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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봉능선에서 바라본 의상능선

 

 

 

 

국립공원 북한산에는 많은 능선이 있습니다. 며칠 전 다녀온 비봉능선을 비롯해 산성주능선, 탕춘대, 형제봉, 응봉, 의상, 원효봉, 칼바위, 진달래, 우이능선은 모두 답사했고, 출입이 통제된 3개 능선(상장, 사자, 대성)은 미답지로 남겨 두고 있습니다. 어느 능선의 어떤 봉에 오르든 북한산은 정말 천혜의 산세와 조망을 갖춘 명산입니다.

 

이번에는 응봉능선을 답사할 계획입니다. 응봉능선은 비봉능선의 명물인 사모바위에서 북서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으로 삼천사계곡을 사이에 두고 의상능선과 마주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산행 내내 의상능선의 멋진 암봉과 비봉능선 그리고 은평구와 남양주지역을 조망할 수 있는 참 좋은 산길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서울 은평구 진관동 소재 하나고등학교입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불광역(1번출구)에서 7211번 버스를 타고 <하나고·진관사·삼천사 버스정류소>에서 하차했습니다. 하나고는 하나금융그룹이 설립한 자립형 사립고입니다. 7211번 버스를 이용하면 삼천사와 진관사 및 응봉능선을 답사하는데 매우 편리합니다. 그 전에는 이를 모르고 구파발역에서 북한산성행 버스를 타고 <삼천리골 입구·56사단 북한산성 부대 버스정류소>에서 내렸는데 상당히 많이 걸어야 했습니다.

 하나고등학교와 하나아트센터

 

 

 
진관사 입구에는 규모가 꽤 큰 한옥마을이 있군요. 한옥마을을 지나면 삼천사를 알리는 대형표석이 반겨줍니다.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삼천탐방지원센터를 지나가노라니 삼각산 적멸보궁 삼천사라는 표석이 두 차례나 나옵니다. 미타교를 지나면 우측으로 사모바위 2.3km, 비봉 2.8km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곳이 응봉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따라서 이정표 상으로 응봉 또는 응봉능선을 알리는 안내문은 없어도 이를 헷갈리지 말아야 합니다.    

 한옥마을

 

 

 삼천사 표석

 

 

 미타교

 응봉능선 입구 이정표

 

 

 

 

 

여기까지 와서 삼천사를 그냥 지나치면 안되겠지요. 삼천사는 대한불교 조계종본사인 조계사의 말사로 신라 문무왕 1년(661년) 원효(元曉)가 창건하였습니다. 한때는 3,000여 명이 수도할 정도로 번창했다고 하며, 사찰이름도 이 숫자에서 따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조선 선조 때 임진왜란 발발 시 승병들의 집합소로 활용되었으나 이후 불에 타 없어졌답니다. 현재의 사찰은 1960∼1978년 중수했으며, 1988년 미얀마에서 부처님 사리 3과를 얻어와 석종탑을 세워 모시고 있습니다. 아까 보았던 "삼각산 적멸보궁 삼천사"라는 표석은 이곳에 위 사리를 모셨기 때문입니다.

 

 

 

 

 

 

삼천사를 답사하고는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 사모바위 이정표를 따라 오릅니다. 여기서 사모바위까지의 거리가 2.3km이니 한 시간 이상 올라야 하겠습니다. 등산로 초입부터 상당히 가파르지만 길은 매우 분명합니다. 능선 좌측으로 의상능선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진관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그러고 보면 응봉능선은 삼천사뿐만 아니라 진관사에서도 오를 수 있군요.

 의상능선

 

 진관공원지킴터 갈림길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능선 좌측으로는 의상능선, 우측으로는 비봉능선이 도열해 있고 발 아래로는 지금은 천지개벽으로 변한 기자촌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기자촌은 필자가 지금으로부터 41년 전 <기자촌 법률연구원>에 똬리를 틀고 고시공부를 하던 장소라 감회가 남다름입니다. 의상능선 뒤로 북한산 정상부가 머리를 내 밀기 시작하는군요.    

 비봉능선

 

 은평구 지역

 

 

 의상봉 뒤로 살짝 머리를 내민 북한산 정상

 

 

 

 

 

이제부터는 의상능선의 능선 길을 걷습니다. 북쪽으로는 양주의 노고산(487m)이 다소곳이 앉아있고 비봉능선의 최고봉인 문수봉(727m)도 보입니다. 등산전용GPS인 트랭글에서 응봉(323m)등산 배지획득을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울렸지만 현장에는 그 흔한 등산객들의 리본조차도 걸려 있지 아니합니다.  

 북쪽의 노고산

 

 의상능선(좌)과 문수봉(우측)

 

 

 

 

사모바위를 900m 남겨둔 시점까지 오면서 맞은편에서 내려오는 등산객을 한 명도 만나지 못했는데 이후 3명을 만났습니다. 이곳은 아는 사람만이 다닌다는 말과 같이 모두가 나이 지긋한 분들입니다. 밧줄지역을 가볍게 통과한 후 바위능선에 올라 뒤돌아보니 의상능선의 암봉이 정말 멋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중간 이정표

 

 

 

 

드디어 오늘의 가장 난코스인 철책구간입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철책구간은 웬만한 등산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는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 구간을 무사히 오른 후 뒤돌아보면 지나온 응봉능선이 낮게 보이고 그 뒤로 은평구가 뻗어 있습니다. 

 철책구간 시작 지점

 

 철책구간의 마지막 지점

 

지나온 응봉과 은평구

 

 의상능선

 

 비봉능선의 향로봉

 

 

 

 

큰 암봉 앞으로 오니 추락주위라는 경고문과 함께 좌측으로 우회하라는 안내문이 보입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필자가 응봉능선을 답사할 때는 이곳을 그대로 통과했는데 이젠 막아 놓았군요. 기암을 바라보면서 좌측으로 우회합니다. 맞은 편 안부로 가서 이곳을 살짝 올라보니 옛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기암

 

 암봉 능선에서 바라본 문수봉(중앙)

 

 둥근 암봉

 

 암봉 뒤로 보이는 북한산 정상

 

 비봉능선의 비봉(좌)

 

 

 은평구 모습

 

 

 

 

이제 사모바위에 거의 다 왔습니다. 통신 중계탑이 있는 곳에서 뒤돌아보니 방금 우회한 암봉이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모바위로 가는 마지막 로프를 잡고 올라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통신중계탑과 의상봉 뒤로 보이는 노고단의 모습이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합니다. 

 방금 우회한 암봉과 의상능선

 

 마지막 로프

 

 통신중계탑과 의상봉 뒤로 보이는 노고산

 

 

 

 

 

드디어 사모바위입니다. 바위의 모습이 네모를 닮아 붙였다는 사모바위는 비봉능선의 명물이자 등산객들의 쉼터입니다. 이곳에서는 문수봉과 보현봉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 비봉과 향로봉도 한눈에 들어오며 북악산. 인왕산, 안산, 남산, 관악산도 잘 보이는 조망의 명소이기도 합니다. 

 사모바위 옆으로 보이는 문수봉과 보현봉

 


 

 비봉(좌)과 향로봉(우)

 

 

 북악산, 인왕산, 안산, 관악산의 모습

 

 

 

 

 

헬기장을 지나 비봉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1.21사태 무장공비 은신장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1.21사태 무장공비 사건"이란 1968년 북한 124군 부대원들(31명)이 한국군 복장을 한 채 잠입해 청와대를 습격하고 정부요인을 암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을 말하는데, 유일한 생포자 김신조(현재 목사)의 이름을 따서 김신조 사건이라고도 합니다.

 

 

 

 

 

이 은신장소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면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목책 쪽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계단을 내려서니 또 하나의 큰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 밑이 은신장소입니다. 바위 옆에는 1.21 사태를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군요. 이들이 자하문 고개를 넘어가려다 비상근무중인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고 교전이 벌어 졌고 당시 경찰을 지휘하던 최규식 총경이 순직한 사건입니다. 지금도 자하문 고개(창의문 앞)에는 고(故) 최규식 경무관(1계급 추서)의 동상이 세워져 있어 그를 기리고 있습니다.

 은신장소로 가는 길

 

 

 

 

 

                                                             최규식 경무관의 동상(자하문 고개)
 

 

 

 


화살표를 따라 내려가면 바위 밑에 석굴이 있고 은신 중인 무장공지를 밀랍인형으로 설치해 놓았군요. 굉장히 좁은 장소인데 당시 특수훈련을 받은 무장공비들은 신출귀몰할 정도로 민첩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은 30kg 군장을 한 채 시간당 10km를 주파했다니 믿어지지가 않군요. 당국에서 은신장소를 돌아볼 수 있도록 계단을 잘 설치해 놓았습니다.

                                                                 은신처 내려가는 길

 

 밀랍인형

 

 

 

 

 

 

 

 

은신처를 나와 비봉방면으로 조금 가면 좌측으로 승가사로 갈림길인데, 여기서 승가사로 갑니다. 거리는 700m에 불과하지만 워낙 가파른 돌길이어서 발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승가사 는 하산로의 좌측에 위치하고 있는데, 가파른 비탈에 자리잡고 있어 계단을 한참 올라야 합니다. 북한산(삼각산) 비봉능선의 사모바위 아래 자리잡은 승가사는 신라 경덕왕 15년(756) 수태(秀台) 스님이 창건한 천년고찰입니다. 수태스님은 중국 당나라 고종 때 장안 천복사(薦福寺)에서 생불(生佛) 소리를 들었던 서역 출신 승가대사(僧伽大師)의 거룩한 행적을 듣고 그를 경모하는 뜻에서 절의 이름을 승가사라 하였답니다.

 승가사 일주문

 

 

 

 

예로부터 한양근교의 4대 명찰로 북쪽의 승가사, 서쪽의 진관사(삼각산), 남쪽의 삼막사(삼성산), 동쪽의 불암사(불암산)라 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신라의 고찰로서 참선수도 도량으로 이름 높은 승가사는 고려시대부터 많은 시인 묵객이 승가사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절찬하는 시와 글을 남겨 놓은 절 집입니다. 

 

승가사에는 2점의 보물이 있는데, 하나는 약사전 내 석굴에 있는 석조승가대사좌상(보물 제1000호)이고, 다른 하나는 100여 개의 계단을 올라야 만날 수 있는 구기동 마애여래좌상(보물 제215호)입니다. 이 마애여래불상은 그 규모나 보존상태가 매우 우수한 듯 합니다.

 보물 제1000호 석조승가대사좌상

 

 보물 제215호  구기동 마애여래좌상

 

 

 

 

 

승가사를 뒤로하고 하산로를 따라 내려섭니다. 여기서 대남문 갈림길까지의 거리는 900m이지만 급경사 돌길이어서 안전을 위해 발걸음을 조심해야 합니다. 지나가는 길목에 쉼터를 잘 조성해 두었군요. 대남문 갈림길을 지나 구기계곡 탐방로를 경유하면 구기탐방비원센터입니다. 이곳에서 이북5도청 방면으로 나가면 승가사입구 버스정류소입니다.

 쉼터

 

 대남문 갈림길

 

 구기탐방지원센터

 

 승가사 입구에서 본 비봉능선

 

 

 

 

오늘 8km 산행에 약 5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는 삼천사 답사시간 30분, 승가사 답사시간 45분을 포함한 것입니다. 이를 빼면 3시간 반정도 걸렸군요. 나 홀로 하는 산행은 너무 호젓한 곳을 걸을 때는 좀 외롭기도 하지만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주변경치를 감상하면

서 유유자적하게 걸을 수 있음이 강점입니다. 사찰도 구석구석 빼놓지 않고 둘러보게 되지요. 북한산 응봉능선은 산행 내내 의상능선을 조망할 수 있고, 천년고찰인 삼천사와 승가사를 답사할 수 있으며, 사모바위에서 김신조 일당의 은신처를 찾아 잔혹한 북한의 만행을 피부로 체험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8년 9월 11일 (화)
▲ 등산 코스 : 하나고-삼천사 입구-삼천탐방지원센터-응봉능선 갈림길-삼천사(왕복)-진관사갈림길-응봉

                   -사모바위-김신조 일당 은신처-승가사 갈림길-승가사 입구-승가사(욍복)-대남문 갈림길

                   -구기탐방지원센터-승가사 입구 버스정류소
▲ 산행 거리 : 8km
▲ 소요 시간 : 4시간 50분(삼천사 답사 30분, 승가사 답사 45분포함)
▲ 함께 한 이 : 없음(나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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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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