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 옥녀(진세연)가 걸어온 가시발길
옥녀 역의 진세연
<옥중화>는 <결혼계약> 후속으로 방영중인 MBC TV 주말드라마(50부작)로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와 조선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의 어드벤처 사극"이라고 합니다. 방영 전부터 명품사극 제조기인 이병훈 PD의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현재 초반부인 8회까지 방영되었으며, 주인공 옥녀는 아역인 정다빈에서 성인역인 진세연으로 바뀌었는데 특이 정다빈의 미모와 연기에 감탄한 시청자가 많았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쫓기던 옥녀(정다빈 분)의 어미는 괴한의 칼을 맞고 쓰러졌는데 때마침 산통을 느낀 어미가 전옥서(현재 교도소)서리 지천득(정은표 분)의 눈에 띄어 전옥서로 옮겨져 옥녀를 출산하였지만 어미는 그만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옥녀는 양아버지인 지천득의 보살핌으로 전옥서 다모로 활동하면서 옥졸들과 죄수들의 마스코트가 되었습니다. 옥녀는 새로 부임한 전옥서 주부(책임자) 정대식(최민철 분) 때문에 쫓겨날 위기에 처했지만 당대의 실세인 윤원형(정준호 분)의 관상을 잘 봐 준 덕분에 계속 전옥서 다모로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옥녀는 감방에 들어온 토정 이지함(주진모 분)으로부터 글를 익히고 전옥서 비밀지하감옥에 거의 20년 동안 수감된 체탐인(현 첩보원, 적의 내부에 침투해 적정을 알리는 기관원) 출신 박태수(전광렬 분)로부터 무술을 배웠습니다. 옥녀가 제대로 된 공부나 훈련도 없이 한문서적을 읽고 칼을 장난감 다루듯 하는 재주를 가진 것을 보면 그녀는 천재소녀임이 확실합니다.
옥녀는 어머니의 죽음에 읽힌 비밀을 풀고자 포도청에서 일하기로 작심하고는 포도청 다모 시험에 응시했으나 재주가 출중함에도 불구하고 낙방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옥녀의 재주를 눈여겨본 자가 있었으니 바로 옥녀의 운명을 바꿀 포도청 부장 강선호(임호 분)입니다. 강선호는 겉으로는 포도청 부장이지만 실제로는 윤원형의 심복으로 일하는 체탐인(현재의 첩보원)입니다. 옥녀는 혹독한 테스트를 치른 후 체탐인이 되었습니다. 옥녀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것은 포도청 다모시험에 낙방한 후 다시금 어머니의 죽음을 파헤치려 한 것입니다. 옥녀는 지천득으로부터 어머니의 유품으로 옥가락지 한 쌍을 받았고, 자신이 수소문한 결과 인종의 독살과 관련된 상궁들이 모두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옥녀에게 주어진 첫 임무가 조선출신으로 명나라에서 출세해 이번 명의 사신으로 조선에 온 태감 오장현(송영웅 분)을 살해하라는 임무입니다. 이번 거사에는 옥에서 풀려난 박태수와 강선호, 여진족 출신 한 명, 체탐인 교관 주철기(서범식 분), 그리고 옥녀입니다. 그렇다면 왜 윤원형은 명 태감을 살해해야만 할까요? 이는 윤원형의 반대세력인 대윤파 측에서 선대 왕(명종)의 독살사건을 기록한 서찰을 태감에서 전달한 사실을 알고는 이의 서찰을 빼앗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사신일행이 명나라로 진입해 숙영을 하자 체탐인 일행은 숙영지에 불화살을 쏘아 현장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었지만 태감은 윤태원(고수 분)의 도움으로 화를 면했고 또 옥녀는 서찰을 확보하는 데 실패합니다. 체탐인들은 연경과 가까운 두 번째 숙소에서 소란한 틈을 타서 옥녀는 태감의 숙소에 진입해 서찰을 찾았고, 박태수는 태감을 살해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태감을 살리려는 조선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조선상단의 미스터리 인물로 소개한 윤태원입니다. 윤태원은 윤원형의 서자로 생모는 기생 홍매였지만 윤원형이 요부인 정난정(박주미 분)을 첩으로 맞이한 후 홍매와 그의 아들 태원을 버려 태원은 윤원형 및 정난정을 아비와 계모가 아니라 원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조선의 상권은 정난정이 휘두르고 있는데, 윤원형은 왈패상단의 대행수인 공재명(이희도 분) 밑으로 들어갔고, 공재명과 친분이 있는 명 태감이 사신으로 오자 그를 이용해 명과 교역하고자 그를 따라 명나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윤태원은 태감을 보호하려다가 복면의 옥녀를 만나 기절초풍했습니다. 태원은 전옥서를 드나들며 옥녀와 친분을 쌓았던 것입니다. 태감이 죽자 무작정 명나라 연경을 갔던 윤태원 일행이 진필호라는 사람을 찾아가 큰 거래를 성사시켜 가지고 갔던 물목의 5배 이익을 남긴 것은 어찌보면 윤태원의 재주를 말해주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태감을 살해하고 비밀서찰을 확보한 강선호에게는 또 다른 비밀임무가 있었으니 바로 20년 간 비밀지하감옥에 있다가 세상을 나온 박태수를 살해하라는 윤원형의 비밀지령을 수행하는 일입니다. 박태수는 윤원형의 누나인 문정왕후(김미숙 분)의 신임을 받고 있는데 만일 그가 살아 있다면 자신들의 비밀이 드러날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렇지만 강선호로서는 박태수는 체탐인 선배로 강직한 사람이어서 의리상 차마 죽일 수 없습니다. 그런데 강선호가 망설이는 사이에 주철기가 그만 박태수를 칼로 찌르고 말았습니다. 깜짝 놀란 강선호에게 주철기는 윤원형 대감이 강선호가 주저하면 자신에게 박태수를 살해하라는 밀명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윤원형은 사람의 목숨을 파리처럼 생각하네요.
강선호를 비롯한 일행은 무사히 귀국했고, 옥녀는 임종직전의 박태수를 만났는데, 박태수는 "날 역적으로 몰아 지하감옥에 가둔 사람도 윤원형이다. 그는 처음부터 날 죽이려고 했다"고 말해줍니다. 충격을 받은 옥녀는 홀로 조선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그런데 박태수가 죽었다는 보고를 받은 문정왕후는 내금위 종사관 기춘수(곽민호 분)를 통해 박태수의 죽음을 소상히 파악해 보고(윤원형은 모르게 은밀히)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기춘수가 주철기의 앞을 가로막고 싸움을 벌이는 순간 이를 목격한 윤태원이 주철기를 도와 기춘수 관군과 싸워 주철기를 안전한 곳으로 탈출시킵니다. 사실 윤태원이 주철기를 도와 준 것은 명나라에서 만났던 옥녀의 정체를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윤태원이 주철기를 도와준 것은 결국 옥녀를 더욱 힘들게 하는 원인을 제공합니다.
주철기는 강선호에게 기춘수가 자신을 체포하려 했음을 보고하자 윤원형은 강선호에게 옥녀를 박태수 죽음의 희생양으로 삼자고 지시합니다. 이후 관원들은 옥녀를 체포해 한성부 감옥에 집어넣습니다. 옥녀는 강선호에게 "왜 내가 박태수 죽임의 책임자냐"고 항의해 보지만 강선호는 "체탐인은 때로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어야 한다"고 대답합니다. 옥녀는 "박태수는 임종직전 나에게 윤원형이 처음부터 나를 죽이려고 계획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항변했지만 강선호는 "만일 윤원형 대감을 입에 올리면 넌 죽는다. 이번 일이 끝나면 널 살리겠으니 취조관의 말을 전부 인정하라"고 회유합니다.
윤원형은 또 다시 강선호를 불러 옥녀를 뒤탈 없이 깨끗이 정리(살해)하도록 지시했고, 강선호는 다른 여자 체탐인 선화(한다은 분)를 은밀히 불러 한상부 감옥에 잠입해 옥녀를 죽이라고 지시합니다. 한성부는 옥사에 일반 잡범 3명을 다른 방으로 보내고 죄수로 위장한 선화가 옥녀 홀로 있는 감방으로 들어옵니다. 이날 선화는 노끈으로 옥녀의 목을 졸랐지만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일진일퇴를 계속하던 두 여자의 승자는 옥녀였습니다. 교도관은 옥사에서 소란을 피운 옥녀에게 무자비하게 매질을 하는군요. 사실 옥녀역의 배우 진세연은 지난번 체탐인 자격테스트에서는 물 고문을 당했고, 선화와는 육탄전을 벌렸으며, 교도관으로부터 매질을 당하는 등 온몸으로 힘든 연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선화를 통해서도 옥녀죽이기에 실패하자 윤원형은 주철기에게 직접 옥녀를 죽이라고 지시하면서 제8회가 끝났습니다. 옥녀는 현재 옥사에서 손과 발이 묶인 채로 꿀꿀이죽을 먹으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이번에는 선화보다는 훨씬 고단수인 주철기가 나서게 되었으니 옥녀의 운명이 어찌될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물론 옥녀는 드라마의 주인공이기에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고 끝까지 살아남아 어머니 죽임의 비밀을 결국은 파헤치겠지요. 이병훈 PD의 사극이 이토록 흥미진진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지금까지 옥녀가 걸어온 길을 개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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