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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두들문화마을의 고풍스런 고택

 

 

 

 


외씨버선길은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경북 청송, 영양 및 봉화와 강원도 영월의 4개군이 모여 만든 240km의 도보길(15개 코스)로서, 이 4곳의 길이 합쳐지면 그 모양이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 나오는 외씨버선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길은 청송에서 시작해 영양 및 봉화를 거쳐 영월에서 끝나는데, 육지속의 섬이라 불리는 외씨버선길은 국내트레킹 가운데 아마도 가장 이름이 예쁘고 아름다운 길일 것입니다.

 

 

 

 

 

 

외씨버선길 4코스는 “장계향디미방길”로서 청송 고현저수지에서 출발해 양양 선바위관광지에 이르는 18.3km의 구간으로 언덕을 따라 숲길을 걷다가 코스 막바지에는 반변천변을 걷는 산촌길입니다. 이 코스의 주요 관광포인트는 조선시대의 국립병원인 광제원이 있던 두들마을, 국내 최초의 한글조리서(장계향 저)를 주제로 한 식당인 음식디미방, 반변천 너머로 거대한 촛대를 세워 놓은 듯한 선바위관광지 및 야생화 테마파크를 들 수 있습니다.

 

외씨버선길 4코스의 들머리는 청송군 진보면 시량2리 소재 송이골 버스정류소(고현교 옆)입니다. 정류소 맞은편 송이마트 앞 도로변에 외씨버선길 안내문이 보입니다. 이곳은 고현저수지의 둑이 보이는 장소인데, 여기서 고현지 아래 서시천에 걸린 시량교를 건넙니다. 교량을 건너면서 바라본 고현지의 둑에는 아직도 녹지 않은 눈과 얼음이 햇빛의 반사를 받아 빛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시량교에서 본 고현저수지 둑

 

 

 

 

 

사과나무 과수원을 지나 소하천인 진시골천을 따라 걷다가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우면 진시골입구인데 곧 이어 보이는 황토색의 집 앞에 있는 개 한 마리가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그런지 짖으며 길손을 반겨(?)줍니다.

사과나무 과수원

 

 

진시골 입구

 

 

 

 

 

 

시멘트포장도로를 걷다가 우측의 숲으로 들어서 태양열발전기 집열판을 보며 걸음을 옮기니 어느새 지경리재입니다. 이 고개는 청송군과 영양군을 가르는 경계로 외씨버선길 답사자들이 인증사진을 찍어야하는 주요한 포인트입니다. 이는 현지 지도에 카메라가 그려져 있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경리재 가는 길

 

 태양열 집열판

 

 

 

 

 사진촬영포인트를 알리는 카메라 표시(노란색네모)

 

 

 

 

이제부터는 청송땅을 벗어나 영양으로 진입합니다. 행정구역상으로 양양군 석보면 지경리이지요. 지경리 마을 골짜기를 벗어나 한참 걷다가 우측으로 V자형의 길을 갑니다. 가축용 사료공장 앞에는 건초더미가 여럿 보이는데, 이는 주로 볏짚을 건조시킨 것으로서 포장하기 전에 발효제를 넣었기 때문에 후일 이를 풀어서 그냥 가축에게 먹일 수 있습니다. 요리조리 구부러진 길을 걸으며 고개를 넘어갑니다. 이곳에도 태양열 집열판이 보이더군요. 골짜기로 내려선 후 다시 또 능선을 넘어가니 시야가 확 트이는데 맞은편 산기슭에 기와집이 많이 보입니다. 바로 이곳은 오늘 코스의 하이라이트인 두들마을입니다.

 사료공장과 건초더미

 

고갯마루에서 본 태양열 집열판

 

 맞은편 산기슭에 보이는 두들마을

 

 

 

 

화매천에 걸린 두 개의 원리교(옛교량과 새 교량)를 건너면 두들문화마을 입구인데요.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마을이란 뜻의 두들마을은 조선 시대 광제원이 있었던 곳으로 고택과 문화재가 모여 있는 영양의 명소입니다. 이곳에는 석계고택과 음식디미방 관련 전시 및 체험을 할 수 있는데요. “음식디미방”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은 17세기 후반 조선 시대 장계향(1598~1680)이 지은 현존 최고의 한글조리서입니다.

 신 월리교 앞의 이정표

 

 

두들마을 안내도(번호표기가 잘 보이지 않음)

 

 

 

 

또한 두들마을은 소설가 이문열의 고향으로 그의 저서 [그해 겨울],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금시조], [황제를 위하여], [영웅시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 많은 작품 속 인물들의 삶의 역정이 펼쳐지는 무대입니다.

 

 

 

 

 

곳에는 낙기대, 석계고택(조선 인조 때인 1640년 석계 이시명이 지은 고택), 석천서당(석계 이시명이 세운 석천초당을 후손들이 중건한 것), 석간정사, 석간고택(소설가 이문열이 유연기를 보낸 곳), 유우당, 광록정, 음식디미방 체험관과 교육관 및 전시관, 장계향 예절관 및 유물전시관, 광산문학연구소(이문열) 등 볼거리가 많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별도로 소개하겠습니다.

 

 

 

 

 

 

 

 

 

 

 

 

석보면보건지소와 석보119지역대를 지나 송하천을 건넌 후 옥계마을회관 직전에 좌측의 너부랑골로 진입합니다. 너부랑골은 골이 매우 깊더군요. 수확을 포기한 배추밭의 모습을 보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너부랑골 농원과 오미자 밭을 지나면 옥계저수지입니다. 이곳도 외씨버선길 4코스의 사진촬영인증포인트이지요.

 석계보건지소

 

멀리 보이는 옥계마을

 

 송하천변의 고추형상쉼터

 

 

 

 수확을 포기한 배추밭

 

너부랑골 농원

 

 

 

 

 

 

 

이곳 옥계저수지에서 입암면사무소까지의 길은 그야말로 죽음의 구간입니다. 해발고도 450m에 달하는 깔딱고개를 오른 후 임도를 만나 약 1시간 30분 동안 지겹게 걸어야하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이 구간의 제목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고 했는데 두들마을의 전통한옥을 답사할 때는 정말 마음이 포근해 행복감을 느낀 반면 깔딱고개와 임도를 걸을 때는 둘레길을 꼭 이렇게 만들어야했는지 주최 측을 원망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별로 실감은 나지 않겠지만 지옥문으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옥계지를 뒤로하고 계속 안쪽으로 들어섭니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시작된 등산로는 어느 새 급경사 오르막으로 변합니다. 계단도 없는 가파른 오르막은 통나무계단길로 변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3개월만에 외씨버선길을 찾은 필자를 기진맥진하게 만듭니다. 몇 차례 숨을 고른 후 아직도 오르막이 많이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한 때 눈앞에 나타난 임도는 정말 구세주 같습니다.

 가파른 오르막

 

깔딱 오르막의 통나무계단

 

 구세주 같은 임도

 

 

 

 

임도에서 좌측으로 조금 더 가니 양향임도삼거리입니다. 옛날 이 지방주민들이 효능이 좋다는 양향약수를 마시기 위해 이 고개를 넘어 다녔다는 고개삼거리입니다. 여기서 입암면 사무소까지 약 5km정도의 임도를 걸어야하니 정말 지루합니다. 동행인은 저 멀리 동쪽에 있는 풍력발전기를 보며 낙동정맥의 마루금을 볼 수 있음을 감격해 했지만 필자는 그냥 별 볼일 없는 임도를 걷는 게 정말 지루하고 따분했습니다.

 양향임도삼거리

 

 

 

 

 동쪽으로 보이는 영양풍력발전단지 및 낙동정맥 마루금

 

 

 

 

 

길섶에 보이는 임도안내도도 너무 낡아서 도저히 알아 볼 수 없을 지경이더군요. 능선 양쪽으로 펼쳐지는 소나무군락이 그나마 나그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듯 했습니다. 임도의 경사도가 점점 가팔라진다고 생각한 순간 드디어 입암면 신구리의 가옥이 보입니다. 보호수 회화나무와 입암어린이집을 지나 우측으로 돌아가니 오늘의 목적지인 입암면사무소(입암면행정복지센터)입니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임도안내도

 

 

 

 

 

 보호수 회화나무

 

 

 

 

 

 

 

 

 

원래 외씨버선길 4코스의 종착지는 선바위관광지로 여기서 약 2.5km를 더 가야하지만 산악회 측에서는 다음코스인 외씨버선길 5코스의 거리가 11.5km에 불과해 거리를 단축해 시행하기로 했는데 이는 바람직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4코스의 거리는 원래 18.3km이나 오늘은 2.5km를 단축했음에도 실제 18.0km를 걸었습니다. 이는 두들마을을 요모조모 둘러보느라 많이 걸었기 때문입니다. 동해안 해파랑길 700km를 걸을 때는 거의 평지에서 등산지팡이가 필요없었지만 외씨버선길은 전 구간 산악지형을 경유하므로 반드시 지팡이를 소지하는 게 좋습니다.

 

 

《외씨버선길 4코스 개요》

 

▲ 일자 : 2021년 2월 20일 (토)

▲ 코스 : 고현저수지 밑 송이골버스정류소-시량교-진시골 입구-지경리재(청송.영양경계)

                -가축사료공장-화매천 원리교-두들마을(장계향음식디미방)-너부랑골-옥계지

                -임도-양향임도삼거리-임암면사무소

▲ 거리 : 18.0km

▲ 시간 : 4시간 5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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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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