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 새로운 시청포인트 두 가지 점검
명종 역의 서하준 성지헌 역의 박태준
50부작인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가 지금까지 19회 방영되었습니다. 최근의 전개를 보면서 변화가 감지된 두 가지 시청포인트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임금인 명종이 수염이 없는 것도 새롭네요. 아직 어려서인가요? 보도에 의하면 요즈음 남성 배우들은 분장시간도 많이 걸리고(적어도 30분 이상) 피부에도 좋지 않은 수염분장을 싫어해 사극 출연을 기피하는 경향이 많다고 하더군요.
▲ 출생의 비밀을 알게된 성지헌(박태준 분)의 변화
극이 진행되는 중간에 포도청의 새로운 종사관으로 부임해 모습을 드러낸 성지헌은 처음에는 매우 합리적인 원칙주의자였습니다. 그런데 당대의 실제 윤원형(정준호 분)-첩 정난정(박주미 분/후일 정경부인으로 신분상승)의 딸인 윤신혜(김수년 분)와 혼담이 오고가면서 정난정은 성지헌을 수족처럼 부려먹기 시작하였고 정난정의 부당한 지시에도 성지헌은 이를 그대로 수행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윤원형 첩의 아들인 윤태원(고수 분)을 감싸는 왈패상단 대행수 공재명(이희도 분)을 잡아 전옥서(옥사)에 가두었고, 윤태원에게 역모의 죄를 씌워 고문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성지헌에게는 드라마에서 약방의 감초인 놀랄만한 출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으니 이를 알게된 그의 결심이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전옥서 다모인 옥녀(진세연 분)는 체탐인(정보원) 출신으로 옥녀에게 무술을 가르친 스승 박태수(전광열 분)가 윤원형의 사주를 받는 체탐인 강선호(임호 분) 일당에게 피살당하면서 마지막 유언으로 남긴 자신의 피붙이를 찾아달라는 말을 듣고는 그의 자식을 수소문했습니다. 옥녀는 저자거리 소매치기로 자신을 도우는 천둥(쇼리 분)에게 박태수의 후손을 찾아줄 것을 부탁했고 천둥은 박태수의 손자인 성지헌이 개성의 거상인 성환옥(김익태 분)에게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밝혀 내었습니다. 사실 일개 소매치기가 몇 십 년 전에 발생한 일을 알아내 사람을 찾았다는 게 개연성이 희박하지만 드라마이니 그냥 넘어 가겠습니다. 옥녀는 성지헌에게 출생의 비밀을 알렸지만 그는 처음에는 무슨 망말을 하느냐며 들으려 하지도 않다가 점점 자신의 출생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양부인 성환옥에게 사실확인을 요청했고, 오래 전 자식이 필요한 그는 아들에게 연고가 없는 아이를 입양했다고 털어놓고 말았습니다. 성지헌은 옥녀를 불러 조부 박태수의 소식을 물었고 옥녀는 과거 박태수가 윤원형의 함정에 빠져 역모의 죄를 뒤집어쓰고 죽기 직전 문정왕후(김미숙 분)의 배려로 전옥서 비밀지하감옥에 수감되어 있었다고 대답합니다. 옥녀는 박태수가 남긴 유품을 성지헌에게 넘겨주었는데, 이는 옥녀를 잘 부탁한다는 서찰과 중요한 물건이 숨겨져 있는 지도입니다. 앞으로 성지헌은 이 지도에 의해 어떤 물품을 찾게 될지가 주요한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옥녀는 성지헌에게 조부를 죽인 원수의 딸과 혼인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파혼을 종용했고 실제로 성지헌은 양부인 성환옥과 정혼녀인 윤신혜에게 결혼을 할 수 없는 사정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정난정은 평시서의 소금납품경합에서 공재명과 윤태원의 속임수에 빠져 무려 8,000냥의 손실을 입게되자 성지헌을 불러 공재명 상단을 손봐줄 것을 지시했지만 그는 사적인 일은 할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정난정은 전옥서 참봉(종9품) 유종희(박길수 분)를 회유해 전옥서 책임자 정대식(최민철 분)의 비밀장부를 입수해 오면 전옥서 주부(종6품)로 승진시켜주겠다고 말했고, 유종회는 죄수 중 칠복이를 시켜 비밀금고를 열고 비밀장부를 탈취해 이를 정난정에게 주었습니다. 윤원형으로부터 건네 받은 공재명과 정대식 간의 뇌물거래장부를 본 성지헌은 어쩔 수 없이 공재명-윤태원-정대식-옥녀를 전옥서 옥사에 감금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옥녀의 뒤에는 명종과 대왕대비인 문정왕후가 있으니 큰 고초는 겪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실 정대식이 뇌물거래 장부를 별도로 작성해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한마디로 웃깁니다. 왜냐하면 이런 장부는 뇌물제공자인 상인인 공재명이 가지고 있어야 정상인데 뇌물을 받은 이가 이를 왜 가지고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문정왕후의 섭정에서 벗어나려는 명종(서하준 분)의 독자행동
대왕대비 문정왕후의 아들로 제13대 임금이 된 명종은 어머니의 치마폭에 가려 그간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했습니다. 물론 12살 어린 나이에 즉위했으니 대비의 수렴청정은 당연했지요. 그는 윤원형과 정난정의 권력남용을 알고 있었지만 실권이 없는 허수아비 왕으로서 대비의 비호를 받는 그들을 어찌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백성의 삶이 고달파지고 조정에 대한 원망이 커지자 그는 민심을 확인한다며 대궐 밖으로 잠행을 나가게 됩니다.
명종이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 제15회였는데요. 그는 전옥서의 식량이 부족해 죄수들에게 식량배급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의 실태를 파악(감사)하고자 형조정랑 (정5품) 이기준으로 신분을 위장하고는 전옥서를 찾아갔습니다. 정대식은 식량부족 대책으로 가족의 옥바라지와 사식제공을 허용할 것이라고 보고했지만 옥녀는 무책임한 대책이라고 당돌하게 말했습니다. 사실 가족이 있거나 형편이 괜찮은 사람만이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거든요. 명종은 그 후에도 옥녀를 만나 백성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명종은 윤원형과 정난정을 비롯한 소윤세력의 전횡(국정농간)에 대한 상소가 있어 이를 시정하라고 대비에게 건의했지만 대비는 "그들이 있어 주상이 있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맙니다.
그런데 전옥서에서는 형조정랑은 이기준이 아니라 다른 사람임을 알게 되었고 명종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옥녀는 다시 만난 명종에게 "정체가 뭐기에 형조정랑을 사칭해 전옥서를 순시하느냐?"고 따졌고, 당황한 임금은 "주상의 명을 받은 암행어사"라고 둘러댑니다. 그 후에도 명종은 옥녀에게 전옥서에서 죄수들에게 노역을 시킨 이유를 물었고 평시서(상행위 감독관청)를 순시해 소금납품경합 결과를 보고하도록 지시합니다.
평시서 소금납품경합에 참가해 파격적인 가젹으로 낙찰을 받았지만 큰 손실을 입게된 정난정은 수하인 동창(여호민 분)에게 옥녀를 잡아오도록 지시합니다. 옥녀가 명종의 부름을 받고 약속된 장소로 가는 순간 세 무리들이 한곳으로 모이게 됩니다. 첫 번째는 옥녀를 잡으려는 동창과 패거리들, 두 번째는 명종을 형조정랑 사칭 사기꾼으로 오해한 포도청의 양동구(이봉원 분) 및 송석우 부장, 그리고 세 번째로는 옥녀가 위험하다는 연락을 받은 공재명 상단의 윤태원 일당입니다. 제일 먼저 명종과 옥녀 앞에 동창 패거리가 나타났지만 옥녀는 이들을 보기 좋게 제압합니다. 그런데 임금의 경호실장 격인 내금위 종사관 한재서(유승국 분)가 가까이에 있지 말라는 임금의 명을 받고 이런 소동이 끝날 때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또 포청의 두 부장에게 한방에 제압 당한 일도 한심한 처사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옥녀와 명종은 도망치느라 스킨십까지 하게 되었으니 앞으로 더욱 달달한 장면을 기대해 봅니다. 물론 옥녀를 꼬맹이가 아니라 여자로 보게된 윤태원이 옥녀에게 더 이상 그 자식(명종) 만나지 말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도 볼만합니다. 옥녀도 윤태원을 남자로 느끼기 시작한 눈치이니 앞으로 달달한 러브라인을 기대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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