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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둔주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해와 서해가 뒤바뀐 한반도지형

 

 

 

 

 

 

대청호 둘레길은 청정호수인 대청호를 중심으로 그 주변의 산하와 마을을 가로지르는 길로 충북 청주(청원)와 보은 및 옥천을 아우르는 약 193km에 달하는 길(16개 구간)입니다. 이 둘레길은 대청댐 북쪽 현암사 입구(청원군 문의면)에서 시작해 대청호를 한 바퀴 돈 다음 대전의 경계인 보은군 회남면까지 이어집니다.

 

대청호 둘레길 6구간은 옥천군 안내면 대청교(안내천 인공습자공원)에서 출발해 둔주봉을 거쳐 안남면사무소까지 이어지며 거리는 약 14.1km입니다. 6구간은 1구간과 함께 대청호둘레길 중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코스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둔주봉(384m)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옥천군 안남면 소재 둔주봉은 비록 해발고도는 나지막하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한반도지형은 매우 독특합니다.

 

우리나라는 산에 올라 한반도지형을 조망 할 수 있는 곳이 여럿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영월 선암마을입니다. 이곳은 산이라기보다는 그냥 관광코스로 조성된 숲길을 조금 걸으면 되므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정선 상정바위산(1,006m), 안동 천지갑산(462m), 영동 월류봉(401m), 정선 병방산(819m)에서도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둔주봉에서 바라보는 한반도지형은 동해와 서해가 뒤바뀐 게 매우 특이합니다.

 

6코스의 원래 들머리는 안내천 인공습지공원이지만 37번 국도를 따라 걷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옥천군 안내면 인포리 소재 안내중학교 앞에서 시작합니다. 이곳에는 버스 정류소와 화인경노당이 있습니다. 경노당 맞은편의 시멘트 길로 들어섭니다. 대청호를 이루고 있는 안내천 위에 걸린 37번 국도가 지나가는 고가도로의 모습이 잘 보이는군요.

 

 

 

 

 안내천을 가로 지르는 37번국도

 

 

 

 

임도를 따라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고가도로와 안내중학교가 한눈에 들어오네요. 지나는 길목에는 제법 아담한 전원주택도 보입니다. 한 구비를 돌아가니 임도안내도가 있습니다. 이런 안내도에는 현 위치 표기가 되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매우 아쉽군요. 길을 잘 아는 산악회 선두대장이 없었더라면 길 찾기도 매우 어려웠을 곳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대청호 둘레길임을 알리는 어떠한 이정표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뒤돌아본 고가도로 및 안내중학교

 

 

 

 비포장 임도

 

 

 

 

뱀의 허리처럼 구부러진 임도를 따라 걷다가 좌측 능선으로 붙어 가족묘지 군락지를 지나 숲 속으로 진입합니다. 길이 매우 희미하네요. 이런 와중에 대청호 오백리길이라는 이정표가 달랑 나무에 붙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대청호 둘레길과 대청호 오백리길은 그 구간이 일부 중복되는 듯합니다. 숲 속 희미한 길은 간간이 앞서 걸었던 이들의 리본만 보일 뿐 길을 제대로 찾아가는 지 의심이 들만큼 분명치 않습니다. 급경사로 내려서는 구간은 전문 산꾼이 아니면 걷기 어려울 정도의 험한 코스입니다. 이토록 험한 길을 둘레길로 지정한 심뽀를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 만난 대청호 오백리길 안내문

 

 

 

 

 

대나무 숲을 빠져 나오자 매우 작은 산촌마을입니다. 거의 다 허물어져 가는 민가에 태극기가 걸려 있군요. 이곳 옥천은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어서 태극기를 걸어놓은 듯 보여집니다.

겨우 빠져나온 대나무 숲

 

 

산촌가옥 태극기 

 

 

 

 

 

도로를 따라 맞은 편 능선으로 가니 점촌고개입니다. 이 고개는 둔주봉 산행 기종점인 안남면 사무소에서 제일 가까운 곳입니다. 실제로 필자는 8년 전 둔주봉을 답사할 때 안남면 사무소에서 출발해 이곳을 거쳐 정상으로 갔습니다. 점촌고개에는 등산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지요.

 

 

 

 

 

 

 

점촌고개에서 전망대를 거쳐 정상까지 가는 길은 매우 좋습니다. 침목계단은 새로 설치한 것 같습니다. 줄지어 선 노송사이를 빠져나가면 한반도지형 조망대입니다. 하늘이 희뿌여서 사진은 선명치 않지만 동해와 서해가 완벽하게 뒤바뀐 모습은 경탄스럽기까지 합니다. 정자의 이름도 둔주봉정이로군요. 정자 옆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습니다.

 

 

 

 

 

 

 

 

 

 

 

 

이제 둔주봉으로 갑니다. 정상에서 남쪽의 고성방면으로 가는 길은 우기에는 대청호 수위가 높아져 강변길이 잠길 수 있음을 알리는 경고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조금 더 가니 드디어 둔주봉 정상(384m)입니다. 그런데 정상의 표석에는 등주봉(登舟峰)이라고 적혀 있군요. 모든 자료와 지도에는 둔주봉인데 왜 표석만 등주봉일까요?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그 연유를 모르겠습니다. 막상 정상에 서니 북서쪽으로 약간의 조망만 터지네요. 조금 전 전망대에서 보았던 한반도지형은 잡목으로 인해 전혀 볼 수가 없습니다.

 우기 출입금지 경고문

 

 

 

 

 

 정상의 북서쪽 조망

 

 

 

 

 

 

정상에서 남쪽으로 가면 고성마을 방면으로 가게 되지만 우리는 둘레길 코스인 서쪽 피실방면으로 내려섭니다. 아! 그런데 내려서는 길이 엄청난 급경사입니다. 함께하는 일행도 이런 길은 둘레길이 아니라고 불평합니다. 통상 둘레길이라고 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길은 경사가 워낙 급해 자칫 실수하면 그냥 미끄러지기 십상입니다. 산행을 오래한 경험자들도 긴장하면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드디어 대청호 물길이 보이기 시작하면 일단 위험한 구간은 끝납니다. 강가에 도착해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대청호반에 비친 반영이 아름답게 빛나는군요. 길은 험하지만 그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간 듯합니다. 걸려 있는 등산 리본에 용기를 얻고는 다시금 발길을 재촉합니다.

 

 

 

 

 

 

 

 

그런데 대청호반에 난 길은 인공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자연그대로 길입니다. 원시적인 자연을 즐길 수는 있지만 발걸음이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안전시설이 전혀 없기에 미끄러질 경우 그냥 물속으로 직행할 것입니다.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수북하게 쌓인 낙엽으로 인해 길바닥에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확인할 수 없음도 피곤한 일입니다.  

 

 

 

 

 

 

 

정상으로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 독락정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강변에 어지러운 시설물이 보이는데 인근 농작물을 감시하기 위한 시설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시설물이 군데군데 산재해 있는데 어떤 곳은 꿀벌통이 놓여있네요. 이정표를 보니 금정골을 이미 지나온 듯합니다.

 

 

 

 

양봉업자의 벌통

 

 

 

 

 

우기에는 물이 잠겨 그런지 강변에는 쓰레기가 매우 많아 호젓한 호숫길을 걸어도 기분이 썩 좋지 않습니다. 이곳은 4대강의 하나인 금강이 흐르는 물줄기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4대강사업을 주조건 비난만 할 게 아니라 관련 당국에서는 보기에 흉측한  강변 무허가 건물을 정비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4대강 정비사업을 좀 더 알차게 추진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얼었던 대지가 녹아 질펀한 길을 걸어가노라니 드디어 독락정입니다.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소재 독락정은 조선 중기(선조 40년/1607) 절충장군중추부사를 지낸 주몽득(周夢得)이 세운 정자로 후에 유생들이 학문을 닦고 연구하는 전당으로 사용하면서 서원구실을 하게 되어 선비들이 즐겨 모이던 공간입니다. 현재 보수공사중이라 내부는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

 

 

 

 

 

 

 

 

 

 

 

독락정 맞은편은 아까 둔주봉 정자에서 본 한반도 지형이지만 여기서는 그냥 평범한 야산으로 보일 뿐입니다. 독락정 마을회관(경노당)을 지나 안남초등학교 옆 안남면 사무소 앞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면사무소 앞 광장에는 <둥실둥실 배바우>라는 황토빛깔 조형물이 있는데 내부를 들여다보니 마치 거북선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냥 평범한 야산으로 보이는 한반도지형

 

 

 

 

 안남초등학교

 

 

 

 안남면사무소

 

 

 

 

 

 

 

 

 

 

오늘 대청호 둘레길 6구간 약 12km를 걷는데 4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이미 위에서 언급한바 있지만 안내중학교에서 점촌고개로 오는 길목, 둔주봉 정상에서 서쪽으로 내려서는 급경사 구간, 길이 전혀 정비되지 않은 대청호반의 일부구간 등 상당히 험한 구간을 둘레길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놓았는데 이래서는 아니 됩니다. 사실 둔주봉은 동서가 뒤바뀐 한반도 지형을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흡족한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인데 둘레길을 따라 걷는 바람에 즐거움이 반감되고 말았습니다. 대청호 둘레길이 이런 수준이하하면 다른 구간은 걷지 않으렵니다.

 

 

 

 

《둘레길 개요》

 

▲ 일자 : 2019년 2월 10일 (일)

▲ 코스 : 안내중학교-점촌고개-둔주봉정자(한반도지형 전망대)-둔주봉-필실-금정골-독락정-안남면사무소

▲ 거리 12km

▲ 소요시간 : 3시간 5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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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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