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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도능선에서 본 일월산

 

 일월산 자생화공원

 

 

 

 

 

외씨버선길은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경북 청송, 영양 및 봉화와 강원도 영월의 4개군이 모여 만든 240km의 도보길(15개 코스)로서, 이 4곳의 길이 합쳐지면 그 모양이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 나오는 외씨버선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길은 청송에서 시작해 영양 및 봉화를 거쳐 영월에서 끝나는데, 육지속의 섬이라 불리는 외씨버선길은 국내트레킹 가운데 아마도 가장 이름이 예쁘고 아름다운 길일 것입니다.

 

 

 

 

 

 

 

외씨버선길 6-1코스는 “영양연결선”으로 외씨버선길 6코스와 7코스를 이어주는 코스입니다. 이 코스는 주실마을 지훈문학관에서 북동쪽으로 700m 거리에 있는 이곡교에서 출발해 반변천의 지류인 장군천을 따라 일월자생화공원에 이르는 18km의 도보길로서, 주요볼거리는 일월산 자생화공원으로 이는 일제가 수탈한 폐광지역을 재정비해 4계절 꽃을 볼 수 있는 전국 최대규모의 야생화공원입니다.

 

6-1코스의 들머리는 918번 지방도로에서 장군천을 건너는 이곡교입니다. 이곡교는 배골버스정류소 앞에 있는 다리로 다리를 건너면 배골로입니다. 아마도 이곳의 마을이름이 배골인듯 합니다. 마을에는 영양연결선을 알리는 이정표가 이방인을 반겨줍니다.

장군천에 걸린 이곡교

 

 이곡교에서 우측으로 본 풍경

 

 

 배골로의 모습

 

 

 

 

 

 

 

골짜기 쪽의 소로를 걸어가노라니 큰 비닐하우스에 특수채소재배 시범사업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데 하우스 안을 들여다봐도 무엇을 재배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갈림길에 도착해 우측의 산 속으로 진입합니다. 그런데 약 200여 미터를 가니 다시 도로가 나오네요. 도로변의 영양연결선 안내문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무너져 내린 폐가는 산촌마을의 실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특수채소재배 시범사업장

 

외씨버선길 영양연결선 안내도

 

 무너져 내리는 폐가

 

 

 

 

 

 

삼거리에 도착해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우니 도계2리 마을회관이 나오네요.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 영양군 일월면 도계리입니다. 마을의 가옥에는 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쌓아둔 집이 많더군요. 잠시 후 영양 연결선은 임도를 따라 오리리까지 이어집니다. 길목에는 논에 비닐을 덮어둔 곳이 많은데 이는 고추재배용이라고 합니다. 고추가 자라면 더 높게 비닐을 씌운다고 하는군요.

 도계2리 마을회관

 

 

가옥 앞에 쌓아둔 땔감용 나무

 

 

임도 안내문

 

고추재배용 비닐 밭

 

 

 

 

 

 

 

임도의 가장 높은 고갯마루에 완주인증사진촬영포인트가 있네요. 임도는 원칙적으로 차량통행이 가능한 곳이어서 걷기는 참 좋습니다. 임도가 끝나고 다시 도로를 만나 새마을교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니 길목에 오리리 마을회관이 산뜻한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납니다. 새마을 교 옆 언덕에는 오리마을 생태쉼터가 있는데 올려다 본 보호수 거목이 하늘을 가립니다.

 완주인증사진촬영포인트

 

걷기 좋은 임도

 

 오리마을 생태쉼터

 

새마을교

 

 오리리 마을회관

 

 

 

 

 

 

 

길섶의 둥굴레를 보면서 평지교를 건너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여기 있는 다리 이름도 평지교로군요. 이 때 모래사장에서 레저용으로 이용할만한 4륜구동 탈 것을 운전한 어느 아줌마가 홀로 걷는 필자에게 말을 건넵니다.

“어디서 왔나요?”

“서울서 왔습니다.”

 

그런데 아줌마의 다음 질문에 필자는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입산금지인데 왜 산에 오세요?”

 

순간 필자는 내가 입산금지를 위반했는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면 앞쪽에 간 사람들은 왜 되돌아오지 않는지 의아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쉼호흡을 하고는 디음과 같이 대꾸합니다.

“우리는 산을 가는 게 아니라 길을 가는 것입니다.”

 

이후 필자는 그냥 발길을 재촉했고 그녀는 뒤로 횡 지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지금 걷는 이 길은 외씨버선길로서 영양군에서 조성해 걷기를 장려하고 있는 곳입니다. 오늘 이 길을 걸어오면서 출입을 통제했다는 안내문을 본 적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둥굴레

 

 평지교

 

 또 다른 평지교

 

 

 

 

 

 

 

한참을 가노라니 작은 연못 둑에 자두나무가 하얀 꽃(오얏꽃)을 피우고 있는데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이 마치 벚꽃 같습니다. 조금 더 가니 바로 길옆에 입산금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 이는 길을 가면서 산으로 들어가 산나물을 채취하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그렇다면 이 길은 통행을 허용하는게 확실한데 아까 그 아줌마가 무슨 자격으로 입산금지니 길을 가지 말라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의 고장을 찾은 이방인에게 환영은 못할망정 불쾌감을 준 것은 정말 시정되어야 하겠습니다. 꼭 말을 하고 싶었으면 길을 가면서 산나물을 채취하지 말라고 당부하는게 옳았을 테지요.

 작은 연못 둑의 자두나무꽃

 

 

 

 

입산금지 현수막

 

 

 

 

 

 

 

이제부터 임도의 고도가 점점 높아집니다. 다만 지그재그로 만든 길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여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능선의 중턱에 다다르자 임도는 평지로 이어지는군요. 길섶에 화사한 보랏빛 자태를 뽐내는 봄꽃은 각시붓꽃입니다. 좌측으로 저 멀리 영양의 명산인 일월산(1,219m) 정상부가 우뚝 솟아 있습니다.

 지그재그로 고도를 높이는 임도

 

 각시붓꽃

 

일월산 정상부 능선 

 

 

 

 

 

 

임도갈림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우측의 산으로 오릅니다. 갈림길에는 두 번째로 완주인증 사진촬영지점이 있습니다. 능선에 오를 때까지 올라가는 길이 만만치 않네요. 능선을 뒤로하면 이제는 가파른 내리막이 기다립니다. 이 급경사 내리막 코스는 어떤 산행길보다도 더 힘들고 상당히 위험한 하산길입니다.

 임도갈림길

 

 두 번째 완주인증 사진촬영지점

 

능선으로 오르는 길

 

 

 

 

 

 

 

 

내리막 경사를 빠져 나와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사실 이런 산길을 걸을 때는 마스크를 벗어도 무방합니다. 왜냐하면 동료들과 충분히 거리두기가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중국발 황사가 전국을 덮쳐 미세면지 농도가 최악의 상태(검은 해골표시)라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높은 산을 넘으려니 더욱 힘이 듭니다.

 산길을 빠져 나온 곳의 이정표

 

 문암리 마을

 

 

 

 

 

 

 

반변천의 홈거리교를 건너 만첩홍매화가 피어 있는 곳에서 바로 좌측의 둑방길을 걷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노란 꽃을 뒤로하고 길을 가는데 청보리밭에 다다르자 갑자기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의 강풍이 휘몰아칩니다.

 반변천 홈거리교

 

 만첩홍매화

 

 

 이름 모를 노란꽃(산수유?)

 

 청보리밭

 

 

 

 

 

 

 

잠시 후 31번 국도를 만나 북쪽으로 갑니다. 용화벌매골 버스정류소에서 좌측의 벌매교를 건너 우측 반변천변의 비포장도로를 걸어갑니다. 반변천은 그간 규모가 매우 큰 하천이었는데 이곳의 반변천은 소규모 하천으로 크기가 작아져 상류쪽인 것 같습니다.

 31번 국도

 

반변천변의 비포장도로

 

 

 

 

 

 

 

 

 

이제부터 길은 비포장도로가 끝나고 반변천변의 기슭으로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여러 차례 작은 오르내림이 반복되니 벌써 17km 이상 걸은 다리는 점점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때때로 통나무계단과 나무테크로 조성된 길을 걸으며 그래도 당국이 걷는 사람들을 위해 배려했다는 느낌은 듭니다. 아무리 걸어도 끝날 줄을 모르더군요.

 

 

 

 

 

 

 

 

 

그러다가 도적바위의 전설을 알리는 안내문을 만났다면 이제 목적지는 바로 코앞에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도적바위는 두 개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데 모두 이곳의 도장바위가 깨지자 용화사라는 절이 쇠퇴해 스님들이 모두 떠나고 남은 절은 산적들의 소굴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바위에는 용화동천(龍化洞天)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군요.

 

용화동천 음각글씨 

 

 

 

 

 

 

 

 

이웃에는 반변천을 건너는 나무다리가 보이는데 외씨버선길은 다리를 건너지 말고 직진하라고 되어 있지만 도보꾼들은 가급적 이 다리를 건너기를 권장합니다. 왜냐하면 조금 후 나타나는 징검다리는 노약자는 건너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변천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

 

 

 난이도가 높은 징검다리

 

 

 

 

 

 

 

징검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조금 더 가면 오늘의 목적지인 일월산자생화공원입니다. 영양군 일월면 용화리 소재 일월산 자생화공원은 원래 일제가 1939년부터 광물수탈을 목적으로 일월산에서 채굴한 금.은.동.아연 등의 선광장 및 제련소가 있었던 곳으로 해방 후 우리나라 사람이 계속 운영하였으나 채산성악화로 1976년도 폐광된 곳입니다. 그 후 영양군은 금속 제련과정에서 발생한 화학성 독성물질과 토양오염으로 버려진 이 땅을 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염원을 제거하고 전국 최대의 야생화공원으로 조성한 곳입니다.(2001-2004)

 

 

 

 

 

 

 

 

 

현재 이곳은 일월산과 주변에서 자생야생화(금낭화, 구절초, 원추리, 벌개미취 등)와 소나무 및 느티나무 등 향토수종 6,000본을 식재하여 조성한 녹음이 우거진 공원으로 변모하였습니다. 그런데 필자가 방문한 날은 공원에서는 꽃을 거의 볼 수 없었는데요. 아마도 꽃이 피기에는 계절적으로 좀 이른 듯 합니다.

 

 

 

 

 

 

 

 

 

 

 

 

오늘 약 19km를 걷는데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외씨버선길 6코스 다음에 이어지는 코스를 7코스로 하는 대신 왜 6-1코스로 이름을 붙였는지 궁금했는데 실제로 답사를 하고 보니 이 코스는 그냥 건너뛰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 듯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코스는 일반적인 둘레길(트레킹)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외씨버선길(전체)은 편안한 길이 아니라 산행으로 생각해야 할 정도로 산길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 코스는 가장 힘을 들여야 하난 난코스였습니다. 사실 볼거리도 목적지의 일월산 야생화공원이 유일한데 계절적으로 때가 맞지 않아 공원의 모습도 다소 썰렁하더군요.

 

 

 

《외씨버선길 6-1코스 개요》

 

▲ 일자 : 2021년 4월 17일 (토)

▲ 코스 : 이곡교-도계2리마을회관-임도-새마을교-오리리마을회관-평지교-임도

             -임도갈림길-문암리 홈거리교-반변천 둑방길-39번 국도-벌매교

             -반변천변 비포장도로-도적바위-징검더리-일월산자생화공원

▲ 거리 : 19.0km

▲ 시간 : 5시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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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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