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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오산에서 바라본 예산읍내

 

 

 

 

 

충남 예산군 예산읍 소재 금오산(234m)은 해발고도는 높지 않지만 산세가 수려하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예산의 주산으로 불리는 산입니다. 백제말엽 의각대사가 석달 동안 기도하던 중에 금빛 까마귀 한 쌍이 나는 것을 보고 따라갔더니 맑고 향기로운 샘물이 있어 그 자리에 향천사를 세우고 이 산의 이름을 금오산이라 불렀다고 전합니다. 산정에 오르면 예산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청명한 날은 동남쪽으로는 계룡산, 서쪽으로는 도립공원 가야산, 남으로는 예당호, 북으로는 아산호 및 삼교천호가 보이는 조망의 명소입니다.

 

금오산 북동쪽의 관모산(391m)은 관모봉·갈기봉·갓모봉으로도 불리는데 산의 모양이 갓처럼 생겼다고 하여 지은 이름이며, 정상에 서면 예산 주변의 풍경들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관모산 동쪽의 토성산(406m)은 산 주위에 토성(土城)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며, 토성산 동쪽의 안락산(424m)은 임진왜란 때 난을 무사히 피한 산으로 정상에는 조그만 헬기장이 있으나 조망은 없는 곳입니다. 

 

금오산 산행 들머리는 예산읍 예산리 소재 예산문예회관입니다. 큼직한 표석 우측에 금오산 약수터가 있어 식수를 준비하기 좋은 곳입니다. 나무계단을 오르면 등산안내지도가 나오는데 이제부터 금오산까지는 가파른 계단 길로 이어집니다. 철계단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예산읍시가지가 잘 내려다보이네요. 점점 고도를 높이면서 우측으로 내려다보면 마치 고속도로 같은 고가도로가 뻗어있는데 차량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은 예산터널로 이어지는 이 도로는 잠시 후 32번 국도와 접속하는 지방도로이기 때문입니다.

 예산문예회관

 

 금오산 약수

 

 등산 안내도

 

 철계단

 

 

 예산터널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계속되는 철계단을 오릅니다. 길목에 예산청년회의소에서 걸어둔 글귀 "비겁한 자는 잔인하나 용감한 자는 자비를 사랑하고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 돕는 것을 즐긴다"라는 명언을 새겨들어야 하겠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예산읍내가 더 넓게 펼쳐집니다. 오른쪽으로 높게 보이는 봉우리는 가야할 토성산(406m)입니다.

 

 예산읍내

 

 가야할 토성산

 

 

 

 

산행을 시작한지 20분이 되기도 전에 금오산 정상(234m)에 도착합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정상에는 정자 금오정이 세워져 있고 아담한 표석도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표석에 <금오산 정상>이라고 씌어져 있군요. 전국의 산을 다니다 보면 드물게 산 이름 뒤에 "정상"이라는 단어를 붙인 경우를 목격하는데 이는 사족(蛇足)입니다. 오늘 답사한 네 곳의 정상 표석 모두 "정상"이라고 되어 있는 실망스럽네요. 서쪽으로는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습니다.

 금오산 정상 표석

 

 금오정

 

 서쪽 조망

 

 남쪽 조망

 

 

 

 

 

여기서 한가지 지적할 게 또 있습니다. 정상에 세워진 등산안내지도에 "2018. 7. 25 당진거사"라는 글씨가 보이지요. 아마도 당진거사라는 자가 산에 올라 자신이 왔다갔음을 알리느라 치기(稚氣, 어리석은 짓)를 부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곳 한 군데만 이랬으면 필자도 그냥 넘어갔을 텐데 길목과 정상에 세워진 모든 안내도에 똑 같이 낙서를 해 놓았습니다. 어떤 곳은 "당진거사 來(래)"라고 적어 놓았더군요. 등산 안내도는 개인이 낙서(사인)하라고 만든 게 아닙니다. 자신이 산에 온 흔적을 남기려면 별도의 리본을 달면 충분할 텐데, 이런 낙서를 하여 기분 좋게 산에 오른 사람들 모두를 불쾌하게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이 낙서를 보고 사람들이 "이 분 참 대단하다"고 칭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당진거사의 낙서

 

 

 

 

금오산을 정상을 잠시 내려선 후 다시 오릅니다. 숲 속 길은 상당히 촉촉해 발끝에 닿는 촉감이 매우 부드럽습니다. 지난밤 내린 비로 인해 등산로가 약간 젖어 있었던 것입니다. 몇 차례 통나무 계단과 침목계단을 오릅니다. 지나가는 길목에 뜬금없이 백두대간 완주기념 돌을 세워 놓았군요. 백두대간 길도 아닌 곳에 이런 표석을 세운 것도 자신을 과시하려는 행위 같습니다.

 

 

당진거사의 낙서 

 

뜬금없는 백두대간 종주기념 돌

 

 

 

 

드디어 관모산 정상(391m)입니다. 헬기장으로 된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는 멀리 가야산(678m) 줄기가 희미한 가운데, 서쪽으로는 가야할 토성산(406m)이, 그 북쪽으로는 용굴봉(415m)이 우뚝합니다. 남쪽으로는 금오산에 가려 예산읍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군요. 무엇보다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가슴마저 서늘하게 만듭니다. 여름의 폭염이 아무리 기세를 부렸어도 9월에 접어들자 가을의 기운이 물씬 풍깁니다. 목화 솜 같은 흰 구름을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합니다.

 

 

 가야할 토성산

 

 토성산 북쪽의 용굴봉

 

 서해바다방면의 조망

 

 남쪽 조망

 

 정상의 선남선녀들

 

 

 

 

관모산을 내려선 후 다시 오릅니다. 산과 산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도 별도의 산 이름이 있는 능선길은 오르내림이 분명합니다. 이정표가 없는 용굴봉 갈림길을 지나 조금 더 가니 삼거리 갈림길인데 이정표에는 향교 3.85km, 향천사 1.0km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토성산 방면이어서 잠시 망설이다가 좌측의 계단길로 오릅니다. 이곳의 이정표는 "향교" 대신 "토성산"이라고 적어 놓았더라면 매우 쉽게 발길을 재촉했을 것입니다. 사실 향교와 향천사는 거의 같은 방향에 있기에 더욱 헷갈렸던 것이지요.

  관모산 내림 길

 

 헷갈리는 이정표(토성산은 향교 쪽으로 가야함)

 

 

 
가파른 침목계단을 오르니 돌무더기가 있는 무명봉인데 바로 인근에 토성산 정상표석(406m)이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정상에서의 조망은 전혀 할 수 없군요. 토성산을 내려서 산허리를 돌아가니 안락산 갈림길입니다. 여기서부터 안락산까지는 편도 1km, 왕복 2km입니다. 아까 용굴봉 답사를 빼 먹었으니 이번에는 안락산으로 갑니다.

 토성산 오름 길

 

 토성산 정상표석

 

 토성산 하산길

 

 안락산 갈림길 이정표

 

 

 

 


상당히 가파른 오름길에는 마대포대를 잘 깔아두어 발걸음이 매우 편합니다. 앞의 큰 봉우리를 넘은 다음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고서야 안락산(424m)에 도착합니다. 안락산은 오늘 답사한 4개의 산중에서 해발고도는 가장 높지만 잡목으로 인해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군요. 이곳의 국가지점번호(긴급 시 현 위치번호) 안내문에는 안락산이 아니라 금오산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곳뿐만 아니라 오늘 답사한 모든 산의 등산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고 보면 금오산은 비록 해발고도는 가장 낮지만 예산의 주산임을 실감합니다.      

 마대포대가 깔린 오르막 길

 

 안락산 정상 오름 길

 

 안락산 정상표석 

 

 안락산 정상의 국가지점번호    

 

 

 

 

안락산에서 곧장 가면 수철리 저수지로 가게 되지만 우리는 안락산 갈림길로 되돌아옵니다. 2km를 다녀오는데 1시간 50분이 소되었습니다. 산길은 아무리 완만해도 시간당 2km 정도 걷는 게 필자의 체력한계입니다. 따라서 시간당 3-4km 걷는다는 건각들 소식을 들으면 그만 주눅이 들지요.

 

삼거리 갈림길에서 향교 방면으로 가는 비탈길에는 안전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는데 등산객의 안전은 확보할 수 있는 반면, 등산로가 좁아져 발걸음을 옮기기가 불편한 게 옥의 티입니다. 갈림길에서 향교까지의 거리는 3km인데 비록 하산길이지만 매우 지루합니다. 하산로는 옻샘약수 갈림길을 제외하고는 거의 외길이라서 길을 헷갈릴 우려도 없는 평탄한 길입니다. 

하산 길의 안전울타리

 

 

 옻샘약수 갈림길

 

 

 

 

 

예산향교는 조선 초기에 건립된 공립교육기관 및 선현의 위패를 모신 사당입니다. 향교를 지나가는 길목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연못 옆에는 정자가 있어 주민들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도로를 따라 위로 걸어가니 아침에 출발했던 예산문예회관입니다.

 예산향교

 

 문예회관 가는 길(뒤에 보이는 산은 금오산)

 

 연못과 정자 

 

 

 

 

오늘 약 9km 산행에 3시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예산의 대표적인 산은 도립공원 가야산(675m)과 수덕사를 품은 덕숭산(495m) 정도입니다. 따라서 금오산-관모산-토성산-안락산은 중앙무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산입니다. 그러나 등산로도 잘 조성되어 있고 이정표도 비교적 잘 구비되어 있으며 산길이 매우 부드러워 만족할 만한 산행을 했습니다. 이들 4개 산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산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8년 9월 4일 (화)
▲ 등산 코스 : 예산문예회관-금오산-관모산-용굴봉 갈림길-토성산-안락산 갈림길-안락산(왕복)

                   -예산향교-예산문예회관
▲ 산행 거리 : 8.8km
▲ 소요 시간 : 3시간 35분
▲ 산행 안내 : 갤러리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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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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