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의 길
DMZ 평화의 길 23코스 화천 한묵령과 안동철교 및 평화의 댐
pennpenn
2025. 10.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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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그리고 휴전선의 DMZ 평화의 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DMZ 평화의 길>은 한반도의 마지막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DMZ 일대를 따라 구축한 총 35개 코스, 510km의 걷기여행길입니다. DMZ 초입인 민간인통제선 인근에 자리한 최전방 마을, 전적지, 평야와 강, 산악 지형을 지나며 한반도 중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길입니다. DMZ 평화의 길은 자유롭게 방문 가능한 횡단노선과 투어 예약 후 방문 가능한 테마노선으로 나뉘며, 일부 민통선지역 코스는 우회로를 두어 용이하게 답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DMZ 평화의 길 화천 23코스는 풍산교에서 출발해 한묵령과 안동철교를 거쳐 평화의 댐 하부에 있는 국제평화아트파크까지 이어지는 20.6km의 도보길입니다. 이 코스는 민통선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그간 통제구간이었으나 2025년 3월부터 민통선을 북쪽으로 3.5km이동시켜 그간 통행금지지역이었던 한묵령 북쪽으로 통행이 가능해져 이제는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년 전 강원도평화누리자전거길을 걸을 때만 해도 한묵령이북지역은 통행이 불가능해 대체코스로 해산령에서 비수구미계곡을 이용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23코스의 출발지는 화천군 화천읍 풍산리 소재 풍산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묵령까지는 평화누리길을 답사하며 걸은 적이 있어 거리단축을 위해 등산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행정구역상으로 화천읍 풍산리 소재 한묵령(513m)은 해산터널 북쪽, 적설봉(1,050m) 북서쪽에 있는 고갯마루로 화천읍내에서 평화의 댐 상류인 북한강으로 이어지는 작은 도로(왕복 2차선)가 통과하는 지점입니다.




한묵령 정상에는 그간 동서녹색평화도로(한묵령지구) 개설공사 중이었는데 이 공사가 지난 8월말 준공되어 준공표석과 기념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준공표석에는 한묵령의 해발고도룰 513m로 표기하고 있군요. 그간 자료를 검색해 보면 520m 또는 540m였는데 당국이 이를 513m라고 했으니 앞으로는 이를 기준으로 삼아야겠습니다.



공사주변이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2차선 도로의 내리막을 걸어갑니다. 새로운 도로를 개설하면서 구(舊) 도로의 선형도 개선해 놓았군요. 새벽까지 내렸던 비가 그쳐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내려가노라니 그야말로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대천차방호벽과 실개천을 가로지르는 단거교를 지나가는데 도로변 철조망의 울타리에는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을 알리는 경고문이 계속 나옵니다. 도로는 통행이 허용되지만 울타리를 넘으면 안 되는 통제구간이기 때문입니다.






백암산케이블카 입구에 있는 화장실의 2층옥상은 바로 조망대인데 진행방향으로 가야할 안동철교가 보입니다. 이어서 안동철교를 지나갑니다. 화천읍 풍산리 소재 안동철교는 평화의 댐 건설 때 북한강 안동포구에 조립식으로 건설한 철교입니다. 이 조립식 철교는 당초 평화의 댐 건설용으로 그 후에는 군사용으로 사용되었지만 앞으로는 평화의 댐으로 가는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할 것입니다. 평화의 댐에서 북한강을 따라 올라가면 안동포(安東浦)에 다다르게 되는데 옛날 금강산에서 소나무 뗏목이 내려오다가 쉬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돛을 펄럭이며 한강에서 소금배가 와 닿기도 했던 곳입니다.






안동철교는 철교라는 이름으로 인해 기차가 달리는 다리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철구조물을 이용해 조립식으로 만든 다리입니다. 안동철교를 뒤로하고 평화의 댐을 향해 갑니다. 군부대에서는 이 구간을 신속하게 빨리 통과하라는 경고방송이 계속 흘러나와 보행자들의 마음을 다소 불안하게 만드네요. 북한강변의 울타리에는 동물이동통로가 있는데 이쪽으로 만일 동물이 나오면 철조망으로 인해 맞은편으로 갈 수가 없는 게 문제입니다.






드디어 도로변 정자쉼터를 만나 간식을 먹으며 다리품을 쉽니다. 다시 걸으며 북한강이 잘 보일 때 “통일의 선봉장! 백두산에 태극기를!”이라는 구호가 적인 아취형 문을 통과하면 평화의 댐 경내입니다. 비목비석과 강원도 특유의 목판으로 만든 뾰족탑을 지나면 터널입구인데 이를 통과하면 바로 평화의 댐 하부 세계평화종공원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이를 통과하지 말고 좌측으로 오르는 게 올바른 길 찾기입니다.










위로 올라 돔형 건축물을 지나면 우측 숲에 비목비가 있는 소위 비목공원입니다. 평화의 댐 경내에 있는 비목공원은 국민가곡 "비목"의 탄생지입니다. 1960년대 중반 평화의 댐 북방 14km 백암산 계곡 비무장지대에 배속된 한 청년장교는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이끼 낀 무명용사의 돌무덤 하나를 만납니다. 녹슨 철모, 이끼 덮인 돌무덤,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새 하얀 산목련, 화약 냄새가 쓸고 간 깊은 계곡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 그는 돌무덤의 주인이 자신과 같은 젊은이였을 거라는 깊은 애상에 잠겼습니다. <비목(碑木)>은 청년장교 출신 한명희의 시(작사)에 장일남이 곡(작곡)을 붙인 노래로 70년대 중반부터 널리 애창되기 시작해 불후의 가곡이 되었습니다.


비목(碑木)
한명희 작사/장일남 작곡
초연(硝煙)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작가는 궁노루(사향노루)에 관한 체험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궁노루, 즉 사향노루 한 마리를 대원들과 함께 순찰 길에서 잡아왔다. 아기염소 만한 궁노루의 향기가 내무반 안을 가득 채웠다. 그 날 밤부터 홀로 남은 암짝이 울어대기 시작했다. 가녀린 체구에 캥캥대며 며칠째 밤새 울어대는데, 살상의 잔인함과 회한에 나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달빛이 계곡능선을 흐르는 밤에 나도 울고, 짝 잃은 암컷 궁노루도 울고 나중에는 온 산천이 오열하는 듯하였다.』

비목비석에서 위쪽을 올려다보면 십자가 형상의 나무가 있는데 바로 비목(碑木)을 재현해 놓은 것입니다. 글쓴이가 14년 전(2011년) 이곳을 찾았을 때는 십자가형 나무에 철모가 올려 져 있었는데 이제는 철모가 사라지고 없어 무척 아쉽습니다.



여기서 우측 계단을 이용해 위로 오르면 비목탑(碑木塔)입니다. 이곳은 한국전쟁당시 전투가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로서 세계의 젊은이들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소중한 목숨을 바쳐 산화한 곳으로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배경으로 탄생한 가곡 비목의 발상지입니다. 이 탑은 세계평화를 위해 산화한 젊은이들의 넋을 기리고 평화를 갈망하는 인류의 소망을 담아 우리 후손들에게 세계평화 및 안보와 인류 공동번영의 이상을 전승하고자 군민의 정성을 모아 세운 탑입니다.


비목탑 위로 오르면 한국수자원공사 물문화관이 있는데 앞뜰에는 금년 가을 들어 가장 화려한 단풍을 만났습니다. 수달조형물을 지나면 세계평화의 종이 있는데, 이 종은 화천군이 평화의 댐 일대를 평화의 상징지로 알리기 위해 세계 분쟁지역에서 모은 탄피를 녹여 만든 30t규모의 종입니다. 이웃한 노벨평화의 종은 “세계평화의 종” 준공식에 참석하였던 노르웨이 목사(욘 요네스)가 노벨상 발상지인 노르웨이 및 스웨덴과 대한민국에 제2의 평화의 종을 설치하여 평화울림을 위한 세계화를 제안한 것으로 이 종은 노르웨이 시청이 기증한 것입니다.





광장에는 평화의 댐 표석이 있고 이웃한 카페테리아(매점)의 2층으로 오르면 거대한 평화의 댐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화천군 화전읍 동촌리 소재 평화의 댐은 북한의 임남댐(금강산댐)의 수공(水攻) 위협에 대비해 1980년대 중반 국민성금과 정부예산으로 화천댐의 북한강 상류(구만리)에 건설한 댐(1차 건설 : 댐 높이 88m)입니다. 평화의 댐은 북한강에 위치한 임남댐으로부터 물길 따라 하류 36km 지점, 화천댐으로부터 물길 따라 상류 24k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댐은 1990년대 후반 수해 시 홍수조절 기능이 입증되면서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서 댐 하부 평화나래교 방면의 조망도 일품이며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면 세계평화의 종공원으로 이어집니다.









평화나래교 바로 옆에는 국제평화아트파크가 있습니다.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 소재 국제평화아트파크는 전쟁의 상징인 폐무기를 활용하여 평화 예술품으로 재구성해 조성한 공원으로 2015년 개장하였습니다. 평화의 댐 바로 밑에 있는 아트파크는 수명을 다해 폐기 처분된 탱크, 자주포, 대공포, 전투기 등을 활용하여 만들었으며 공원에는 군 장비 15점, 일반 조형물 7점, 산책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통일과 안보교육에 최적화 되어 있는 곳입니다.




도로변에는 평화의 길 종합안내도와 Q인증코드가 있군요. 오늘 약 15km를 걷는데 4시간이 걸렸습니다. 출발지에서 한묵령까지 오르막길을 버스로 이동한 덕분에 무난하게 이 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길을 걸으며 분단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고 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허용해준 관계당국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주차장 높은 곳 염원의 종을 만나는 것은 보너스이겠지요.




《DMZ 평화의 길 화천 23코스 개요》
▲ 일자 : 2025년 10월 18일 (토)
▲ 코스 : 풍산교-(버스이동)-한묵령-단거교-안동철교-비목공원-물문화관-평화의 댐-국제평화아트파크(평화의 댐 하부)
▲ 거리 : 15.2km
▲ 시간 : 4시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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