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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2013학년도 입시에서부터 수능영어과목 폐지 및 영어능력시험 전환, 2010학년도부터 영어과목은 영어로 수업하는 방안 등을 잇달아 내났다. 이에 대해 영어 사교육시장이 더욱 팽창하고 학부모들의 부담도 더욱 가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2008. 1. 26 문화일보).

  누가 뭐라고 해도 영어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제1순위의 국제어이다. 우리나라도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공식적으로 영어를 배운다. 그동안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14년을 영어공부에 매달렸지만 막상 외국인 앞에서는 주눅이 들어 입을 뻥긋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문법과 독해위주로 배운 영어지식이 실생활에서 거의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인수위원회에서 이의 해결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본다.

  우리는 그 동안 영어조기교육을 놓고도 각 이해주체간에 상반된 의견이 제시되었다. 어린이에게 영어조기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국어를 제대로 익히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치관의 혼란을 초래해 어린이의 정서발달과 언어습득에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또 영어조기교육열은 또 다른 과외열풍을 가져와 빈부격차에 따른 소외감을 불러일으키므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1990년 후반부터 2년 간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세계관광기구(WTO, World Tourism Organization) 사무국에서 파견근무 할 기회가 있었다. 같은 시기에 아프리카 케냐(Kenya)의 관광국장을 역임하였던 무실라(Mr. David Musila)가 사무국의 전문 스태프(staff)로 특별채용(기간 3년)되었는데, 우연히 글쓴이와 같은 건물의 아파트를 임차하여 생활하게 되었다.

  이역만리 타향인 마드리드에 거의 친구가 없었던 우리는 주말이면 여행을 같이하기도 하고 상호 방문하여 음식을 나눠먹기도 하는 등 매우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이 케냐가족은 모두가 자기나라말을 포함하여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과거 영국의 지배를 받아 영어가 공용어이며, 케냐의 국어는 물론 나이로비지방에서 통용되는 토착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였다. 이른바 3개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것이다.

  글쓴이는 어릴 때부터 3개의 언어를 사용하면 헷갈려서 언어를 습득하기가 어렵지 않느냐고 질문하였더니, 유아 때는 다소 혼동되지만 성장함에 따라 자동적으로 언어별로 정리가 되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바로 언어교육의 해답이 있는 것이다. 언어는 어렸을 때부터 집중적으로 교육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도미하여 미국에서 생활한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생활한 교포2세에 비하여 영어발음이 서툴고, 소위 혀가 꼬부라지는 정도도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다시 말하면 언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그 언어의 환경에 빠져야 한다는 말이다. 십여 년 전 하광호 교수는 "영어의 바다에 빠뜨려라(에디터, 1995)"는 제목의 저서를 통해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현 실정은 어떠한가. 1997년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에서 영어를 처음 배우는 시기를 중학교 1학년에서 초등학교 3학년으로 낮췄다.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한 발전이다. 그러나 초등학교 3학년부터 배우는 것도 늦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부 학부모들은 초등하교 취학 전부터 자녀가 영어를 습득하도록 가르치기도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우리말을 잘 해야 영어 등 외국어를 잘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어릴 적에는 우리말과 글공부를 열심히 하고 고학년이 되어서 외국어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이다. 지금까지 경험했지만 이런 교육을 받고서도 대부분의 국민이 영어의 벙어리가 되었으니 이 주장도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면 무엇보다도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자주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영어가 들리도록 해야 한다. 듣지 못하면 말 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영어로 일상생활 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영어교사 확보 등 이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에 대하여는 논외로 하기로 한다. 

  이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물론 경기도 파주의 영어마을 같은 것을 많이 조성하는 것도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연간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의 숫자가 얼마나 되나? 또 실제로 며칠 그곳에서 현장학습을 한다고 하여 영어실력이 향상되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글쓴이는 우리 국민들에게 영어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영어전용 TV방송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 영어전용방송으로는 주한 외국인을 위한 아리랑방송, 주한 미군을 위한 AFN 방송, 실시간 뉴스채널인 CNN방송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모두는 유감스럽게도 케이블방송 채널이다. 케이블 방송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고서는 시청할 수가 없다. 또한 전국방방곡곡에 케이블방송 전송사업자가 있는 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각 방송마다 방송하는 내용도 특정되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쓴이는 케이블이 아닌 일반공중파 방송으로 영어전용방송을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새로운 방송국을 설립하여 운영하는데 많은 시일과 경비가 소요된다면 현재의 KBS 제2TV 채널을 영어전용방송으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KBS나 관련기관에서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원래 KBS 제2TV 채널은 1980년 신군부의 방송통폐합 조치 때 동양방송(TBC TV)을 강제로 빼앗아 KBS에 인수시킨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그야말로 KBS가 공영방송의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의 영어교육정상화를 위해 봉사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미국이나 영국 등의 뉴스, 드라마, 다큐, 시사토크 등 다양한 외국의 프로그램과 영어교육을 위한 알찬 방송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앞으로 가정에서 누구나 추가비용 부담 없이 TV채널을 돌리기만 하면 항상 영어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경우 우리국민들의 영어실력향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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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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