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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선달산

 

 상운사에서 늦은목이로 가는 길목의 침엽수림

 

 

 

 

 

 

외씨버선길은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경북 청송, 영양 및 봉화와 강원도 영월의 4개군이 모여 만든 240km의 도보길(15개 코스)로서, 이 4곳의 길이 합쳐지면 그 모양이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 나오는 외씨버선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길은 청송에서 시작해 영양 및 봉화를 거쳐 영월에서 끝나는데, 육지속의 섬이라 불리는 외씨버선길은 국내트레킹 가운데 아마도 가장 이름이 예쁘고 아름다운 길일 것입니다.

 

 

 

 

 

 

 

외씨버선길 11코스는 “마루금길”로 선달산 등산로 입구인 상운사에서 시작해 백두대간 마루금인 선달산 및 이웃한 어래산을 거쳐 김삿갓 문학관에 이르는 17.5km의 도보길로서, 봉화와 영월을 이어주는 이 길은 외씨버선길 전체구간 중에서도 고도가 가장 높고 험한 구간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 코스의 주요 목적지는 백두대간 제18구간 제34소구간에 있는 선달산(1,236m),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한 어래산(1,064m), 그리고 김삿갓 문학관을 들 수 있습니다.

 

11코스의 들머리는 원래 봉화군 물야면 오천리 소재 상운사이지만 지난 10코스를 답사하면서 생달마을에서 마무리하였기에 오늘은 생달마을에서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상운사까지의 거리는 2.7km로군요. 생달마을은 소백산 자락길이 지나는 곳이기도 한데 민가는 몇 안 되어 보이지만 전원주택 같은 집이 보이는 산촌마을입니다.

 

 

 

 

 

 

 

 

 

소형차만 다닐 수 있는 도로를 걸어갑니다. 길 양쪽으로 펼쳐지는 주택들이 마치 숲속의 가옥같은데 일반 가옥뿐만 아니라 회사의 영업용사무실도 있습니다. 가야할 백두대간 마루금은 짙은 흰색의 비구름을 머리에 이고 있는데,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후 3시부터 비가 내린다고 하지만 제발 오보이기를 바랍니다.

 

 

 

 

 

 

 

 

 

상운사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좌측의 도로를 걷습니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초록의 세상이 펼쳐지는 세상으로 들어갑니다. 아담한 펜션과 산장(쉼터)을 지나 외씨버선길 10코스(약수탕길)를 알리는 이정표를 뒤로하고 약 500m를 더 가면 외씨버선길 전체 안내문이 길손을 맞이하는데 길은 이곳에서 바로 좌측의 숲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약수탕길(10코스)의 종점이자 마루금길(11코스)의 기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도로를 따라 직진해 조금만 올라가면 상운사가 있다고 하지만 미처 이를 알지 못해 그냥 숲으로 들어서고 말았습니다.

 

 

 

 

 

 

산수국

 

 

 

 

 

 

 

 

 

 

이제부터는 도로를 버리고 산길을 따라 걷습니다. 산 속에는 침엽수림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어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오솔길에서 시작된 길은 점점 고도를 높이며 안전시설이 설치된 경사면을 지나 목재계단을 오르면 늦은목이입니다.

 

 

 

 

 

 

 

 

 

 

 

 

늦은목이(786m)는 경북 영주시 부석면과 봉화군 물야면의 경계에 위치한 고갯마루로 봉화에서 충북 단양으로 가기 위한 길목이기도 합니다. 늦은목이는 느슨한 고개 또는 낮은 고개라고 한다는데 사실 해발고도가 거의 800m에 육박하면 결코 낮은 고개가 아니지만 그만큼 주변에 높은 산이 많다는 반증이겠지요. 예전엔 보부상들이 넘나들었으나 지금은 차량통행이 불가능하여 산꾼들이나 가끔 드나드는 외딴 곳이 되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늦은목이 옹달샘은 내성천의 발원지로 예성천은 봉화와 영주 및 예천을 지나 문경에서 낙동강과 합류합니다.

 

 

 

 

 

 

 

늦은목이에서 우측 선달산까지의 거리는 1.9km로 빡쎈 오름길이어서 시간이 꽤 걸릴듯 합니다. 등산로는 백두대간길로 이어지는 곳이어서 그런지 위험한 곳은 전혀 없습니디. 중간에 만난 소나무는 그 굵기가 엄청컸는데 그냥 사진상으로는 가늠이 안 되지만 사람을 옆에 두고 보면 그 크기를 실감할 것입니다. 문화재보수 시 대들보로 사용해도 될만큼 곧게 뻗은 소나무를 보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선달산을 900m 남겨 놓은 지점을 지나면 주변은 안개구름이 자욱합니다. 길목에는 유달리 하얗게 보이는 자작나무 한 그루가 길손의 눈길을 끄는군요. 드디어 선달산 갈림길입니다. 선달산(1.236m)은 여기서 우측으로 약 50m 지점이 있으므로 꼭 가봐야 합니다. 필자는 15년 전인 2006년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갈곶산(966m)과 선달산을 이어서 답사했는데 눈이 쌓여있는 계절(2월)에 21km 거리를 무려 9시간에 걸쳐 걸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그 당시 정상에는 백색의 나무말뚝에 산 이름을 기록해 둔게 전부였는데 지금은 멋진 정상표석이 반겨주더군요.

 

 

 

 

 

 

 

 

 

 

 

정상에서 삼거리로 되돌아와 회암봉 방면으로 갑니다. 회암봉까지의 길은 능선길이지만 숲으로 인해 전혀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길은 초원 위를 걷는 것처럼 편안합니다. 길섶에는 나리꽃도 피어 있더군요. 1135봉을 지나 조금 더 가면 회암봉(1,137m)이지만 어느 등산 매니아가 걸어놓은 안내문이 전부입니다.

 

나리꽃

 

 

회암봉 정상

 

 

 

 

 

 

그런데 회암봉에서 회암령으로 내려서는 길이 정말 난코스입니다. 능선에 자리잡은 거대한 암봉 또는 절벽으로 인해 우회해야 하는 길은 굉장한 급경사를 내려서야하는데 비록 계단이나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발걸음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바위 우회로

 

뒤돌아본 내리막 계단

 

 끝없이 이어진 하산로

 

 

 

 

 

 

드디어 회암령에 도착했지만 앞으로 목적지까지는 9.1km를 더 가야 합니다. 필자를 비롯한 일행은 종주를 포기하고 여기서 좌측의 남대리로 하산합니다. 지금까지 외씨버선길을 답사하면서 정상코스를 이탈해 탈출하기는 처음입니다. 그렇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체력의 한계가 드러남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종주인증 사진촬영포인트인 회암령에는 식수를 넣어둔 양심장독대가 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생수 3명이 들어있더군요. 이 생수는 진짜 목마른 이들을 위해 그대로 둔 채 하산합니다. 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해 부득이 우의를 입었더니 무척 덥네요.

 

 

 

 

 

 

 

해발고도가 높아서인지 침엽수립의 등걸은 파릇파릇한 잔가지가 전혀 없어 쓸쓸한 겨울철 나무를 보는 듯 삭막한 풍경입니다. 내려서는 계곡에는 이끼가 낀 돌이 많아 매우 미끄럽습니다. 실제로 필자 앞뒤로 가는 사람들은 미끄러져 낭패를 당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산행 중 안전사고는 참으로 우연히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곳을 이끼계곡이라고 한다는 말이 있지만 확실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회암령에서 하산을 시작한지 약 40분 만에 민가가 보이는 곳으로 나옵니다.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큰 소나무 두 그루가 마치 형제처럼 자라고 있네요. 도로로 내려서니 영주시 남대리 경노당입니다.

 

 

 

 

영주시 남대리 경노당 

 

 

 

 

 

 

여기서 산악회 버스를 타고 최종목적지인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소재 난고 김삿갓 문학관으로 이동합니다. 문학관 앞에는 영월객주(외씨버선길 답사인증센터)가 있고 김삿갓을 소재로 한 각종 조형물과 시비공원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더군요.

외씨버선길  영월객주

 

 

 

 

 

 

 

 

 

오늘 봉화 생달마을에서 출발해 선달산과 회암봉을 거쳐 영주 남대리로 하산하는데(13km) 거의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평소 산을 날아다닌다는 베테랑 산꾼들도 이번 마루금코스는 무척 어려웠다고 합니다. 끊임없이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느라 진이 다 빠져버렸답니다. 당국(봉화 및 영월군)에서는 왜 11코스를 거창하게 마루금길이라 이름 붙여놓고 선달산-회암령-어래산-곰봉삼거리로 이어진 길을 조성했는지 의문입니다. 체력이 짱짱한 사람만 걸으라는 구간인가요? 차라리 늦은목이에서 소백산 자락길을 이용해 남대리로 가서 마포천변을 걸으며 김삿갓 문학관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설정했으면 보통사람도 종주하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을 테니까요.

 

 

 

《외씨버선길 11코스 개요》

 

▲ 일자 : 2021년 7월 3일 (토)

▲ 코스 : 생달마을-상운사-늦은목이-선달산 삼거리-선달산(왕복)-회암봉-회암령

              -남대리 경노당

▲ 거리 : 13km

▲ 시간 : 4시간 4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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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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