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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 드디어 신라시대의 색녀인 미실이 죽었습니다. 미실 역을 맡은 고현정의 연기가 워낙 빼어났기에 미실이 죽자 이를 애통해하는 소리마저 들리는 듯 합니다. 분위기 상으로 보면 분향소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죽은 미실의 모습 


그동안 제작진은 드라마에서 미실이 차지한 비중을 생각하여 그녀가 명예롭게 죽은 방법을 강구한다는 말이 파다했습니다. 실제 미실은 마지막 순간 대야성에서 정말 신라의 왕과 같은 모습으로 신국인 신라를 걱정하며 음독 자결하였습니다. 음독하였음에도 자세도 꼿꼿하고 전혀 피를 토하지도 않았습니다. 

                           미실이 마신 독배잔을 들고 놀라는 비담

                             자세가 잠깐 흔들린 미실

                              흔들린 미실을 잡아주는 비담


                               미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킨 비담   


백제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속함성 성주가 미실을 지키기 위해 대야성 앞까지 군사를 이끌고 달려왔지만, 백제군이 신라를 침범할 것이라는 전령을 받은 미실이 속히 회군토록 명령하면서 국경을 지키라고 조치한 것입니다.

                             미실의 회군명령을 읽는 속함성 성주

                            속함성 성주 


대야성에는 백기를 내걸고 미실의 수족과도 같았던 설원랑에게 덕만공주 앞에 무릎을 꿇도록 함으로써 내전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위기를 평화롭게(?) 해결한 것입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스스로 저지른 위기를 스스로 끝냈기 때문입니다.  

                                 대야성에 내건 백기

                                 덕만공주 앞에 무릎 꿇은 설원랑

  
글쓴이는 사극은 사극일 뿐 역사적인 사실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실제의 역사와 드라마가 내용상 어느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은 시청률을 올리려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 블로거는 이 드라마의 역사왜곡사실을 여러 차례 지적하고 있는 데, 저는 이들의 역사지식에 진정으로 탄복할 따름입니다.

                           미실을 만나 자기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바로 미실이라고 말하는 덕만공주


                                미실을 제압할 대책을 논의하는 덕만공주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이 덕만공주를 천명공주의 동생으로 설정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신라 26대 진평왕은 쌍둥이 딸인 덕만공주(장녀)와 천명공주(차녀) 그리고 백제왕의 왕비가 된 선화공주(3녀)를 낳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덕만은 천명의 언니인 것입니다. 언니와 동생을 왜 바꾸었는지 의아합니다.

어제 50회에서 미실이 죽었습니다. 그런데 정부(情夫)인 설원랑은 살아서 덕만공주에게 항복합니다. 화랑세기에 의하면 진흥왕부터 3대에 걸쳐 권력을 휘두르던 미실은 김유신이 15세 풍월주가 된 이후로 서서히 권력을 잃기 시작했으며, 말년에 영흥사에서 거주하였습니다.

                                 덕만공주와 함께 미실에게로 가는 설원랑


영흥사에 있을 당시 미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병에 걸려 여러 달 동안 일어나지 못했는데, 설원랑이 밤낮으로 옆에서 간호하면서 자신이 미실의 병을 대신하겠다고 밤마다 기도하던 끝에 서기 606년 58세의 나이로 미실보다 먼저 죽었습니다. 미실은 매우 애통해 하며 자신의 속곳을 함께 넣어 장사지냈답니다. 실제로 미실이 병사했는지 어찌 죽었는지는 기록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드라마에서는 미실이 설원랑보다 먼저 죽었습니다. 정사든 야사든 분명한 사실은 이에 따르고 분명하지 않은 사실은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재미있게 구성해도 될 텐데 왜 알려진 사실을 이렇게 많이 왜곡하는 지 모를 일입니다.

                            끝까지 미실이 믿고 의지했던 설원랑

사실 따지고 보면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 정사에는 미실은 등장하지 않고, 현재 사학계에서 정사로 인정받지 못하는 <화랑세기>(김인문 저)에만 미실이 보인다고 합니다. 서강대 이종욱 총장은 <색공지신 미실>이라는 책에서 이제는 <화랑세기>도 역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역사가들에게 맡길 일이지만 보통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역사드라마를 보면 이게 정사인 것으로 오해합니다. 따라서 드라마 제작자가 화랑세기를 토대로 어느 정도 기록된 사실에 기초하여 드라마를 만들지 않는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지난번 방영된 KBS 사극 <천추태후>도 역사왜곡이 심했다고 합니다. 역적을 영웅으로 미화하는 등 왜곡이 심하면 결국 사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키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사극 제작진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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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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