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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선계곡 뒤로 보이는 지리산 정상부 주능선

 

 

 

 

 

지리산둘레길은 국립공원 지리산이 품고 있는 5개 시군(전북 남원, 전남 구례, 경남 하동.산청.함양)의 120개 마을을 잇는 21개 코스, 300km의 장거리 도보길입니다. 이 길은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연결해 트레킹이 가능하도록 환형으로 조성하였습니다.

 

 

 

 

 

 

3코스(인월-금계)는 전라북도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와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를 잇는 20.5km의 도보길입니다. 이 길은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하면서 넓게 펼쳐진 다랑논과 6개의 산촌 마을을 지나 임천으로 이어지는 길로서, 전 구간에 제방길.농로.차도.임도.숲길 등이 골고루 섞여있습니다.

 

3코스의 원래 들머리는 전북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구 인월교)이지만 지난 번 2코스를 답사하면서 이곳에서 중군교까지는 이미 걸었기에 이번에는 중군마을(중군교)에서 시작합니다. 남원시 인월면 중군리 소재 중군마을은 고려시대 운봉현에 속했던 마을로 고려군대의 기본편성은 중군, 전군, 후군, 좌군, 우군의 오군이었는데, 이곳은 고려 오군 중 중군이 주둔한 곳으로 마을이름을 중군리(중군동)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중군정(中軍亭)에서 좌측 백련사 및 선화사 이정표가 있는 방향으로 길을 떠납니다. 주택가 벽에는 농촌생활을 알리는 소박한 벽화가 그려져 있어 마음이 포근합니다. 길섶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은 언제나 여행자를 기쁘게 만듭니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산길이지만 좌측으로 내려서면 임도길이어서 우리는 임도길로 접어듭니다. 두 길 모두 당국에서 인정하는 정식 둘레길이기에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자유입니다. 좌측에는 흙집과 기와집으로 지은 펜션이 보이네요.

 

 

 

 

등산길과 임도길의 갈림길 삼거리

 

흙집펜션

 

 

 

 

 

 

임도길은 람천을 따라 이어지다가 잠시 후 우측으로 서서히 고도를 높입니다. 수성대 매점에 도착하니 아까 산길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과 만나더군요. 매점을 지나 임도에서 좌측의 숲으로 내려섭니다. 나무데크를 지나자 작은 계곡인데 이곳에 수성대라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필자는 수성대라기에 매우 커다란 바위를 기대했습니다. 보통 무등산 서석대, 성삼재와 노고단 사이의 종석대, 청옥산 북쪽 고적대 등은 큰 바위나 주상절리가 있는 멋진 곳이거든요. 그런데 수성대는 작고 평범한 계곡입니다. 이 계곡의 물은 인근 중군마을과 장항마을의 식수원으로 음용될 만큼 맑고 깨끗하답니다.

수성대 가는 길

 

수성대 매점

 

수성대

 

 

 

 

 

 

수성대계곡의 나무다리를 건너 호젓한 산속으로 걸어가니 작은 고갯마루인 배넘이재입니다. 이곳은 운봉고을이 호수일 때 배가 넘나들었다는 전설의 고개입니다. 여기서 목적지인 금계까지는 14.7km를 더 가야 하는데 이제부터 길은 내리막입니다. 침목계단을 지나 비교적 편안한 길을 걸으며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를 감상하노라니 시계(視界)가 확 트였고 당산소나무에 도착하기까지 멀리 지리선 주능선이 보입니다.

배넘이재

 

 

 60번 지방도로 뒤쪽의 삼봉산 능선

 

대형 건축물 뒤로 보이는 지리산 주능선

 

 

 

 

 

 

남원시 산내면 장항리 소재 소나무 당산(당산 소나무)은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410년이 지난 거목인데, 지금도 마을주민들이 당산제를 지내고 있는 신성한 나무로 천왕봉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드리우고 있어 감탄을 자아냅니다. 이를 노루목 당산소나무로 부르는 것은 1600년경 처음으로 마을을 형성하게 되었고 산세의 지형이 노루의 목과 같은 형국이라 하여 노루 장(障)자를 써 “‘장항마을”이라 불렀기 때문입니다. 이곳에는 3코스의 첫 번째 스탬프 박스가 있습니다.

보호수인 당산소나무

 

 

당산 소나무의 웅장한 자태

 

 

 

 

 

 

아래로 내려가면 우측에 소박한 장항마을이 보입니다. 장항마을 입구에는 지리산 신선 둘레길 종합안내도가 보이는데 지리산 둘레길과는 별도로 신선둘레길이 있는 모양입니다. 람천에 놓인 장항교를 건넙니다. 그런데 60번 지방도로 좌측에 “지리산 통인문”과 “파랑새 날다”(지리산 희생자 합동 위령비)라는 대형 비석이 보이더군요.

 장항마을

 

 

 

삼봉산 능선

 

장항교에서 본 람천의 물길

 

 

 “파랑새 날다” 표석

 

 

 

 

 

 

남원 산내우체국 지나 지방도로에서 좌측 서룡산과 삼봉산의 남쪽 기슭으로 진입합니다. 도로변에는 빨갛게 물든 사과나무와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가 길손의 눈을 홀리는 가운데 남서쪽으로는 지리산 서북능선의 세걸산과 바래본 및 덕두산 능선이 펼쳐지지만 무식한 필자는 산 이름을 정확하게 분간을 하지 못합니다. 감도 정말 먹음직스럽지만 일손이 없이 수확을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안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과수원 사과나무 

 

 

 

 지리산 서북능선 산줄기(뒤쪽)

 

 

 

 

 

 

서룡산 남쪽소재 서진암 갈림길에서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갑니다. 길목의 대형 고사목 한 그루는 서서히 삭아 내리면서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달 보도에 의하면 김형석 원로 교수(만 101세)께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자 어느 변호사가 "저래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 하다는 것“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겨 그 이름을 전국 방방곡곡에 알리게 된 사건이 생각납니다. 나무든 사람이든 일정한 때가 되면 모두 자연으로 되돌아간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 고사목을 통해 깨닫는 것이지요. 따라서 불구대천의 원수가 아니라면 나이든 사람에게 빨리 죽어라고 비방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서진암 갈림길

 

고사목 한 그루

 

 

 

 

 

 

작은 고개를 넘어 숲을 빠져나와 지리산 주능선을 다시 바라보면서 중황마을로 갑니다. 마을쉼터를 지나면 중황마을인데요. 둘레길은 마을 뒤쪽의 산길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개 한 마리가 나타나 길손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앞쪽으로 조금씩 달아나면서도 뒤돌아서서 멈추고는 필자의 동향을 살핍니다. 이 녀석은 검정색의 바탕무늬를 가진 귀공자타입의 개로군요. 우리가 강아지를 바둑이로 부른 기억이 나는 데 이 녀석의 털 색상이 바둑알을 연상시켜 영락없는 바둑이입니다.

지리산 주능선

 

 

 

 

귀공자 같은 바둑이

 

 

 

 

 

 

대형항아리가 보이는 곳의 의자에 앉으면 지리산이 모두 내 품에 있을 듯 하군요. 전망데크를 뒤로하고 도라지 밭을 지나갑니다. 큰 소나무 한 그루가 있는 곳에는 비탈진 산골짜기에 다랑이논(여러 층으로 겹겹이 만든 좁고 작은 논)이 많이 보이지만 지금은 가을추수가 끝난 시점이어서 그 모습이 그냥 평범합니다. 벼가 익어 황금들판으로 변했을 때가 사진 찍기에 가장 좋겠지요.

 

뒤돌아본 전망데크

 

 도라지 밭

 

 

 

 

 

 

등구재 상호가 들어간 민박집과 식당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등구재가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해발고도가 상당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최근 내린 비로 인해 논에는 물이 차 있군요. 등구재 정상에 오르는 비탈길은 상당히 힘듭니다. 해발고도 650m의 등구재는 전북 남원시 산내면과 경남 함양군 마천면의 경계로서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옛 길목입니다.  등구재는 아홉구비를 오르는 고개라는 의미로 등구치라도고 하며, 이곳에서 좌측으로는 삼봉산, 우측으로는 백운산과 금대산이 있습니다.

물이 차 있는 다랑이논

 

 등구재 오르막 길

 

 

 

등구재 이정표

 

 

 

 

 

 

등구재에서 급경사 침목계단길을 내려서면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요. 임도에서도 완만한 오르내림이 계속되니 다리가 점점 무거워집니다. 임도변에 자주 보이는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갑니다. 길목의 가축농장에는 토실토실한 토종닭이 활개를 치며 놀고 있네요. 임도를 내려서면서 다시 지리산 주능선을 보며 걷습니다.

 

 

토종닭장

 

지리산 주능선(우측)

 

 

 

 

 

수령 300년이 지난 대형 당산나무(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는 곳에는 두 번째로 3코스 스탬프가 있습니다. 당산나무가 있는 창원마을은 조선시대 마천면의 세금으로 거둔 차나 곡식 등의 물품들을 보관한 창고가 있었다는 유래에서 “창말”(창고마을)이었다가 이웃 원정마을과 합쳐져 창원마을이 되었습니다. 창고마을이었던 유래처럼 현재도 경제적 자립도가 높아 넉넉한 산촌의 곳간 마을로 불립니다. 창원산촌생태마을에서는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 지리산 주능선 안내사진이 있어 길손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네요.

 창원당산나무

 

 

 

지리산 주능선

 

 

 

 

 

 

 

시멘트 포장도로를 지나 오늘 코스 중 마지막 숲길로 진입합니다. 그리 가파른 오르막은 아니지만 지쳐서인지 매우 힘들게 느껴집니다. 고갯마루로 올라선 후 나무데크를 이용해 내려섭니다. 칠선계곡 뒤로 지리산 정상부의 주능선이 잘 조망되는군요. 이정표를 따라 마을로 내려오니 지리산 둘리길 함양센터가 있는 금계마을인데 행정구역상으로는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입니다. 의탄리에는 금계마을을 비롯해 임천 너머로 의평마을과 의중마을이 있습니다. 임천을 가로지르는 의탄교 옆에는 지리산 둘레길과 자락길 관련 각종 안내정보가 있더군요.

 

 

 칠선계곡 뒤로 보이는 지리산 정상부 주능선

 

 

 

 

 

 

 칠선계곡 뒤로 보이는 지리산 정상부 주능선

 

 

 

 

3코스는 지리산 둘레길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코스라고 합니다. 그래서 2코스 답사 시 3코스의 초입부 2.5km를 이미 걸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19km를 5시간 이상 걸었으며 오르내림이 심해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중군교에서 수성대를 거쳐 장항교까지 이어진 길의 설계는 이해가 잘 안됩니다. 왜냐하면 이 구간의 산길에서는 그냥 코스를 늘렸다는 것 말고는 아무런 볼거리나 역사적인 유적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군교에서 람천을 따라 평지로 길을 계획했다면 난이도가 한결 경감되었을 테니까요. 어째든 3코스는 지리산 주능선을 가장 잘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일 것입니다.

 

 

 

《지리산 둘레길 3코스 개요》

 

▲ 일자 : 2021년 10월 16일 (토)

▲ 코스 : 중군마을(중군교)-삼거리갈림길-임도길-수성대-배넘이재-소나무당산-장항교-중황마을-다랑이논

             -등구재-창원마을-금계마을(의탄리 지리산 둘레길 함양센터)

▲ 거리 : 18.8km

▲ 시간 : 5시간 1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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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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