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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호항이 보이는 해변풍경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총 길이 770km에 이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 코스입니다. 모두 10개구간 50개 코스로 구성된 이 길을 걸으며 동해안의 멋진 풍광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파랑길은 갈맷길․문탠로드(부산구간 4개 코스), 간절곶소망길․솔마루길(울산구간 5개 코스), 감포깍지길․주상절리길(경주구간 3개 코스), 감사나눔길(포항구간 6개 코스), 블루로드(영덕구간 4개 코스), 관동팔경길(울진구간 5개 코스), 수로부인길․해물금길(삼척.동해구간 7개 코스), 바우길․헌화로(강릉구간 6개 코스), 녹색경관길(양양.속초구간 5개 코스), 평화누리길․갈래길(고성구간 5개 코스)과 같은 원래 12개 시․군에서 조성한 좋은 길을 장대한 하나의 길로 이은 것입니다.

 

 

 

 

 

 

해파랑길 28코스는 삼척동해구간의 첫 코스로 울진군 북면 부구삼거리에서 출발해 도화동산과 갈령재를 거쳐 삼척시 원덕읍 호산버스터미널에 이르는 10.7km 길로서 해파랑길 중에서는 거리가 매우 짧아 비교적 걷기 쉬운 코스입니다. 이 코스는 해변보다 내륙이 많지만 나곡해변을 지나는 길은 해안풍경이 절경입니다. 주요 관광포인트를 살펴보면 조용한 어촌마을과 소규모 어항의 정경을 느낄 수 있는 나곡항, 경북과 강원도의 경계에 있는 미역으로 유명한 고포마을, 삼척 유일의 몽돌해변으로 이름난 호산해변을 들 수 있습니다.

 

28코스의 들머리는 울진군 북면 부구리 소재 부구버스터미널입니다. 그런데 현지에 도착하자 비가 제법 많이 내립니다. 기상청 일기예보에는 정오부터 오후 3시 사이에 10∼19mm의 비가 내린다고 해 제발 일기예보가 틀려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더 이른 시각부터 비가 내리니 인간이 자연현상을 정확이 예측할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비옷을 입은 채 우산을 쓰고 걸어야하는 여행자의 입장에서 사진을 찍는 게 문제입니다. 방수카메라가 아니어서 카메라에 빗물이 스며드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부구천변을 걸으며 북쪽 울진군 북면 119지역대를 지나면 바닷가로 이어집니다.

부구천의 제2부구교

 

 

 부구천을 끼고 북으로 가는 길

 

 

 

 

 

작은 등성이를 넘어가는 길목에는 음식점 겸 카페 보물섬이 있는데 불에 타서 앙상한 잔해만 남아있군요. 지난 8월 중순 해파랑길 27코스를 걸으며 이곳을 답사했을 당시에는 멀쩡했는데 그 사이 화마가 보물섬을 삼키고 말아 매우 안타깝습니다. 이쪽의 바다풍경은 정말 멋진 곳인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세찬 바람이 몰아치니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우산이 뒤집혀지지 않도록 더 신경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보물섬

 

 

 보물섬 인근 해변의 모습

 

 

                                             지난 8월 날씨가 좋았을 때 이곳 해안풍경(2019. 8. 17)

 

 

 

 

 

여기서 석호항 인근 석호교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은 오늘 트레킹의 하이라이트이지만 지금 바다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변해 있습니다. 사위가 어두컴컴해 모든 게 잿빛으로 변한 가운데 성난 파도만이 해안을 집어삼킬 듯 넘실거리며 이들이 만들어내는 하얀 물결만이 주위를 밝히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동해안 종주 자전거 길을 거쳐 나무데크 길을 지나갑니다. 해안의 암벽과 바다가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이런 절경을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뒤돌아본 모습

 

 

 

 석호항이 보이는 해변(석호항 남쪽해변)

 

 

 뒤돌아본 모습

 

 

 

 

해변가에는 울진 대게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나란히 설치되어 있는데 그 용도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건어물을 말리는 줄의 지지대 같습니다. 지나가는 길목에는 야생화 실유카가 아름답게 피어 있군요. 실유카는 주로 백색의 꽃만 보았는데 이처럼 노란색의 실유카는 처음 봅니다. 종종걸음으로 석호교를 건너 좌측 나곡1리동회관 앞을 지나갑니다. 석호교 우측에는 석호방파제와 석호항이 있지만 비로 인해 답사를 포기했습니다.

 울진대개 형상 조형물

 

 

 실유카

 

 

 석호교

 

 

 나곡1리동회관

 

 

 

 

 

6번국도(옛길)를 만나 차도를 걷습니다. 곡리버스정류소를 뒤로하고 도로 우측의 가스공사관련시설물, 나곡3리마을입구, 만남의 광장 나실수련관을 차례로 지나 나곡천에 걸린 나곡교를 건넙니다. 나곡천을 따라 우측으로 들어가면 나곡해변에 다다르지만 이번에도 이를 생략합니다.

 6번국도(옛길)

 

 

 가스공사관련시설물

 

 

 나실수련관

 

 

 나곡천의 나곡교

 

 

 나곡교에서 바라본 나곡해변방면의 조감

 

 

 

 

 

계속해서 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에스오일주유소와 정수레미콘 공장을 지나니 우측에 울진고포돌미역을 알리는 대형 입석간판이 보입니다. 이곳의 돌미역은 조선시대 임금에게 올리는 진상품이었다고 하네요. 여기서 조금 더 가니 동일한 간판이 또 나타납니다. 이곳은 고포마을과 나곡6리 진입로입니다. 그런데 고포마을은 돌미역으로도 유명하지만 울진군 후포면과 삼척시 원덕읍의 경계에 위치한 곳이기도 합니다. 원래 해파랑길은 이곳을 경유하도록 계획되었지만 무슨 연유인지 변경되었다고 해서 도화동산 방면으로 갔는데 이 대목이 매우 아쉽습니다.

 첫 번째 고포마을 안내문(뒤돌아본 길)

 

 

 두 번째 고포마을 안내문

 

 

 

 

 

고포마을 입구에서 오르막길을 따라 조금 더 가니 좌측에 도화동산이 있습니다. 울진군 북면 나곡리 소재 도화동산에는 배롱나무(백일홍나무)가 군락을 지어 있는데 지금은 때가 늦어 이미 거의 꽃이 지고 말았지만 절정기에 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나무계단을 이용해 동산의 꼭대기에 오르면 정자가 있는데 정자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참 좋습니다. 다만 계속 비가 내리는 날씨여서 시계가 맑지 못한 게 매우 안타깝습니다.

 

 뒤돌아본 오르막 계단

 

 

 도화동산 정자

 

 

시원하게 달리는 7번국도

 

 

 

 

 정자 뒤로 보이는 가야할 고갯마루(울진과 삼척의 경계)

 

 

 

 

 

 

도화동산을 내려와 고갯마루 쪽 자유수호의 탑과 정수레미콘 공장을 지나니 갈령재입니다. 이제부터 해파랑길은 산속으로 이어지는데요. 이 길을 낭만가도라고 부른다는 현지 안내문이 재미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경북 울진에서 강원 삼척으로 넘어온 것입니다. 낭만가도는 동해의 최북단인 고성에서 속초-양양-강릉-동해를 지나 삼척을 잇는 동해안의 빼어난 해안절경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해파랑길의 강원도 구간이 낭만가도로군요. 이름만 들어도 매우 근사해 보입니다.

 갈령재 이정표

 

 

 낭만가도 안내문

 

 

 

 

 

숲 속 임도로 들어섭니다. 이 길은 삼척수로부인길이라는 안내문이 반겨주네요. 숲에서 오랜만에 해파랑길 이정표를 만났습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호산버스터미널이기에 앞으로 3.7km를 더 가야 하네요. 이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산속으로 진입합니다. 능선으로 오솔길이 상당히 분명합니다. 별 생각 없이 뚜렷한 길을 따라 가는데 앞서 가던 두 사람이 길이 없다며 되돌아옵니다. 필자도 발길을 돌립니다. 약 200m 정도 되돌아오니 우측(아까 가던 길에서 보면 좌측)의 수풀사이로 해파랑길을 알리는 표식과 리본이 걸려 있습니다. 이처럼 헷갈리는 곳은 보행자가 금방 길을 식별할 수 있도록 이정표를 분명하게 설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임도

 

 

 

 

 해파랑길 안내문. 여기서 임도를 버리고 숲 속 오솔길로 진입

 

 

 여기서 이정표에 따라 좌측으로 가야함. 우리는 직진했다가 되돌아옴

 

 

 

 

 

비는 주룩주룩 내리는데 숲으로 뒤덮인 좁은 길을 지날 때에는 나무에 맺힌 빗방울이 전부 몸에 부딪혀 바지가 완전히 젖고 말았습니다. 중간에 수시로 갈림길이 나와 어느 길을 택할지 상당히 헷갈렸지만 다행히도 일행 중 젊은 여성 한 분이 비닐(빗물방지용)에 넣은 휴대폰으로 GPS를 켠 채 가야할 반향을 잘 잡아줘 무사히 숲길을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길을 먼저 답사한 분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이곳에서 고생한 분들이 많더군요. 솔직히 해파랑길을 왜 이런 무미건조한(?) 산으로 연결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도로로 나오자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월천1리 마을회관을 지나자 쉼터인 정자 옆에는 수령 530년이 지난 보호수 소나무가 있는데 높이가 29m, 나무둘레가 4.6m에 이르는 거목입니다. 이 소나무는 이 마을의 당산나무 구실을 톡톡히 한 듯 보여집니다.

 월천1리마을회관

 

 

 수령 530년 이상의 보호수 소나무

 

 

 

 

 

인근 하천에는 최근에 내린 폭우로 인해 둑이 무너져 있더군요. 재해복구를 빨리 해야 할 텐데 계속적으로 비가 내리니 피해어민들은 억장이 무너질 것입니다. 7번국도 교량 아래를 지나니 가곡천의 둔치(고수부지)에도 공사구간이 보입니다. 가곡천에 놓인 월천교를 지나갑니다. 월천교를 건너면서 6번국도 뒤쪽에 살짝 보이는 작은 섬은 솔섬(속섬)이라고 합니다. 이 섬은 한국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 저장기지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가 찍은 흑백의 솔섬 사진으로 인해 전국의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찾게 되면서 살아남은 섬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울진 출신으로 이번 해파랑길 답사에 참여한 분이 필자에게 가까이에 가서 솔섬사진을 찍기를 권했지만 비를 맞아 심신이 피곤해 그만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무너진 하천 둑

 

 

 7번국도 교각

 

 

 둔치 공사장

 

 

 월천교

 

 

 월천교 좌측의 조망

 

                                                       6번국도의 교각 아래로 살짝 보이는 솔섬

 

                                                  세계적인 흑백사진작가  마이클 케나의 솔섬 사진

 

 

 

 

 

금강정사 이정표가 있는 교각 아래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 바로 맞은편이 목적지인 호산버스터미널입니다. 오늘 약 11km를 걷는데 3시간도 걸리지 않은 것은 비로 인해 거의 쉬지도 못한 채 줄곧 걸은 탓입니다. 이번 답사는 한 마디로 비 때문에 망친 셈이지만 하늘을 원망해 봐야 소용없는 일, 날씨만 좋았더라면 가볍게 몸 풀기 정도의 운동이었을 테지요.

 

호산버스터미널 사거리

 

 

 

 

《해파랑길 28코스 개요》

 

▲ 일자 : 2019년 10월 5일 (토)

▲ 코스 : 부구버스터미널-보물섬-해안데크-석호교-도화동산-갈령재-월천1리마을회관-월천교-호산버스터미널

▲ 거리 : 11km

▲ 시간 : 2시간 5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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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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