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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산 정상의 인파



남녀가 각각 등산배낭을 메면 불륜이라니!


며칠 전 인기 블로거 한 분이 다음 뷰(view)에 올린 "산에 갈 때 이런 커플, 십중팔구는 불륜이다"라는 글에서 커플이 불륜인지 아닌지는 등산배낭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녀의 주장을 옮겨 보겠습니다.

『부부가 근교로 등산을 갈 때는 남편이 점심과 음료수 등 웬만한 것은 다 들고 갑니다. 아내는 그냥 스틱하나 들고 들렁 들렁 따라 옵니다. 따라서 부부인 경우 남녀모두 합해서 배낭은 하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불륜커플은 등산 간다고 남편과 아내에게 거짓말하고 나와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배낭을 메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남녀모두 큰 배낭을 지고 온 경우 불륜일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산에 간다고 집에서 남자는 아내가 바리바리 싸준 것을 배낭에 지고 올 것이고, 여자는 남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이것저것 또 바리바리 싸들고 나올 것입니다. 그러니 큰 배낭을 같이 메고 온 남녀는 일단 불륜이 의심 가는 커플입니다.』

                               사패산 정상의 조망 



위 주장을 보면 일견 그럴 듯 합니다. 위 글을 읽고 보니 몇 년 전 글쓴이가 자주 참가했던 어느 안내산악회의 총무(산악회장의 부인)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산악회 측에서는 산행에 꾸준히 참가한 남녀를 부부등산객으로 보았는데, 어느 날 산행도중 같이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두 남녀의 배낭에서 나온 도시락과 반찬이 전혀 달라서 비로소 이들이 부부가 아니고 친구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이처럼 남녀가 각자 배낭을 따로 준비한 경우 불륜일 가능성이 많다는 어느 블로거의 주장은 이런 측면에서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글의 서두에서 근교로 산행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들었기는 하지만 실제로 부부가 제대로 된 배낭을 메고 등산을 즐기는 커플이 많은 요즈음 이들을 불륜으로 의심하거나 폄하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등산은 흔히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뒷동산에 산책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교 산이든 장거리 산이든 산에 가는 사람들은 항상 배낭을 등에 메고 갑니다. 물론 서울근교의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에 오르면 배낭은 고사하고 물병도 없이 빈손으로 산에 오르는 무모한 사람들을 자주 목격하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사패산에서 본 뭉게구름



그렇지만 산에 갈 때는 간식과 식수는 기본이며, 또 하산 후 갈아입을 여분의 옷을 꼭 챙겨야 하기 때문에 배낭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산에서 미끄러지는 경우 배낭은 안전판 역할을 하여 몸을 보호해 줍니다.

그러므로 비록 부부라 하더라도 아내는 남편에게 그 무거운 짐을 모두 지우지 않습니다. 산행 중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은 자신의 배낭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것입니다. 따라서 남녀가 각자 배낭을 따로 메고 근교산행을 하는 경우 불륜일 가능성이 많다는 주장은 평소 등산을 다니며 건전한 여가생활을 즐기는 수많은 부부등산객을 욕보이는 편견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낭은 등산의 필수품이지 불륜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그런 사치품은 절대로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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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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