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서해랑길 76코스-서산 가로림만의 갯벌과 숲길
pennpenn
2025. 9. 2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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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휴전선의 DMZ 평화누리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서쪽바다와 함께 걷는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의 송호리 땅끝탑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북쪽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 이르는 109개 코스 1,800km에 달하는 장대한 트레일 코스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드넓은 갯벌과 황홀한 일몰, 그리고 종교와 문물교류의 역사를 만나게 됩니다.

서해랑길 서산 76코스는 서산시 팔봉면 호리 구도항에서 출발해 서산시 팔봉면 양길리 팔봉초등학교에 이르는 12.9km의 도보길로 생태계의 보고인 가로림만에 위치한 갯벌체험장을 지나는 생태 탐방길로 어촌 마을길과 갯벌 및 숲길 등 다양한 길을 만날 수 있는 코스입니다. 길을 걸으며 가로림만 범머리길, 서산시 최초의 갯벌체험장인 팔봉갯벌체험장, 생태계의 보고인 호리병 모양의 가로림만을 볼 수 있습니다.

76코스의 출발지는 서산시 팔봉면 호리 구도항입니다. 구도항은 서산시장이 관리하는 지방어항으로 매우 한적해 보이네요. 구도항이 있는 이곳은 바로 가로림만인데, 이는 한반도 중서부에 있는 만(灣)으로 충남 태안군에서 서산시까지 걸쳐 있으며 만 안에는 고파도, 조도, 옹도 등이 있고 항구로는 대산항이 유일합니다. 가로림만은 북쪽을 제외한 동,서,남쪽이 막혀있으며 해안선의 길이는 161.84㎞, 입구 폭은 3.2㎞, 남북 폭은 22.4㎞입니다. 대부분이 닫혀 있고 서해안에 위치한 만이라는 지형적이고 해양적인 특성상 큰 갯벌이 형성되기 용이하며 국내 갯벌 중 가장 큰 규모이며 충남의 양식업과 연안어업을 책임지고 있는 만입니다.





구도항 북쪽으로 조금만 가면 여객선 계류시설 입구에 가로림만 범머리길 아취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두 마리의 호랑이가 길손을 환영하는 조형물이로군요. 가로림만 범머리길은 구도(범머리게이트)에서 출발해 드넓은 가로림만 해변길을 따라 호리반도를 한 바퀴 돌아 다시 구도로 오는 3.5km의 둘레길로 범머리는 범(虎)의 머리형상을 한 거대한 돌출바위산에서 연유한 마을이름입니다. 2015년 지역 창의아이디어 공모전에 선정되어 3.5km 구간을 조성한 이 길은 가로림만 해변을 따라 걸으며 지친 마음을 달래 보는 힐링의 길입니다.



숲으로 들어서니 연두곶이라는 안내문이 보입니다. “연두곶이”라는 이름은 돌출된 산 모양이 제비부리(燕頭)를 닮았다는 설과 다른 하나는 산의 형상이 연꽃의 수술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전합니다. 작은 고개를 넘어 해안가로 나오니 스문여라는 안내문이 있는데 “스문여”는 바다 가운데에 있어 썰물 때만 드러나는 바위섬으로 숨어있는 바위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바위섬은 해산물을 채취하러 갔던 20명의 아낙들이 밀물에 빠져 죽었다는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방금 넘어온 작은 고개가 있는 능선에는 구도성이 있는데 구도성은 가로림만으로 들어오는 해로를 관찰했던 옛 성으로 1516년 경 약 2.5m 높이로 600m 둘레의 석성을 쌓았다고 전해지며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숲길을 돌아 도로로 나오니 호2리 버스정류장입니다. 조금 걸어가니 도로 우측에 가로림글램핑장이 있군요. 계단을 올라 되돌아보니 글램핑장의 시설물이 잘 보입니다.





바닷가로 내려선 후 숲길에 도착하니 산양포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산양포는 바다에서 바라보면 산의 모양이 마치 산양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산 끝자락 봉우리에는 옛날 해미읍성을 지키던 충청 병마절도사 이유직의 묘소가 놓여있습니다. 임도를 지나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옻샘입니다. 안내문이 있는 곳에서 바다 쪽으로 약 10여 미터 들어가면 복원된 옻샘이 있습니다.



서산시 팔봉면 호리 소재 옻샘은 가로림만 해안가 고무레 해변에 예로부터 백사장 모래밭에서 사시사철 맑은 물이 보글보글 솟아올라오는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물이 흐르고 있어 마을주민들이 샘을 파놓고 이 물을 이용해 왔습니다. 특히 여름철 모기 등 벌레에 물려 가려울 때 또는 습진이나 옻으로 인한 피부병이 발생했을 때 이 물로 씻으면 신기하게도 낫는 걸 느껴 옻샘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약이 귀하고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 옻샘물이 인근 주민들에게는 신통한 샘물로 알려지게 된 것으로 옛날 유래를 찾아 지금까지 해변 중간에서 솟아나는 곳에 우물을 파서 옻샘으로 복원하게 되었습니다. 옻샘에서 정자가 있는 쪽으로 다가서면 고부레 쉼터가 있는데 이곳에는 해님달님 전래동화를 스토리텔링한 호랑이와 떡 파는 소녀상이 있습니다.




숲길 입구에는 이곳 고부레해변과 쉼터의 유래가 적혀 있습니다. 고부레는 바다를 향해 삐쳐 나온 산세의 양쪽 곶이 고양이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왼쪽이 암코양이, 오른쪽이 숫고양이라고 합니다. 고부레는 고양이의 토속어 “고이” 와 머리를 뜻하는 “부리”의 합성어입니다.

다시 숲으로 들어섭니다. 벌써 몇 차례 나지막한 언덕을 오르려니 힘이 듭니다. 아침 기상청의 일기예보에는 이곳에 초속 9m의 강풍이 분다고 했는데 숲속에는 바람 한 점이 없어 정말 무덥습니다. 가을인 9월 중순인데도 이처럼 더운 날씨는 처음 경험합니다. 현재 걷는 이곳은 돌이산입니다. 돌이산은 세상을 만든 마구 할멈 신화가 깃든 산으로 유난히 돌이 많아서 돌이산이라 했다고 하며 빙 돌아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돌이산 아래 바다에는 우럴목과 마구할멈바위가 있습니다.


마구할미터는 창세신화가 깃든 곳으로 마을에 전해오는 오랜 창세신화에 따르면 거인이었던 마구 할머니가 가로림만의 울얼목을 건너다 수심이 하도 깊고 물결이 너무 세차서 속옷이 젖게 되자 놀란 나머지 소변이 급해서 쪼그려 앉았던 자리로, 쪼그려 앉는 힘이 어찌나 세던지 바위에 엉덩이 자국과 오줌물이 흐른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그 오줌물이 흘러 가로림만 바다를 이루었다고 하며 젖은 속옷을 벗어 말렸다는 하양 마구할미 바위도 있습니다.

우럴목은 호리병 모양의 가로림만 22.4km 중 병목현상이 된 유일한 곳으로 바다 폭이 300m 정도 됩니다. 썰물 때 물살이 거세서 “우럴 우럴” 소리를 내며 물이 운다고 해서 붙여졌으며, 옛날 옛적 마구 할멈도 이곳을 건너다 속옷이 젖을 정도로 깊고 물살이 세찬 곳입니다. 주벅배 전망대 갈림길을 지나 개목항으로 갑니다. 숲을 통과한 후 덕골방조제를 걸어갑니다. 바다 쪽에 보이는 것은 물이 빠진 광활한 갯벌입니다. 가로림만에 왜 갯벌이 많은지 알 것 같습니다.






개목항이 있는 곳의 작은 섬은 장구섬인데 육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장구섬 옆의 이름이 없는 작은 섬이 오히려 이채롭군요. 노을빛바다 캠핑장을 지나가면서 대나무숲을 봅니다. 고개를 넘어 동쪽으로 가노라니 팔봉갯벌체험장이 있는데 서산 아라메길 안내도가 갯벌체험장 글씨를 가려서 매우 아쉽습니다. 서산시 팔봉면 호리 소재 팔봉갯벌체험장은 서산시 최초의 갯벌체험장으로 여유로운 갯벌체험을 하면서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기도 좋으며 캠핑장에는 전기시설, 상하수도 시설, 샤워실이 마련되어 있어 캠퍼들에게 매우 편리한 곳입니다.






이제부터는 목적지인 팔봉초등학교로 갑니다. 길섶에는 반듯한 펜션이 자주 보이네요. 방조제를 걸어가는데 바다에 떠 있는 이름 없는 두 개의 섬은 그림 같습니다. 남쪽으로는 서산 명산인 팔봉산(364m)이 우뚝합니다. 방조제 끝에서 원래는 우측으로 가야하지만 현재는 썰물이어서 우리는 바닷가로 갑니다. 기암을 보면서 발걸음을 옮기니 어느새 원래의 길과 합류해 남하합니다.






다시 상당히 긴 방조제를 만났는데 이곳 방조제에는 지도상으로는 표기된 호덕간사지가 있습니다. 간사지는 간석지의 비표준어로 간석지(干潟地)는 밀물 때에는 물속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되어 바닷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개펄을 말합니다. 그러고 보면 오늘 목격한 대부분의 개펄은 간석지로군요. 방조제를 뒤로하고 작은 고개를 넘어가면서 양배추 밭을 지나면 바다에 칠면초가 붉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태양열발전집열판을 지나 양길2리 버스정류장에서 좌측으로 조금 가면 목적지인 팔봉초등학교입니다.





오늘 약 13km를 걷는데 3시간 45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지나는 길목마다 필요한 지명의 유래를 잘 기록한 안내문이 있어 발걸음이 지루하지 않고 답사 후기를 작성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비도 내리지 않고 강풍도 불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무더위에 지쳐 발걸음이 매우 무거워 거리에 비해 상당히 피곤한 여정이었습니다.
《서해랑길 서산 76코스 개요》
▲ 일자 : 2025년 9월 13일 (토)
▲ 코스 : 구도항-가로림만 범머리길 입구-가로림글램핑장-옻샘-고무레해변(쉼터)-주벅배전망대 갈림길-장구섬-노을빛바다캠핑장-팔봉갯벌체험장-호덕간사지-팔봉초등학교
▲ 거리 : 12.7km
▲ 시간 : 3시간45 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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