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약속, 이나연(이유리)은 왜 복수의 화신이 되었나?
이나연 역의 이유리
KBS 2TV 일일연속극 <천상의 약속>은 <다 잘될 거야> 후속으로 현재 15회까지 방영되었습니다. 기획의도를 보면 "복수를 위해 죽은 언니의 가면을 쓰고 원수의 남동생과 결혼을 감행한 여자의 처절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이야기를 보면 주인공 이나연(이유리 분/아역 박서연)은 왜 복수의 화신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나연은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어머니 이윤애(이연수 분)를 잃었습니다. 이윤애가 죽은 것은 생부 장경완(이종원 분)의 아내인 박유경(김혜리 분)이 원인을 제공한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린 이나연과 생부 장경완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장경완은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옛 애인 이윤애의 빈소를 발견하고는 장례를 치른 후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오갈 때 없는 나연을 데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물론 이를 박유경이 좋게 생각할 리가 없지요. 유경은 나연의 소지품에서 나연이 이윤애와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는 그녀가 바로 남편이 숨겨둔 윤애의 딸임을 확신했습니다. 유경은 나연의 가방에서 모녀사진을 꺼내 찢어버렸고, 장경완-박유경의 딸인 장세진(박하나 분/아역 공수민)도 나연을 괴롭혔습니다.
한편, 백도그룹 박만재(윤주상 분) 회장과 장경완 사장은 그룹 이미지쇄신을 위해 장학사업을 하기로 하고 수재인 강태준(서준영 분/아역 최민영)을 장학생으로 선정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장경완이 강태준을 집으로 데리고 오자 장세진은 태준이 보는 앞에서 나연을 집안의 심부름꾼 취급을 했으며, 일부터 물 컵을 깨뜨려 손가락을 다치는 자해를 하고는 이를 나연에게 뒤집어씌웁니다. 나연은 태준과 친구였는데 이런 상황이 괴로웠지요. 장경완의 자상한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박유경과 장세진의 구박을 견딜 수 없었던 이나연은 결국 생부의 집을 나와 보육원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보육원을 찾아온 양모 양말숙(윤복인 분)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입니다. 양말숙의 남편은 나연의 생모를 죽게 한 트럭 운전시가였습니다. 이로 인해 남편도 죽고 말았지만 항상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던 양말숙은 죽은 이윤애의 딸인 이나연을 백방으로 찾아서 양녀로 삼아 집에서 함께 생활했습니다.
그로부터 15년이 흘렀습니다. 나연은 양모가 운영하는 반찬가게를 함께 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오고 있습니다. 강태준은 공부를 열심히 하여 백도그룹에 수석으로 입사했습니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생활이 곤란했던 태준에게 나연은 자신을 희생한 채 모든 뒷바라지를 하며 도왔고,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고는 교회에서 언약식까지 치렀습니다. 그런데 이 즈음 장경완-박유경의 딸 장세진은 재벌그룹 아들과 결혼을 했지만 남편의 의처증 등 이상한 성격을 참을 수 없어 이혼이 최상임을 직감하고는 자신이 외도했다는 거짓말로 불명예를 뒤집어 쓴 채 이혼하고 말았습니다. 이로 인해 백도그룹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지만 세진은 악덕 남편과 헤어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세진의 아버지 장경완은 불륜녀로 이혼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딸과 수재로 입사한 강태준을 맺어주려고 결심하고는 두 사람을 미국으로 보내기로 작심합니다. 신입사원에게 이런 대접은 워낙 파격이어서 사람들은 태준을 시기하고 질투했습니다. 장경완은 태준에게는 미국 유명대학에 가서 MBA를 마치고 오라고 했고, 세진에게도 역시 미국에 가서 못 다한 공부를 하며 이혼의 상처를 극복하라고 했습니다. 어려서부터 태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세진은 이를 받아들여 두 사람은 보스턴으로 떠났습니다. 태준이 출국 전 그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알게 된 나연은 태준에게 이를 알리려 했지만 태준의 모친 오만정(오영실 분)이 이를 극구 방해하는 바람에 결국 알리지 못한 채 나연과 태준은 생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만정으로서는 만일 태준이 이를 알게 되면 모처럼 얻은 유학의 기회를 포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5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아무리 태준의 생모가 아이의 존재사실을 알려주지 말라고 했지만 무려 5년 동안이나 이를 태준에게 알리지 않은 것도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나연은 태준이 귀국한다는 말을 듣고는 공항으로 영접을 나갔지만 허탕을 치고 맙니다. 이미 강태준은 장세진과 함께 귀국해 호텔에 머물고 있었으며 세진은 태준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입니다. 아무리 태준이 나연을 사랑했다고는 하지만 이국만리에서 세진과 무려 5년 동안이나 함께 생활했으니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겠지요. 태준은 그래도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나연의 전화를 계속 받지 않고 씹다가 결국은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약속된 장소로 나가니 나연이 어린 여자아이를 데리고 함께 나와 있습니다. 아이의 이름은 새별(김보민 분)인데 나연을 엄마라고 부르는 모습을 보고는 충격을 받은 나머지 태준은 나연을 만날 생각은 않고 어머니 오만정을 찾아갑니다.
태준은 다짜고짜로 나연이 데리고 있는 새별이가 누구냐고 물었고, 만정은 "네가 유학간 후 낳은 네 딸이다. 내가 지우라고 했는데도 나연이 말을 듣지 않았다. 네가 유학을 가기 전 임신사실을 내가 너에게 말못하게 말렸다"고 실토합니다. 놀란 태준은 "당신이 사람이냐?"고 소리치지만 "너도 사람새끼냐? 그간 나연이 너에게 어찌 했는데, 너도 나연을 배신했다. 앞으로 네 행복만 생각하라"고 쏘아붙입니다. 태준으로서는 정말 진퇴양난이겠지요. 그렇지만 지금 와서 임신중인 세진을 버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현재 세진의 생모인 박유경은 태준을 재벌의 딸을 넘보는 파렴치한이라고 생각하면서 뺨까지 때리며 태준을 사위로 맞이할 생각이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장경완-세진 부녀가 태준을 좋아하기에 두 사람은 결국 결혼에 골인하겠지요.
강태준은 친구인 이은봉(조혜선 분)으로부터 자신과 세진의 관계를 들켜 세진의 전화도 받지 않고 해변가로 가서 바다로 뛰어들며 포효해보지만 이 정도로 죽을 친구는 아닙니다. 그는 세진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을 듣고는 총알처럼 달려가는군요. 태준은 애인 잘 둔 덕분에 실무경험도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귀국하자마자 백도건설 경영전략실 총괄팀장으로 발령을 받습니다. 강태준이 아무리 죄책감에 사로잡혀 이나연을 만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어도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뉴스로 보도된 상태입니다. 왜냐하면 인터넷 시사주간지 정글뉴스 기자인 백도희(1인2역의 이유리 분)가 끈질기게 강태준-장세진의 관계를 추적했고, 이은봉은 이나연이 멘붕에 빠질 것에 대비해 백도희에게 이를 극구 말렸지만 허사였던 것입니다. 결국 강태준은 나연에게 새별이는 두고 혼자 아파트로 오라고 하는군요. 태준을 만난다는 사실에 들뜬 나연은 태준을 보자마자 바로 와락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그렇지만 제16회 예고편(22일 방영예정)을 보면 강태준은 "네가 알던 강태준은 없다"면서 매몰차게 결별을 선언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자~ 이 지경이 되면 문제는 이나연입니다. 나연은 자신이 청춘을 다 바친 애인 강태준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어려서부터 자신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던 박유경의 딸 장세진과 눈이 맞았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누구도 이나연 입장이 되면 강태준은 물론 박유경-장세진 모녀를 철저하게 무너뜨리려 하겠지요. 그렇다면 이나연은 복수의 칼날을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겨눌지 지켜보는 게 향후 관전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기획의도에 "복수를 위해 원수의 남동생과 결혼"한다고 했는데, 여기서 원수는 박유경, 유경의 이복 남동생은 박휘경(송종호 분)입니다.
사실 유경은 아버지 박만재의 재산을 딸 세진에게 물려주려고 하지만 박휘경은 박만재의 후처인 윤영숙(김도연 분)의 아들이어서 이를 두고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박만재가 회사를 외손녀(장세진)에게 넘길지 아니면 아들(박휘경)에게 넘길지 현재 그 의중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나연으로서는 박휘경과 결혼해 백도의 상속재산을 물려받으면 강태준-장세진 및 박유경에게 보기 좋게 한방 먹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나연은 박휘경과 휴대폰으로 얽혀 서로 안면을 트고, 또 나연이 제공한 도시락을 중환자인 박만재가 잘 먹었다는 문자메시지까지 주고받은 사이여서 이미 교제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지요. 이나연이 하루 빨리 강태준을 적으로 돌리고 복수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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