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서해랑길 72코스-태안 용난굴 경유 만대항까지
pennpenn
2025. 7. 1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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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휴전선의 DMZ 평화누리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서쪽바다와 함께 걷는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의 송호리 땅끝탑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북쪽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 이르는 109개 코스 1,800km에 달하는 장대한 트레일 코스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드넓은 갯벌과 황홀한 일몰, 그리고 종교와 문물교류의 역사를 만나게 됩니다.

서해랑길 태안 72코스는 태안군 이원면 내리 소재 꾸지나무골해변에서 출발해 태안군 이원면 내리 만대항에 이르는 8.4km의 도보길로 작고 아름다운 해변과 조용한 숲길을 걸으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길 수 있는 코스입니다. 이 코스에서는 조수 차에 따라 바닷물이 빠지면 동굴이 드러나는 용난굴, 썰물에 길이 열리는 무인도로 솔향기길의 노을명소 여섬(꽤갈섬), 삼형제바위, 지방어항인 만대항을 만납니다.

72코스의 출발지는 태안군 이원면 내리 소재 꾸지나무골해변입니다.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은 생소한 이름만큼 일반인에게 다소 낯선 곳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작고 아담한 백사장과 푸른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있으며, 백사장 양 끝에는 갯바위가 있어 바다 낚시터로 많이 이용됩니다. 그런데 이번 코스의 거리는 8.4km로 서해랑길 코스 중에서 가장 짧으며 두루누비에서도 난이도를 보통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구간의 고도표기를 봐도 모두 50m이하로 정말 평범해 보입니다. 그런데 고도 50m도 안 되는 산길을 오르내리는 게 이토록 힘든 일인지 경험해보지 않고는 모를 것입니다. 이 길을 걷는 이들은 등산스틱을 준비하고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입니다.
꾸지나무골 해수욕장 북단 경기대수련원 앞에는 서해랑길 72코스를 알리는 안내지도가 있는데 그 옆에는 태안솔향기길 안내도도 보입니다. 태안해안길은 솔향기길, 해변길, 태배길, 안면솔길로 나뉘어지는데, 태안솔향기길 1코스는 오늘 걸어야할 서해랑길 72코스와 동일한 노선입니다. 초입부터 작은 고개를 넘으며 “아!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했다면 지극히 정상입니다.





첫 번째 고개를 넘어 안부에 도착하니 도투매기입니다. 지명에 대한 해설이 없어 이개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수국이 피어 있는 아담한 펜션이 반겨줍니다. 바다 건너 태안화력발전본부가 잘 보이네요. 다시 고개를 넘어가 큰어리골에 도착합니다. 자드락 펜션 앞에는 모래와 암석이 있는 해변이 나타나네요.









다시 숲길로 진입했는데 정자가 있는 곳에 와랑창이라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와랑창은 세모꼴 모양의 수직으로 뚫린 해저 동굴 속 바위 사이로 바다와 이어진 작은 창이 있어 작은 물결에도 파도가 일어 울려 퍼지는 물소리가 와랑와랑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고 하여 와랑창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좌측 정자아래에는 조망대가 있어 이곳을 내려가면 독수리 바위를 볼 수 있습니다.




다시 숲길을 걸으며 북쪽을 보니 멀리 여섬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안부에 도착하니 차돌백이인데 이쪽의 해안은 모래대신 암석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시 숲으로 진입했는데 잠시 후 삼거리갈림길입니다. 이곳이 굉장히 중요한 지점인 이유는 서해랑길은 직진해 크게 좌측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서해랑길에서 벗어난 용난굴을 가기 위해서는 바로 좌측으로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현지 이정표는 서해랑길 방향인 만대항은 직진, 태안솔향기길은 좌측으로 가라고 합니다. 필자는 두루누비의 따라가기를 켜고 가다가 이를 살펴본 후 용난굴을 경유하는 솔향기길을 따라 좌측으로 갔는데 이는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코스를 벗어났다는경고음은 그냥 무시하면 됩니다. 다만 이곳에 용난굴이 있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없는 것은 서해랑길을 걸으며 용난굴을 답사하려는 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처사입니다.



잠시 후 안부에 도착하자 용난굴관련 각종 자료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태안군 이원면 내리 321 소재 용난굴은 용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해안가 굴입니다. 오랜 옛날 용난굴에는 두 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할 날만을 기다리며 오손 도손 지내고 있었지만 두 마리 중 한 마리만이 승천하게 되고 남아 있던 한 마리는 끝내 승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답니다. 이후 승천하지 못한 용은 울분을 참지 못한 채 피를 토하고 죽으면서 바위가 되었으며 그 바위가 바로 용난굴 앞 망부석입니다.




안으로 들어서서 한 구비를 돌아가니 바로 용난굴인데 용난굴보다는 오히려 주변에 보이는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곳에는 부처바위, 곰바위, 손바닥바위 등 기암이 있다고 하였지만 시간이 급해 이를 일일이 찾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용이 되지 못했다는 망부석은 이곳 주변에서 매우 잘 보였습니다.

용난굴 입구





용난굴을 지나 북쪽으로 조금 더 가니 만대항으로 가는 이정표가 나오고 그 다음에는 용난굴 이정표가 있습니다. 해변가에 있는 해랑해카페와 펜션을 뒤로하고 다시 숲으로 진입해 지레너머를 지나 돌앙뗑이에 서니 여섬이 상당히 가깝게 보입니다. 안부로 내려서니 여섬 안내문이 있습니다.










태안군 이원면 내리 소재 여섬은 무인도로 꽤갈섬 또는 꽤갈도라고 합니다. 이 섬은 간조시 암반과 몽돌이 노출되어 육지와 연결됩니다. 여섬은 서해바다 쪽으로 이원방조제가 축조되면서 제방 안의 섬은 모두 육지가 되었으나 제방 바깥의 남은 섬 하나가 바로 여섬입니다. 여섬은 갯바위낚시터로도 유명하고 해질녘 낙조가 일품이라고 합니다.


여섬을 뒤로하고 고사목을 경유하자 넓은 공터인데 이곳은 가마봉 전망대입니다. 가마봉은 솔향기길에서 전망이 제일 좋은 곳으로 썰물 때 배를 타고 파도가 넘실대는 갯바위를 바라보면 갯바위 모양이 가마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입니다. 새색시가 가마를 타고 가마봉에서 결혼하면 행복하게 잘살게 된다고 전해집니다. 가마봉에서 여섬을 바라보면 아름다운 여인이 바닷물 속에 드러누워 얼굴만 내어놓은 여인상 같은 옆모습이 보인다는군요. 이곳의 이름은 수룽구지로군요.





이곳 전망대에는 V자를 그리고 앉아있는 남성상이 있는데 바로 솔향기길 지킴이 차윤천 선생의 조형물입니다. 천혜의 자연 경관 절경을 자랑하는 태안 앞바다에 2007년 12월 7일 이 지역을 운항하던 선박(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원유유출사고가 발생해 큰 재앙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이원면민회장을 맡고 있던 차윤천 선생은 기름 제거작업을 위해 위험한 비탈길과 언덕에 길을 내어 간신히 바닷가로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그 후 3년에 걸쳐 곡괭이로 산을 깎고 다듬어 꾸지나무골과 만대를 연결하여 지금의 솔향기길 1코스(10.2km)가 탄생하게 되었으며, 태안군에서 안전시설과 정자를 세우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여 솔향기길 방문객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깁니다. 숲속은 그늘이기는 하지만 바람이 전혀 없어 섭씨 32도의 찜통더위를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능선을 오르내리느라 진이 다 빠져 버렸습니다. 노루금과 칼바위를 지나갑니다. 근욱골해변을 뒤로하고 샘너머와 회목쟁이(바다로 들어가고 나오는 길이 좁고 잘록한 모습)를 지나 당봉전망대에 도착합니다. 당봉전망대는 옛날엔 넓은 바위가 있어 그곳에 제사상을 차려놓고 풍어제를 지냈던 자리인데 지금은 매년 1월 1일 해맞이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쇠막금해변과 붉은앙뗑이를 뒤로하고 이원반도의 동쪽바다로 진입합니다. 큰구매수둥 위로 올라 좌측으로 가면 삼형제봉, 우측으로 가면 만대항인데, 너무 피곤해 삼형제봉은 생략하고 만대항 방면으로 내려섭니다. 해변가에 도착하니 삼형제바위 안내문이 있군요. 태안군 이원면 내리 소재 삼형제바위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삼 형제가 어느 날 어머니가 뻘일을 나가 돌아오지 않자 나란히 앉아 어머니를 부르다 앉은 채 죽어 바위가 됐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보는 장소에 따라 하나에서 세 개까지 달리 보입니다.









다시 우측의 숲길로 들어섰다가 해상나무데크로 내려왔는데 데크가 끝나는 지점인 만대항에 서해랑길 73코스 지도가 있습니다. 태안군 이원면 내리 소재 만대항은 태안 최북단의 항구로 2004년 어촌정주어항으로 지정됐으며, 2010년에 지방어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만대항에서는 비교적 조용하고 한적한 바다여행을 할 수 있으며, 많은 낚시객들이 방문해 선착장에서 미끼를 던지면 망둑어를 비롯해 우럭, 노래미 등이 올라옵니다.








오늘 약 10km를 걷는데 4시간 2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원래 거리는 8.4km이지만 코스에서 벗어난 용난굴을 답사하느라 더 걸은 탓입니다. 그냥 코스 개요를 보면 거리도 짧고 해발고도도 낮아 평범하고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랑비에 옷이 젖듯 자주 오르내리노라면 어느새 지쳐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곳에 참여한 산악회 회원들은 등산과 걷기에는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베테랑들인데 상당수가 이구동성으로 서해랑길 중 가장 힘든 코스의 하나라는데 동의했습니다. 특히 삼복더위 철이어서 더욱 그러했지요.
《서해랑길 태안 72코스 개요》
▲ 일자 : 2025년 7월 12일 (토)
▲ 코스 : 꾸지마무골해변-용난굴-여섬전망대-가바봉전망대-당봉전망대-만대항
▲ 거리 : 9.7km
▲ 시간 : 4시간 2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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