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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평소공원의 선박모양 조형물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총 길이 770km에 이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 코스입니다. 모두 10개구간 50개 코스로 구성된 이 길을 걸으며 동해안의 멋진 풍광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파랑길은 갈맷길·문탠로드(부산구간 4개 코스), 간절곶소망길·솔마루길(울산구간 5개 코스), 감포깍지길·주상절리길(경주구간 3개 코스), 감사나눔길(포항구간 6개 코스), 블루로드(영덕구간 4개 코스), 관동팔경길(울진구간 5개 코스), 수로부인길·해물금길(삼척.동해구간 7개 코스), 바우길·헌화로(강릉구간 6개 코스), 녹색경관길(양양.속초구간 5개 코스), 평화누리길·갈래길(고성구간 5개 코스)과 같은 원래 12개 시·군에서 조성한 좋은 길을 장대한 하나의 길로 이은 것입니다. 

 

 

 

 

오늘 걷는 제3코스는 대변항에서 임랑해변까지 20.5km 거리입니다. 대변항에서 시작해 이천항, 이동항, 동백항, 신평항, 칠암항, 문중항, 임랑항 등 여러 곳의 포구를 거쳐가는 동안 갈매기와 등대를 벗삼아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코스입니다. 제3코스 들머리는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 대변항의 멸치조형물 앞입니다. 대변항에서 생산되는 멸치는 국내 멸치어획량의 60%라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겠지요. 따라서 이곳에 거대한 멸치조형물이 세워져 있음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닙니다.

대변항 멸치조형물

 

 

 

 

그런데 해파랑길은 해변을 따라 죽성리로 가는 게 아니라 좌측의 봉대산 방면으로 이어집니다. 죽성리에는 기장읍성과 황학대 및 죽성리 해송 등 이번 코스의 여행 포인트 4곳 중 3곳이 모여 있고 또 특히 영화촬영세트장으로 이용되었던 죽성교회는 사진 찍는 명소로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산악회 가이드에 따르면 해파랑길 노선의 변경으로 인해 이곳으로는 공식루트에서 제외된 곳이라고 합니다. 해파랑길 홈페이지에도 버젓이 나와 있는 코스가 변경되었으면 이를 수정해 놓아야하는 게 상식인데 부산시(기장군)가 게으름을 피워 사람들을 실망시키게 만듭니다. 처음부터 코스에 포함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체념하고 말지만 기대를 하고 갔다가 가지 못할 때는 매우 허탈합니다.    

 

                                                    원래코스는 노란색이지만 변경된 코스는 붉은 색 구간임

 

 산 속으로 진입하는 해파랑길

 

 

 

 

봉대산은 해발고도 200m급의 낮은 산인데도 고도 제로(0m)에서 시작해서 인지 오르막이 제법 가파릅니다. 오른 쪽으로 진행되던 산길은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그런데 갈림길 이정표에 죽성리로 가는 방향이 표기되어 있어 등산객 한 명이 이곳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그쪽으로 내려갔는데 울타리로 막혀 결국 되돌아왔다고 합니다. 아마도 사유지로 인해 그 쪽의 출입을 제한한 듯 보여지네요. 그렇다면 삼거리 갈림길에 죽성리 방면은 출입금지임을 알려야 하는데 아무런 안내문이 없으니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삼거리 이정표(죽성리 방면은 출입금지구역임)

 

 

 

 

 

동네체육시설이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약 50m들어가면 봉대산 정상(229m)이지만 조망이 전혀 없어서인지 등산 매니아가 달아둔 안내문이 정상을 알리는 유일한 이정표입니다. 산을 다니는 사람들은 정상을 매우 좋아하는데 갈림길에 정상방향의 이정표가 없으니 무심코 걷다보면 그냥 지나칩니다.

 정상 갈림길 이정표

 

 봉대산 정상

 

 

 

 

 

정상을 뒤로하고 갈림길로 되돌아와 문화원방면으로 갑니다. 능선에서 우측으로 내려서서 숲길을 걷습니다. 작은 저수지 공사장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는 데 저 멀리 달음산(588m)의 암봉이 보입니다. 고구마와 옥수수 밭 사잇길을 지나간 후 도로를 만나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다시 좌측으로 돌아가니 현대식 건축물인 기장군청 청사입니다. 

                                                                                    숲길

 

 멀리 보이는 달음산(우측 암봉)

 

 도로변 숲

 

 기장군청(후문에서 본 모습)

 

 

 

 

청사 정문으로 가니 기장군 복군기념비가 큼직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오래 전 기장군은 양산군으로 통합되어 기장군의 명칭이 사라져 버렸는데 군민들이 정부에 청원하여 기장군을 잃은 지 80년만인 1995년 드디어 복군(復郡)의 영예를 되찾았다고 합니다. 사연을 모를 때는 무슨 복군기념비가 왜 저토록 큰지 의아해했지만 알고 보니 그럴 만한 사연이 있더군요.

 기장군청(정문에서 본 모습)

 

 큼직한 복군기념비

 

 

 

 

죽성교를 건너 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길을 가면서 전신주나 나뭇가지를 잘 살펴야 합니다. 해파랑길(또는 갈멧길)을 알리는 이정표 대신 리본이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기장체육관과 기장경찰서를 지나 일광교차로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면 일광해수욕장입니다. 해변에는 선박 모양이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군요. 일광해수욕장은 오영수의 소설 "갯마을", 영화 "보안관",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배경 및 촬영장소라고 합니다. 해수욕장의 길이는 1.8km, 평균수심은 1.2m로 모래 빛이 매우 곱다고 하네요. 바닷가에 쌓여 있는 물놀이 기구가 다가올 여름 한철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오영수 작가의 갯마을 문학비가 세워져 있음은 지극히 당연하겠지요. 

 갈멧길 안내리본

 

 기장체육관

 

 기장경찰서

 

 일광해수욕장 입구

 

 일광해수욕장

 

 선박모양조형물

 

 오영수 갯마을 문학비

 

 

 

 

 

강송교를 지나 해변을 걸어갑니다. 카페의 인사하는 조형물은 그 붉은 색채가 워낙 강렬해 멀리서도 잘 보입니다. 이천항을 뒤로하고 좁은 길을 따라 걸으면 바로 바닷가로 이어집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해풍이 이마의 땀을 식혀주네요. 큰 축대 아래에 조성된 길을 따라 가노라면 앞쪽으로 이동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인사하는 조형물

 

 이천해녀복지회관

 

 축대 밑 길

 

가야할 이동항

 

 

 해파랑길 이정표

 

 

 

 

오랜만에 만난 이천리의 반듯한 이정표를 뒤로하고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및 해조류 육종융합 연구센터라는 긴 이름의 기관을 지납니다. 이곳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기장 미역의 산지로군요. 이동항을 뒤로하고 동백항으로 갑니다. 도로 맞은 편에는 해동성취사가 있지만 들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부경대 수산해양과학연구단지를 지나면 동백항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이후 부경대 출신 교수들이 빛을 본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부경대인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이정표

 

 이동마을의 기장미역특구

 

 이동항

 

 

 동백항

 

 

 

 

 

한 구비를 돌아가면 배 모양의 조형물이 이방인을 반겨주는 신평마을입니다. 신평소공원에 위치한 이 조형물은 바닷가 암석이 많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주변풍광이 좋을 뿐만 아니라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상념에 잠기기 딱 좋은 곳입니다. 주변에 카페와 숙박시설이 즐비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이곳에서 영화 <갯마을>을 찍은 것은 우연이 아닐 테지요.

 선박모양 조형물

 

 

 

 

 

 

 

 

이제 발걸음은 칠암항으로 향합니다. 칠암항은 야구등대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칠암항에는 야구등대와 갈매기등대 그리고 붕장어등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데, 야구등대는 야구를 상징하는 흰색의 야구배트, 야구공, 그리고 야구장갑을 등대의 조형물로 활용하고 있어 멀리서 보아도 야구등대 임을 단박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등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종목의 금메달 획득을 기념해 만든 등대이지만 방파제로 이어져 있는 야구등대로 가면 실제로 부산이 낳은 야구인 최동원 선수를 기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명 최동원등대라고 한답니다. 

 야구등대로 가는 방파제 길

 

 나란히 서 있는 세 개의 등대

 

                                                                                  야구등대

 

 

 

 

 

 

 

칠암항을 뒤로하고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임랑해변으로 갑니다. 이제 고리원자력발전소가 상당히 가깝게 보입니다. 임랑교를 건너 좌측으로 내려서서 교각 아래로 지나가면 임랑해수욕장입니다. 이 해안길이 세기로(世紀路)인 듯 하군요. 수상구조대 요원이 바다를 지키고 있는 모습입니다. 날씨가 흐리고 비교적 선선해서인지 바닷가에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백사장에 나와 있을 뿐입니다. 해변가 담벼락에는 바다를 상징하는 벽화가 그려져 있네요.

 고리 원자력 발전소(우측)

 

 임랑교 교각 아래 길

 

 세기로

 

 임랑해수욕장

 

 

 
임랑행정봉사실을 지나면 가수 정훈희가 운영하는 카페 <정훈희·김태화의 꽃밭에서>입니다. 김태화는 정훈희 남편으로 역시 가수입니다. 카페는 규모가 상당히 큰 2층 건물인데 유명인사여서 그런지 손님들이 매우 많은 듯 했습니다. 이처럼 목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으니 수입도 매우 짭짤하겠지요.

 정훈희 카페 <꽃밭에서>

 

 허우대가 좋아 보이는 정훈희 카페 

 

 

 

 

원래 해파랑길 3코스의 종점은 이곳 임랑해변이지만 산악회 측에서는 대형버스 주차할 곳을 찾아 월내항까지 코스를 연장했습니다. 다시 도로로 나와 월내항으로 갑니다. 도로변에는 장난감 같은 아담한 집들이 많은데 카페(음식점)라고 하네요. 이런 곳에서 식음료를 먹으면 소화도 참 잘 될 것 같습니다. 월내항에서는 고리원자력 발전소가 바로 코앞입니다. 월내항 방파제 주차장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근에는 동해남부선 월내역이 쓸쓸하게 서 있는 모습입니다.

 카페 겸 음식점

 

 가깝게 보이는 고리원자역발전소

 

 월내항 방파제

 

 월내역

 

 

 

 

오늘 약 18km를 걷는데 4시간 40분이 걸렸습니다. 당초 제3코스의 거리는 20.5km라고 했지만 초입부에서 죽성리 방면을 제외하는 바람에 거리가 단축되었습니다. 해파랑길 3코스는 칠암해변의 야구등대를 제외하고는 그리 기억될만한 곳이 없는 평범한 해안길입니다. 제3코스에서 제외된 죽성리는 조속히 해파랑길 홈페이지에서 수정(삭제)해 주기를 건의합니다.

 


《해파랑길 3코스 개요》

 

▲ 일자 : 2018년 7월 7일 (토)
▲ 코스 : 대변항-봉대산-기장군청-기장경찰서-일광해변-이천항-동백항-신평소공원(선박조형물)-칠암항(야구등대)

            -임랑해변-정훈희 카페-월내항(방파제)
▲ 거리 : 17.8km
▲ 시간 : 4시간 4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노란 색은 홈페이지 코스, 붉은 색은 실제 걸은 코스(변경된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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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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