뒤돌아본 모습

 

잔설구간

 

 지나온 베틀봉(좌측 끝)과 곰바위산(중간 좌)

 

 

 

면봉산 정상을 300m 앞둔 시점부터 정상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기상관측장비는 마치 골프공 같습니다. 면봉산 정상(1,121m)에는 큼직한 정상표석이 서 있고 남쪽으로는 보현산 천문대가 역광으로 희미하게 보입니다. 

 

 

 

 면봉산 표석

 

 동남쪽의 두마리 마을

 

 

 

 

 

 

이제 밤티재 방면으로 하산할 차례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쓴 산행후기를 보면 면봉산에 또 하나의 정상표석이 있다고 하여 정상주변에서 이를 찾아보다가 포기하고 밤티재 방면으로 내려서니 바로 이곳에 포항의 최고봉 면봉산(1,113m)라는 반듯한 표석이 있습니다. 다면 정상 꼭대기의 높이는 1,121m인데, 이곳은 1,113m여서 헷갈리지만 필자는 산경표의 높이인 1,121m를 따랐습니다. 이곳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매우 좋군요.

  해발고도 1,113m 표석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

 

 

 두마리마을

 

 거대한 암석

 

 

 

 

 

 

여기서 밤티재까지 하산하는 길도 매우 가파르고 미끄럽습니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 밑의  빙판이 녹아내려 더욱 발걸음이 힘듭니다. 밤티재의 해발고도가 무려 800m이니 면봉산에서 이곳까지 고도를 겨우 300여 미터 낮출 뿐인데 이토록 지루하고 힘들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드디어 밤티재입니다. 여기서부터 보현산 주차장까지는 1.3km로군요.

 밤티재로 하산하면서 뒤돌아본 면봉산

 

 밤티재

 

 밤티재 이정표

 

 

 

 

 

이제부터는 임도를 따라 두마리마을로 내려가면 됩니다. 그런데 걷기 좋은 임도길도 장난이 아닙니다.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지는데 거리가 워낙 멀어 아무리 가도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과수원 쪽을 지날 때는 목줄도 없는 큰 개 두 마리가 이방인을 보고는 컹컹거리며 따라 붙습니다. 앞서 가던 여성 등산객 2명이 질겁을 하네요. 이번에는 이 개가 필자에게 달려들 태세입니다. 차라리 짖으면 물지는 않겠지만 짖지도 않고 자꾸 따라붙으니 혼비백산할 지경입니다. 평소 개를 싫어하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어찌되었던 필자는 개들을 무시하면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니 개들이 뒤쳐지기 시작해 안도합니다. 아무리 인적이 드문 길이라고는 하지만 말처럼 큰 개 두 마리를 풀어놓아 지나가는 등산객들을 위협하는 개 주인의 처사가 정말 못마땅합니다.

 

 

 

 

 

 

 

두마3교와 작은 교회를 지나자 넓은 공터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약 13km 산행에 5시간 반 이상 걸렸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거의 쉬지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3개의 산을 각각 오르는 것처럼 산과 산 사이에 높낮이가 매우 심했던 탓입니다. 처음부터 이럴 줄 알았더라면 산행 코스를 조정하더라고 좀더 쉬운 산행을 했을 것입니다. 그간 왜 사람들이 곰바위산을 잘 경유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만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8년 3월 3일 (토)
▲ 등산 코스 : 무학대-곰바위산-망덕고개-삼거리 갈림길-배틀봉(왕복)-곰내재-면봉산-밤티재-두마리마을
▲ 산행 거리 : 12.8km
▲ 소요 시간 : 5시간 40분
▲ 등산 안내 : 온라인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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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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