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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29코스는 삼척시 원덕읍 호산터미널에서 시작해 근덕면 용화리에 다다르는 18.3km의 도보길로서, 둑길과 고갯길을 지나며 임원항과 휴양림을 거치는 구간입니다. 이번 코스의 주요 관광포인트를 살펴보면 싱싱한 활어회를 맛볼 수 있는 임원항, 검봉산 자연휴양림, 그리고 각종 해양체험 프로그램과 숙박.관광시설이 잘 갖춰진 용화해수욕장을 들 수 있습니다.
29코스의 들머리는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 소재 호산버스터미널입니다. 호산천에 걸린 호산1교를 건너 원래는 좌측의 뚝방길(둑길)을 따라 가야하지만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라 뚝방길이 막혀 그냥 도로를 따라 직진합니다. 원덕읍행정복지센터와 호산1리 마을회관 및 원덕중고등학교를 지나면 송실교에서 뚝방길과 합류하는데, 옥원1리 미을표석이 있는 곳에서 동해안국토종주 자전거길(청색 실선)을 따라 우측으로 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이제부터는 매우 지루한 도로길입니다. 호산천을 벗어나 갈곡천을 끼고 도는 이 길은 바로 이웃에 고속도로 뺨치는 세련된 7번국도가 내달리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옛 7번 국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광레미콘을 지나면 지붕이 태양열집열판으로 된 삼척그린파워 태양열 주택단지입니다. 조금 더 가니 좌측으로 소공대비 5.5km라는 이정표가 있는데요. 소공대비는 조선 세종 때 청백리 황희정승을 기리는 비석입니다. 그런데 이 길은 최초로 해파랑길을 조성할 때의 길로서 현재는 소공대비를 경유하지 않고 임원항 방면으로 바로 이어집니다.
길은 점점 오르막으로 변하는데 비록 경사는 완만하지만 딱딱한 시멘트 포장도로를 걷노라니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탁한 느낌이 심신을 피로하게 만듭니다. 노곡교차로 우측에는 한국남부발전(주) 삼척발전본부가 있군요. 고개를 넘어 작진삼거리와 노곡삼거리를 지나가는데 삼척의 명소인 수로부인 헌화공원을 알리는 대형 입간판이 길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비화항 갈림길(바화삼거리)을 지나면 해파랑길은 6번국도와 나란히 달리는데 바로 앞에 임원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6번국도 고가도로 교각을 지나자 우측으로 임원해수욕장 안내간판이 세워져 있네요. 임원항은 국가어항으로 주요 어종은 오징어, 가자미, 대게 등으로 활어회가 유명해 미식가들이 찾는 곳이어서 그런지 주차장에 차량이 많이 보입니다.
임원항교 앞에는 수로부인 헌화공원을 알리는 대현간판이 서 있는데요. 원해 해파랑길은 여기서 임원초등학교 방면으로 직진하지만 필자는 수로부인을 만나러갑니다. 최신형 엘리베이터를 타면 순식간에 공원입구인데요. 이곳에는 수로부인 조형물, 울릉도 전망대, 카페, 순정공(수로부인 남편) 조각상, 헌화정, 십이지신상 등 볼거리가 많은 공원입니다.
공원을 한바퀴 돌아보고는 임원항교로 되돌아와 우측으로 갑니다. 원덕읍임원출장소와 임원초등학교를 지나 임원1교를 건넙니다. 여기서 원래 해파랑길은 좌측의 임원천을 따라 검봉산자연휴양림 방면으로 이어집니다. 그렇지만 이쪽은 내륙의 도로를 계속 걸어야하는 매우 단조로운 길이기에 우리는 이쪽 길 대신 해변의 도로를 걷기로 결심하고는 직진합니다.
명성 아스콘공장과 임원중학교 입구를 지나면 도로는 임원재를 향하여 점점 오르막으로 변합니다. 그런데 도로에서는 바다가 전혀 보이질 않아 피로도가 누적됩니다. 임원재를 지나 7번 국도의 교각 밑을 통과한 후 지루하게 걷노라니 우측으로 신남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원덕읍 갈남2리 소재 신남항은 해신당공원과 어촌민속전시관으로 유명한 지방어항입니다.
U자형으로 구부러지는 도로에는 해신당공원과 어촌민속전시관을 알리는 아취가 세워져 있네요. 빨간 등대가 보이는 신남항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니 해신당공원 주차장이 나옵니다. 이곳에는 제2매표소가 있군요. 동해안 유일의 남근숭배민속(男根崇拜民俗)이 전해 내려오는 해신당공원에는 어촌민의 생활을 느낄 수 있는 어촌민속전시관, 해학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남근조각공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남근을 소재로 한 갖가지의 조각작품들은 너무 적나라해서 소개하기가 민망할 정도라고 하더군요.
해신당공원을 뒤로하면 갈남항입니다. 갈남마을은 아담한 어촌마을이지만 명태잡이와 미역채취로 한때는 인근에서 부유한 마을로 손꼽혔으며, 1970년대 동해안 해산물 양식 개척지이기도 한 곳입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마을의 모습과 북쪽으로 보이는 삼척해상케이블카 장호역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삼척해상케이블카와 인접한 바다의 기암괴석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조개사 입구를 지나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장호어촌체험마을로 들어섭니다. 바닷가로 오니 장호항인데요. 삼척시 근덕면 장호리 소재 장호항은 국가어항으로 수로부인 설화로 유명한 헌화가의 발원지이며, 나폴리형 해안선이 있어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명소입니다.
장호항을 뒤로하고 도로를 따라 가노라면 장화용화관광랜드가 보이는데, 이곳에 삼척해상케이블카 용화역이 있습니다. 이곳을 우측 옆구리에 끼고 돌아가면 목적지인 삼척해상레일바이크 용화정거장입니다.
오늘 21.5km를 걷는데 약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해파랑길 29코스의 원래 거리는 18.3km이지만 수로부인헌화공원을 답사하느라 약 3km를 더 걸었습니다. 이번 코스는 딱딱한 도로로만 걸어야했기에 매우 지루하고도 피곤한 일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임원항을 지나 검봉산 자연휴양림코스 대신 바다쪽 길을 선택해 갈남항과 장호항을 만난 것은 그나마 이번 코스의 마무리를 만족스럽게 장식할 수 있도록 해준 참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이제 해파랑길 50코스를 모두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 10월 하순부터 마지막 남은 이 코스를 답사하기 위해 무려 5개월을 기다린 것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단골 산악회가 출발을 계속 연기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해파랑길 완주는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해파랑길 29코스 개요》
▲ 일자 : 2021년 3월 14일 (일)
▲ 코스 : 호산버스터미널-원덕고-작진삼거리-노곡삼거리-비화삼거리-임원항교
-수로부인헌화공원(왕복)-임원교-신남항 입구-해신당공원 주차장
-갈남항-장호항-용화항 삼척해상레일바이크 용화정거장
▲ 거리 : 21.5km
▲ 시간 : 4시간 50분(수로부인 헌화공원 답사시간 50분 포함)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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