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한반도 중부지방 내륙산간에 위치한 치악산(비로봉 1,288m)은 1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으로 이곳에 총 11개 코스(139.1km)의 둘레길이 2021년 5월 개통되었습니다. 제주 올레길과 동해안 해파랑길처럼 바다를 낀 길들이 섬세하면서도 아름답고 여성스러운 길이라면 치악산둘레길은 외씨버선길과 함께 거칠고 투박하며 남성스러운 길입니다.
치악산 둘레길 5코스 “서마니 강변길”은 초치를 출발해 자작나무와 낙엽송 숲길을 거쳐 서마니강변 데크길을 따라 가면서 황둔찐빵마을에 이르는 10.4km의 도보길입니다. 이 코스의 주요 볼거리는 인근에 유원지 및 캠핑장이 많아 피서지로 인기가 높은 서마니강, 마을 일대가 찐빵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황둔찐빵마을을 들 수 있습니다.
5코스의 들머리는 원래 초치이지만 이곳은 황둔찐빵바을에서 2.5km거리에 자리잡고 있어 원주시 신림면 황둔리 소재 황둔찐빵마을 참살이광장 주차장에서 출발해 초치로 향합니다. 황둔초등학교와 황둔중학교 사이의 도로로 진입해 민가를 지나갑니다. 이 길은 지난번 4코스를 답사하면서 초치에서 이쪽으로 하산한 적이 있어 눈에 익습니다. 좌측에 한옥으로 지은 펜션이 보이는군요.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서 숲으로 진입해 조금 가노라면 5코스 출발점인 초치입니다.
초치는 옛날 송계와 황둔마을에서 안흥장을 보러갈 때 넘는 첫 고개여서 불리던 고갯마루로 해발고도는 600m가 넘습니다. 황둔마을의 해발고도가 약 300m이므로 초치까지는 300m 정도의 고도를 올라온 셈입니다. 이곳에는 치악산 둘레길 종합안내도와 이정표가 잘 구비되어 있지요.
여기서 5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대문을 통과합니다. 숲길은 최근에 조성해서인지 신작로처럼 넓습니다. 초입에 자작나무가 여러 그루 보이더군요. 하늘을 찌를 듯한 낙엽송은 보기만 해도 시원합니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발걸음을 옮기면 조망이 트이는 고갯마루인 중골전망쉼터로 종주인증스탬프를 찍는 곳입니다. 앞에 보이는 높은 산 좌측으로 저 멀리 보이는 멋진 능선은 감악산(945m)입니다.
중골전망쉼터에서 지그재그로 조성된 길을 따라 내려서다가 골안골정상 1.2km 이정표를 만나 편안한 숲길을 걷습니다. 시멘트포장도로를 지나 흙길을 따라가노라면 울창한 소나무숲길인데 고갯마루에 오르면 서마니등산로 정상(골안골 정상)입니다. 이곳은 두 번째 종주인증 스탬프를 찍는 곳입니다.
여기서 송계교로 내려서는 길은 필자가 20년 이상 산을 다니면서 경험한 최고로 꼬불꼬불한 지그재그길입니다. 이런 길을 내느라고 관계당국이 고생을 많이 했더군요. 위에서 가야할 길을 내려다보니 저절로 탄성이 나올 지경입니다. 계곡으로 내려와 계속되는 길도 지그재그형이라서 정말 크게 놀랍니다.
현지의 이정표를 보니 골안골 정상에서 지그재그길을 따라 무려 800m를 내려왔더군요. 이제부터 평범한 숲길을 따라 걸으면 몇 그루의 노송을 만나는데 바로 옆은 411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송계교입니다. 송계교에서 지방도로의 노견에 조성된 나무데크를 걸어갑니다. 주천강변에는 단애((斷崖)가 형성되어 있고 가을의 전령인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도로 맞은편에는 펜션처럼 보이는 주택이 제법 나타납니다.
섬안교 옆 섬안이 버스정류소를 지나갑니다. 5코스의 이름은 “서마니”인데 이곳 지명은 “섬안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서마니강은 치악산 서쪽자락에서 흐르는 물들이 모여 이어진 강으로 인근에 유원지 및 캠핑장이 많아 피서지로 인기가 높은 곳입니다. 서마니란 명칭은 “섬안이”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는 강물이 마을을 휘감아 돌아 그 모습이 마치 섬안과 같다하여 지어진 이름입니다. 그런데 지도를 찾아보아도 서마니강이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아 현지 주민에게 물어보니 황둔천이 주천강과 합류하는 주천강 상류지점을 서나미강으로 부른다고 하네요.
수변데크길 맞은편에는 관광농원이 있는데 두 개의 하트조형물이 길손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서마니강 수변공원 쪽은 온통 초록의 세상이로군요. 수변공원을 뒤로하면 둘레길은 황둔천변으로 이어지는데, 서마니강변길 대문을 통과합니다. 황둔천변 주위로 녹색의 산하가 펼쳐지는군요.
유치교 옆을 지나갑니다. 강변 우측 논과 밭에는 가을수확을 앞둔 작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8월의 마지막 무더위에 황둔천의 물길을 벗삼아 터벅터벅 걷노라니 방주교회 옆 송계교에 도착합니다. 아까 411번 지방도로의 교량이 송계교였는데, 이곳 황둔천을 가로지르는 88번 지방도로상의 다리도 송계교로군요.
송계교에서 우측으로 가면 황둔사거리인데 이곳에 유명한 찐방가게가 모여 있습니다. 원주시 신림면 황둔리 소재 황둔찐빵마을은 마을일대가 찐빵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 불리는 이름입니다. 가게마다 반죽재료와 찐빵 속 앙금재료가 저마다 달라 제각기 고유의 맛과 향기를 뽐내며, 재료에 따라 찐빵의 색깔이 다르게 보입니다.
이웃한 농협하나로마트가 5코스의 종점이지만 우리는 등산버스가 주차하고 있는 황둔초교 앞 참살이광장 주차장으로 갑니다. 마트 옆에는 신림면사무소 황둔출장소가 있군요. 황둔초교 앞 삼거리에 황둔찐QWkd마을을 아리는 대형 홍보입간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여기서도 원주의 명산인 감악산의 멋진 능선이 매우 잘 조망됩니다.
오늘 13km를 걷는데 약 4시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8월 하순의 하늘아래 그늘이 없는 강변길을 걸으며 막바지더위를 온몸으로 체험하노라니 거의 녹초가 되었습니다. 이번 코스는 특별한 볼거리나 역사적인 기념물 하나 없는 그야말로 자연과 벗삼은 여정입니다. 치악산 둘레길은 반은 거의 산행이라서 둘레길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네요.
《치악산 둘레길 5코스 개요》
▲ 일자 : 2021년 8월 28일 (토)
▲ 코스 : 황둔초교-초치-중골전망쉼터-골안골정상-송계교-섬안교-유치교-송계교
-하나로마트-황둔초교
▲ 거리 : 13.4km
▲ 시간 : 4시간 2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하트(♡)를 눌러주세요!
로그인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728x90
반응형
'치악산 둘레길(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원주혁신도시를 경유하는 치악산 둘레길 11코스 “한가터길” (20) | 2021.10.27 |
|---|---|
| 지그재그 숲길을 걷는 치악산 둘레길 10코스 “아흔아홉골길” (20) | 2021.10.26 |
| 3개의 임도를 걷는 치악산 둘레길 9코스 “자작나무길” (14) | 2021.10.12 |
| 치악산 둘레길 7코스 “싸리치옛길”, 8코스 “거북바우길” (18) | 2021.09.27 |
| 매봉산 산허리를 잇는 치악산 둘레길 6코스 “매봉산 자락길” (19) | 2021.09.13 |
| 횡성 태종대와 노구소에 얽인 애잔한 역사이야기 (14) | 2021.08.27 |
| 딱딱한 도로를 걷는 무미건조한 여정, 치악산 둘레길 4코스 “노구소길” (17) | 2021.08.20 |
| 고려충신과 조선태종의 일화 간직한 치악산 둘레길 3코스 “수레너미길” (14) | 2021.07.26 |
| 치악산 자락의 새재를 넘는 치악산 둘레길 2코스 "구룡길" (15) | 2021.07.16 |
| 작은 오르내림이 계속되는 원주 치악산 둘레길 1코스 “꽃밭머리길” (18) | 2021.07.1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