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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가리 간이해변의 멋진 기암괴석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총 길이 770km에 이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 코스입니다. 모두 10개구간 50개 코스로 구성된 이 길을 걸으며 동해안의 멋진 풍광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파랑길은 갈맷길․문탠로드(부산구간 4개 코스), 간절곶소망길․솔마루길(울산구간 5개 코스), 감포깍지길․주상절리길(경주구간 3개 코스), 감사나눔길(포항구간 6개 코스), 블루로드(영덕구간 4개 코스), 관동팔경길(울진구간 5개 코스), 수로부인길․해물금길(삼척.동해구간 7개 코스), 바우길․헌화로(강릉구간 6개 코스), 녹색경관길(양양.속초구간 5개 코스), 평화누리길․갈래길(고성구간 5개 코스)과 같은 원래 12개 시․군에서 조성한 좋은 길을 장대한 하나의 길로 이은 것입니다.

 

 

 

 

해파랑길 18코스는 포항 칠포해변에서 출발해 오도리해변과 월포해변을 거쳐 화진해변에 이르는 19.3km 길입니다. 이는 물이 맑고 수심이 얕은 여러 해변을 걷는 비교적 쉬운 코스로 백사장이 길게 늘어져 있는 크고 작은 해변을 서로 비교하며 걸을 수 있어 지루하지 않습니다.

 

18코스의 들머리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소재 칠포해수욕장입니다. 포항 도심에서 북쪽으로 13km 거리에 있는 칠포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가 2km(다음백과사전. 다만 현지 안내문은 4km라고 기록되어 있음) 폭이 70m, 평균수심 1m로 하루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매우 큰 해수욕장입니다. 칠포라는 이름은 과거 이곳은 군사요새라 7개의 포대가 있었음에 유래한다고 하는데 한자로 칠포(七砲)가 아니라 칠포(七浦)인 것과는 맞지 아니하군요.

 

칠포해수욕장 안내문이 있는 곳에서 바다시청 및 해양스포츠 클럽 건물을 통과해 바닷가로 나갑니다. 좌측의 언덕을 바라보며 백사장을 조금 걸어가면 위로 오르는 나무계단입니다. 계단을 오르며 뒤돌아보면 드넓은 칠포해수욕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해수욕장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단박 알 수 있습니다.

 

 

 

 

 

 

 

 

경사면에 조성된 길이 참 예쁩니다. 약 19km의 장거리를 걸어야하는 길손의 입장에서는 바닷가에서 이런 자연친화적인 길을 만나면 발걸음이 무척 가벼워집니다. 조망대를 뒤로하고 작은 다리를 건너면 규모가 아담한 해수욕장이 나타나는데 행정구역상 칠포1리에 소재하고 있어 칠포1리해변이라 부르겠습니다. 이곳 백사장에는 머리에 나무를 이고 있는 분재 같은 바위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자연이 만든 거대한 석부작이로군요.

 

 

 

 

                                                                 자연이 만든 거대한 석부작

 

 

 

 

화장실과 빨간 우체통을 지나갑니다. 미역과 날고기를 말리는 모습이 전형적인 어촌답습니다. 좌측으로 푹 들어간 곳에서 칠포교를 건넙니다. 칠포리 어민회관 주변으로 횟집이 죽 늘어서 있군요. 바닷가의 신작로를 걸어가는데 이 길은 “동해안 연안녹색길”입니다. 칠포리에서 오도리까지의 연안녹색길은 과거 군사보호구역으로 해안경비대의 이동통로로 사용되었던 길이지만 지금은 동해안의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는 트레킹 로드로 조성되었으며 그간 단절되었던 칠포리와 오도리를 잇는 상생의 길로 거듭 태어났습니다.

 칠포 어민회관 주변의 횟집

 

 

 

 

 

 

 

 

 

데크로 조성된 길을 오르면 해오름전망대입니다. 해오름이라는 말은 포항-울산 고속도로 완전개통을 계기로 포항과 울산 및 경주가 함께하는 동맹의 이름이라고 하는군요. 선박모양의 전망대에 오르면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그런데 필자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전망대 좌측아래 바닷가에 솟은 기암입니다. 타오르는 횃불의 모양과 유사한 이 기암괴석은 삼척의 추암 촛대바위처럼 사람들이 가까이 접근할 수만 있었더라면 동해안의 명품바위로 손색이 없었을 것입니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경비초소를 지나 잠시 도로로 나왔다가 다시 바닷가로 갑니다. 노란 유채꽃이 피어 있어 길손의 발길을 멈추게 하네요. 동해의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일상생활에 찌든 때묻은 찌꺼기를 떨쳐 버립니다. 지나가는 길목에도 전망대가 있군요. 바닷가의 데크길을 걸어가면 오도리입니다.

 

 

 

 

 

 

 

 

 

작은 포구 옆은 오도리간이해변입니다. 오도1리 마을회관과 아담하게 지은 공중화장실을 지나갑니다. 해수욕장이 끝나는 지점에 한 남자가 텐트를 쳐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타삼매경에 빠져있습니다. 참으로 평화로운 풍경이로군요. 계단을 올라 뒤돌아보니 오도리 해변을 간이해변이라고 부르기에는 그 규모가 꽤 커 보입니다.

 오도리 포구

 

 

 

 기타 치는 남자(우측)

 

 

 뒤돌아본 오도리 간이해변

 

 

 

 

 

이제부터는 월포해변 이정표를 따라갑니다. 오도교를 건너 오도2리 포구를 지나가면서 생고기를 말리는 어촌의 정겨움을 느낍니다. 인도가 거의 없는 해안도로를 걸으며 흥해읍을 지나 청해면 청진리로 진입합니다. 청진어민복지회관을 지나면 연인바위입니다. 두 남녀가 꼭 껴안은 모습의 연인바위는 그 전설이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네요. 당시 어느 부족장의 딸(해수가)이 다른 부족이 쏜 화살을 머리에 맞아 중상을 입었을 때 이를 목격한 마을 청년(무돌)이 추격군을 물리치고 여자를 구했지만 대규모 추격군에 100일 동안 저항하다가 끝내 두 사람은 꼭 껴안은 채로 죽음을 맞으면서 바위로 변했다고 합니다.

 

 

 연인바위

 

 

 

 

 

연인바위를 지나면 해변에 공사가 진행 중인데 이정표가 보이질 않아 헷갈리기 쉬운 구간입니다. 해안가를 한참 걸어가면 돌탑이 나오고 이어지는 포구는 이가리입니다. 이가리 포구를 뒤로하자 해파랑길은 바닷가 암석지대로 연결됩니다. 이정표도 잘 보이지 않아 길이 분명치 않지만 앞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발걸음을 옮깁니다. 바위틈 사이로 낚시하는 사람, 텐트를 쳐 놓고 쉬는 사람들 등 저마다 휴일을 보내는 모습도 서로 다르군요.

 

 

 

 

 

 

 

 

 

해안바위길을 지나오자 작은 모래사장인데 아마도 이가리 간이해수역장인 듯합니다. 현지에 이정표가 없으니 처음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헷갈립니다. 숲속 텐트가 밀집된 곳을 지나 다시 바닷가로 내려습니다. 바닷가에 펼쳐진 기암괴석과 파란 바다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경입니다. 이곳을 지나면 다시 작은 간이해변인데 이곳도 이가리해변일 테지요.

 이가리 간이해수욕장

 

 

 

 

 

 두 번째로 만난 간이해변

 

 

 

 

 

침목계단을 내려서 보이는 큰 모래사장은 월포해변인데 해안쪽 출입은 금지되어 있어 좌측으로 진입합니다. 용두마을회관과 용두교를 지나면 우측이 바로 월포해변입니다. 월포해변은 백사장길이 900m, 폭 70m로 물이 맑은 해수욕장으로 수심이 얕고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여 동물성 프랭크톤이 많아 꽁치 등 수산물이 풍부하며, 월포 방파제는 바다낚시로 유명한 명소입니다. 해수욕장으로 나오니 백사장 너머 푸른 동해바다가 넘실거립니다. 산뜻한 공중화장실과 월포해수욕장 번영회를 뒤로하자 매우 큰 원형 조형물과 월포해수욕장을 알리는 안내문이 반겨줍니다. 그런데 월포해수욕장 종합안내도에 뜬금없이 내연산 12폭포 사진이 붙어 있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요?

 

월포해변

 

 

 

 

 

 내연산 12폭포 사진이 있는 월포해수욕장 종합안내문

 

 

 

 

 

다리에 큰 기둥 한 개만 보이는 월포다리를 건넙니다. 다리를 건너며 뒤돌아보니 월포해변이 반원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제 길은 화진해변으로 이어지는데 아직도 화진해변까지는 6.9km를 더 가야 합니다. 방파제용 테트라포드(삼각형 시멘트조형물) 뒤로는 갈매기들의 천국입니다. 또 공사 중인 구간을 지나갑니다. 해안 둑을 쌓는 것 같은데 인부들이 참 고생이 많군요. 그렇지만 필자는 지나가면서 길이 엉망인 것이 불만이어서 제가 너무 이기적임을 반성합니다.

 월포다리

 

 

 반원 모양의 월포해변

 

 

 

 

공사구간

 

 

 

 

 

 

이제 행정구역상으로 조사리에 진입합니다. 섬은 아니지만 어촌이라 그런지 돌담이 더러 눈에 뜨입니다. 샛노란 그물 뒤로 보이는 해변은 조사리간이해변이로군요. 용도를 알 수 없는 모래 위 둥근조형물을 지나자 바닷가에는 작은 몽돌이 많은 이른바 몽돌해변입니다.

 

 

돌담과 폐가

 

 

샛노란 그물

 

 

몽돌해변

 

 

 지나온 조사리 몽돌해변

 

 

 

 

포구에는 방석항 쉼터라는 안내문이 있어 이곳이 방석항임을 금새 알 수 있습니다. 5인의 해병 순직비를 지나면 앉은 줄다리기 전통문화마을 벽화가 반겨줍니다. “앉은 줄다리기”는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리 구진마을의 전통문화로 현재까지 행해지는 민간의식이라고 합니다.

 

 

 

 

 

 

이젠 화진해변이 거의 가까워졌지만 바닷가쪽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 출입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해파랑길은 좌측의 도로로 이어집니다. 구부러진 도로를 직전으로 펴는 공사가 한창인데 군사시설이 보이지 않게 높은 담장을 설치중입니다. 화진1교를 건너 바닷가로 나가면 화진해변입니다. 화진해변은 백사장 길이 400m, 폭 100m, 평균 수심은 1.5m의 규모로 아담하고 나무가 많아 바닷물이 매우 깨끗합니다. 실제 백사장의 길이는 엄청 길지만 군사시설로 출입이 통제되어 출입가능한 지역만 꼽은 것 같습니다. 화진해수역장 안내도 중앙이 훼손되어 흉물스런 모습으로 변해 있음은 이곳을 관리하는 담당자들이 너무 무관심한 탓이겠지요.

 

 

 

 

 화진해변

 

 

 흉물스런 안내도

 

 

 

 

 

오늘 18.km를 걷는데 약 4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중간에 헷갈리는 구간은 있었지만 걷기가 매우 편한 평지였고 거의 쉬지 않고 걸은 때문입니다. 원래 이 코스는 19km가 넘지만 화진해변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도로를 선택했기에 거리가 조금 단축된 것입니다. 이 코스는 3개의 큰 해변(칠포, 월포, 화진)과 3개의 간이해변(오도리, 이가리, 조사리) 등 6개의 해변을 지나며 걷는 내내 동해바다를 벗삼을 수 있습니다. 일부 공사중인 구간에서는 길이 좀 헷갈리지만 오늘 경험한 동해안의 멋진 풍광은 오랫동안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해파랑길 18코스 개요》

 

▲ 일자 : 2019년 4월 6일 (토)

▲ 코스 : 칠포해변-칠포1리해변-해오름전망대-오도리 간이해변-청진리 연인바위-이가리 간이해변

            -화진해변-조사리 간이해변-화진해변

▲ 거리 : 18.5km

▲ 시간 : 4시간 1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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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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