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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씨버선길은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경북 청송, 영양 및 봉화와 강원도 영월의 4개군이 모여 만든 240km의 도보길(15개 코스)로서, 이 4곳의 길이 합쳐지면 그 모양이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 나오는 외씨버선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길은 청송에서 시작해 영양 및 봉화를 거쳐 영월에서 끝나는데, 육지속의 섬이라 불리는 외씨버선길은 국내트레킹 가운데 아마도 가장 이름이 예쁘고 아름다운 길일 것입니다.

 

 

 

 

 

 

외씨버선길 8코스는 “보부상길”로 분천역에서 출발해 현동역 및 춘양역을 거쳐 춘양면사무소에 이르는 18.5km의 도보길로 옛사람들이 분천에서 춘양까지 봇짐을 지고 걸어 다녔던 산길입니다. 이 코스의 주요볼거리는 분천역산타마을, 해발 300미터 산중에 위치한 친환경 휴양지 봉화 황토테마파크, 무인 간이역으로 변한 현동역, 억지춘향의 유래가 된 춘양역을 들 수 있습니다.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소재 분천역은 영동선(경북 영주역-강원 강릉역)을 달리는 소규모 철도역입니다. 현재 분천역에는 무궁화호, 누리로열차, 동해산타열차, 백두대간협곡열차, 경북나드리열차가 운행중입니다. 분천역이 그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은 2013년 백두대간협곡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하면서부터인데 이곳에 산타마을이 조성되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는 산타 및 이와 관련된 가지가지의 조형물이 많아 사진을 찍기 참 좋은 곳입니다. 분천역에서 산타마을을 지나 분천교를 건넙니다. 분천교는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로 교량 북단에는 산타빌리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크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외씨버선길을 답사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낙동강을 만났는데, 다리 위에서 바라본 낙동강은 이곳이 상류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그 규모는 상당이 커보였습니다.

 

 

 

 

분천교에서 본 산타마을

 

 

 

 

 

 

분천교를 건너면 외씨버선길 안내도가 있는데, 여기서 우측으로 갑니다. 몸을 약간 돌리면 방금 건너온 분천교와 낙동강 너머로 산타마을의 모습이 살짝 보입니다. 조금 가다가 길은 36번 국도로 이어지는데요. 평지교 교각아래를 살짝 들여다보면 넓은 주차장에 산타와 순록이 아이들과 함께 나란히 서 있는 조형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교각 옆으로 올라 분천터널로 뻗은 36번 국도를 걷다가 어우천교를 건넌 후 우측 아래로 내려서면 외씨버선길은 인근 야산으로 오르게 됩니다.

 

낙동강 너머로 보이는 산타마을 

 

 평지교 교각아래 넓은 주차장 입구의 산타조형물

 

 어우천교를 지나 우측의 숲으로 진행

 

 

 

 

 

 

외씨버선길 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이름 모를 야산을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릅니다. 해발고도를 약 100m 높이는 적업이 쉽지 않더군요. 이런 길을 옛 보부상들이 짐을 지고 넘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능선 안부를 지나 넘어가는 발걸음을 한결 편합니다. 조망이 훤히 트이는 개활지로 나와 각종 채소가 자라는 밭길을 걷습니다. 산뜻한 전원주택을 뒤로하고 시멘트 포장길을 가다가 아까 이별했던 36번 국도를 다시 만나 횡단합니다. 사실 국도를 무단으로 횡단하면 안 되지만 차량통행도 뜸하고 또 외씨버선길을 그리 만들어 놓았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매우 가파른 오름길

 

내려가는 길

 

숲을 빠져 나와 바라본 모습

 

 

 가야할 시멘트길

 

 

 

 

 

국도를 횡단해 구 도로를 만나 우측으로 갑니다. 길섶에는 붉은 병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어 길손의 마을을 어루만져 주는 듯 하네요. 매현교차로 좌측 화단에는 작약도 곱게 피어 있습니다. 수도권 특히 경기남부지역의 작약은 이미 시든지가 한참 되었는데 이곳은 이제 절정이라니 오지인 봉화지방의 기온은 확실히 낮음을 알 수 있군요.

 붉은 병꽃

 

매현교차로

 

도로변의 작약군락지

 

 

 

 

 

 

매현교차로를 지나자 도로좌측 아래로 잠시 사라졌던 낙동강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는데 높은 곳에서 바라본 그 풍광이 상당히 매혹적입니다. 도로변 건물에는 “카페.펜션 오로지”라는 상호가 붙어 있는데요. 내려다보이는 곳은 바로 봉화황토테마파크입니다. 이곳은 한여울 소수력발전소에서 운영하는 테마파크로 황토방 등 고향에 대한 추억과 소수력발전이라는 과학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테마 관광농원으로 작은 수목원같이 잘 조성된 정원을 거닐며 옛 모습을 잘 복원한 황토집, 발전소 견학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오로지 카페와 낙동강

 

 오로지 카페

 

 봉화황토테마파크

 

 

 

 

 

 

 

테마파크를 둘러보고는 다시 36번 국도로 올라와 현동3교차로에서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길섶에 낙동강 세평하늘길 안내문이 있네요. 낙동강에 걸린 현동교를 건너 합소삼거리에서 우측 현동역으로 갑니다. 이곳은 예절의 고장인 현동3리입니다. 유장하게 흐르는 낙동강 위에 걸린 국도36호선 현동제2대교 교각을 지나자 좌측에 아담한 현동역이 있습니다.

 

 

합소삼거리 이정표

 

현동제2대교

 

 현동역

 

 

 

 

 

 

봉화군 소천면 현동리 소재 현동역은 영동선의 철도역으로 영주역, 동해역, 부전역 등으로 가는 열차가 1일 6회 정차하는 간이역입니다. 현재 이용객이 많이 줄어 무인역으로 운영되고 있지요. 인적이 없는 현동역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책꽂이 옆에 “아직은 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역사 밖으로 나오니 남북으로 뻗은 철길만이 철마가 달리는 곳임을 알려주고 있더군요.

현동역사 내부모습

 

남북으로 이어지는 철길

 

뒤돌아본 현동역

 

 

 

 

 

 

철길 뒤쪽의 계단을 오르니 막지고개에 대한 안내문이 있는데, 이 고개는 보부상들이 마지막으로 넘는 고개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이는 소천면사무소가 있는 소천장을 앞둔 마지막 고개이며, 오늘의 목적지인 춘양장까지는 살피재와 모래재를 넘어야 하는 긴 여정이 계속됩니다. 현동3히 마을회관을 뒤로하고 좁은 도로를 걸어가노라니 무너진 36국도변의 법면(둑이나 호안, 절토 따위의 경사면) 공사구간입니다.

 

 국도 36호선 법면 공사구간

 

 

 

 

 

공사구간을 지나자 소천면사무소 소재지인 현동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같은 행정구역인 소천면이지만 분천리는 분천역과 산타마을로 연중 외래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반면 이곳은 매우 조용한 산촌마을입니다. 소천면사무소와 소천초등학교를 지나 현동천에 걸린 제1현동교를 건넙니다. 우측에 현동중학교가 있지요. 원래 이곳에는 현동고등학교도 있었지만 인구감소로 지금은 폐교된 상태입니다.

가야할 소천면 현동리 모습

 

 소천면사무소

 

현동천의 맑은 물과 현동중학교(좌)

 

 

 

 

 

 

현동1교차로에서 씨라리골로 진입합니다. 이 골자기는 골이 깊고 숲이 무성해 전쟁 시에는 피난처 역할을 했다는군요. 원래 이곳은 억새가 많아 지나는 사람은 억새풀에 베어 쓰라림을 맛봐야해 씨라리골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이곳의 최고기온이 섭씨 20도라고 했음에도 내리쬐는 태양볕 아래 시멘트포장도로를 걸으려니 정말 무덥습니다. 고랭지 채소밭과 송아지 가족이 보이는 축사를 지나 서서히 고도를 높이다 살피재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씨라리골 입구(국도 31호선 씨라리천교 교각 밑)

 

 

 

 

 

 

 

 

 

 

민가가 보이는 곳에서 숲으로 진입합니다. 울창한 침엽수림대와 고랭지 채소밭을 지나자 오늘 가장 높은 지대(668m)인 높은터입니다. 예전엔 이곳에 화전민이 살고 있었지만 현재는 사람들이 농사만 짓고 있답니다. 이 때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해 비옷을 입었더니 정말 덥습니다. 기상청 일기예보에는 이 지역의 강수확률이 30%라고 했는데 이게 맞는 순간이더군요.

 

 

 

높은터

 

 

 

 

 

 

 

높은 터를 지나면 길은 내리막 일변도입니다. 삼거리갈림길에는 완주인증사진촬영포인트가 있네요. 외씨버선길 안내도에 자작나무숲길이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 자작나무의 모습은 매우 초라합니다. 오랜만에 터진 숲 사이로 먼 산의 능선이 넘실댑니다. 몇 구비를 돌아가니 민가가 보이는데 이곳은 관석마을이 있는 가메골(가마골)입니다.

내리막길

 

 삼거리 갈림길의 완주인증 사진촬영지점

 

 자작나무 숲길

 

 

 

가메골

 

 

 

 

 

 

 

가메골을 빠져 나온 후 관석교를 건너자 키가 큰 호밀이 자라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이채롭습니다. 왜냐하면 도심에서는 거의 호밀을 볼 수가 없거든요. 참고로 필자는 일반 밀가루빵 대신 호밀빵을 즐겨 먹습니다. 조금 더 가니 오늘의 고개인 모래재입니다. 모래재를 뒤로하고 춘양역을 향해 종종걸음합니다.

 호밀

 

 모래재

 

 

 

 

 

 

 

길목에는 모내기를 마친 벼가 파랗게 잘 자라고 있군요. 드디어 춘양면 의양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철길 교차로를 지나 좌측으로 조금 가니 춘양역입니다. 춘양역은 영동선의 기차역으로 우리가 흔히 쓰는 “억지춘양”이라는 말의 유래가 되는 곳입니다. 우리는 “억지춘양이다”라고 말하면 보통 춘향전의 춘향이를 억지로 흉내 낸다는 뜻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흔한데 사실은 그렇지 않답니다. 춘양역으로 들어오는 기차선로의 모습을 잘 살펴보면 말발굽 모양으로 춘양면을 한 바퀴 휘감아 도는 형태로 만들어져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이 독특한 선로모양은 원래 노선계획상 기차가 춘양면을 지날 계획이 없었는데 당시 지역 출신 정치인의 요구로 인하여 억지로 지금의 기차선로의 모습으로 변경하여 춘양역이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억지춘향은 “원치 않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함을 이르는 말”로 사용됩니다.

 

 춘양면 의양리 마을

 

철도건널목

 

춘양역 방면 철길

 

 춘양역

 

 

 

 

 

 

 

춘양역을 지나 운곡천에 걸린 춘양인도교를 건넙니다. 춘양인도교에는 봉화를 대표하는 송이버섯 조형물이 있네요. 운곡천에서 바라보는 현지의 모습은 바로 청정 봉화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춘양면사무소 앞 88번 지방도로변에 등산버스가 서 있군요. 오늘 약 20km를 걷는데 5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분천역을 출발한 후 야산을 오를 때의 깔딱고개를 제외하고는 길은 대체로 무난했지만 3개의 오르막 고개를 넘어야했고 또 산길을 제외하고는 딱딱한 포장길이어서 발바닥의 피로를 많이 느낀 트레킹이었습니다. 어찌되었던 과거 보부상들이 이처럼 멀고도 함한 길을 짐을 지고 걸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춘양인도교

 

인도교 난간의 송이버섯

 

운곡천에서 본 청정 춘양

 

 

 

 

《외씨버선길 8코스 개요》

 

▲ 일자 : 2021년 5월 29일 (토)

▲ 코스 : 분천역-분천교-깔딱고개-36번국도-매현교차로-봉화황토테마파크

              -현동3교차로-현동교-함소삼거리-현동역-현동3리미을회관-소천면사무소

              -현동교차로-싸라리골-살피재-높은터-가마골-모래재-춘양역

              -춘양인도교-춘양면사무소 도로

▲ 거리 : 19.5km

▲ 시간 : 5시간 2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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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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