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 시랑리 소재 해동용궁사(海東龍宮寺)는 고려 공민왕 때(1376) 나옹화상 혜근이 창건한 사찰로 양양 낙산사 및 남해 금산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의 한곳으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사찰입니다.
고려 말의 선승인 나옹선사가 경주 분황사에서 주석하며 수도할 때 큰 가뭄으로 인해 들에는 곡식과 풀이 말라죽고 인심이 흉흉했습니다. 어느 날 혜근의 꿈에 용왕이 나타나 말하기를 "봉래산 끝자락에 절을 짓고 기도하면 비가 내리고 국태민안(國泰民安)할 것이다"라고 하였답니다. 이에 혜근이 이곳에 와서 지세를 살펴보니 뒤는 산이고 앞은 푸른 바다가 있어 아침에 불공을 드리면 저녁 때 복을 받을 곳이라 하여 절을 짓고 산 이름을 봉래산, 절 이름을 보문사(普門寺)라 했습니다.
임진왜란을 맞아 사찰 건물이 모두 불탔는데, 1930년대 통도사 운강 화상이 보문사를 중창한 이후 여러 승려를 거쳐 1974년 승려 정암이 부임하여 관음도량으로 복원할 것을 발원하고 절의 이름을 해동용궁사(海東龍宮寺)로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용궁사입구 삼거리에서 진입하는 도로는 꽤 한산해 보여
찾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찰 경내로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보였고,
십이지상이 있는 곳으로 진입하는 거리는 양쪽으로
복잡한 상가골목이 이어져 정말 어수선합니다.
도대체 이름 있는 사찰 앞이 왜 이리 도떼기시장 같은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해안에 위치해 조망이 매우 좋을 것으로 기대한 게
한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용궁사 입구 삼거리
십이지상 가는 길
해동 용궁사의 십이지상은 중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원래는 고대능묘의 호석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벽화나 부조 형태의 십이지상은 다른 사찰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나
석상 형태로 봉안한 것은 해동 용궁사 한 곳뿐이라고 하네요.
교통안전 기원탑
칠층석탑인 교통안전기원탑을 뒤로하고 계단을 따라 내려갑니다.
용문석굴을 지나면 사찰은 정면으로 보이는 대웅전이 있는 구역과
좌측의 해돋이 봉과 황금불상이 있는 두 구역으로 나뉘는데
어느 쪽에서 보던지 현지 가람의 배치는
해안풍경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경을 연출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이라는 자랑이 허풍이 아님을 실감합니다.
용문석굴
대웅전으로 가기 위해 다리를 건넙니다.
교량의 우측에는 많은 불상이 놓여 있고,
좌측에는 용암(용바위)이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 만복문을 통과합니다.
만복문 앞에는 사천왕상을 닮은 조각상이 보입니다.
교량 우측의 불상
교량 좌측의 용암
황금불상이 있는 곳
만복문
사천왕상 같은 조각
대웅보전에는 삼존불상을 모시고 있고,
대웅보전 좌측에는 황금색의 포대화상이 반겨줍니다.
포대화상 좌측에는 용궁단이 있네요.
대웅보전
대웅보전 내부
대웅전에서 바라본 모습
포대화상
용궁단
용궁단 내부
용궁단 옆에는 원통문이 있는데,
이 문으로 들어가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동해바다를 굽어보고 있는
관음대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바다와 어우러진 해동용궁사의 모습이 잘 보이는군요.
관음대불을 만날 수 있는 원통문
관음대불
내려다 본 해동용궁사
대웅전 아래에는 감로약수가 있는데
이 곳은 사찰의 지하에 위치한 약수터입니다.
해동용궁사가 바닷가에 위치해 있음에도
바닷물이 아닌 민물이 흐르고 있어 신비한 약수터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약수를 마시면 좋은 일도 생긴다고 해
한 모금 마셔보니 정말 시원합니다.
대웅보전 앞에는 해동용궁사를 상징하는 여의주를
입에 문 용(龍)의 조각상과 행운을 상징하는 황금돼지상도 있습니다.
황금돼지 옆에는 삼층석탑이 보입니다.
용의 조각상
황금돼지상
삼층석탑
아까 건너왔던 다리를 건너가는데 문에는
해인삼매라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일출 및 해변산책로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진입하면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이 좌측 위의 약사불전입니다.
이곳은 그 이름처럼 약사여래불을 모신 곳입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바라보는 해동용궁사의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해인삼매
약사불전 입구
약사여래불
황금불상이 있는 곳에서 서면 바다를 끼고 있는
해동용궁사의 전경을 볼 수 있습니다.
황금불상 옆에는 해돋이바위가 있어 이른 아침 일출을 감상하면 참 좋겠군요.
해돋이 바위에 서면 일출뿐 아니라 탁 트인 바다감상은 보너스입니다.
홍룡교를 건너면 국립수산 과학원을 지나 동암항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필자는 해동용궁사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비록 주말(토)이라고는 하지만 특별한 행사도 없는데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사찰경내가 좁아 적은 사람이 모여도 많아 보이기는 하겠지요.
이름 있는 사찰 중에서는 드물게
입장료를 받는 곳이 보이지 않음도 특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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