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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용식 역의 박시후



▲ 드라마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스타 박시후(구용식 역)
 
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의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이 드라마는 퀸즈그룹의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직원들의 치열한 생존경쟁, 업무능력보다도 개인의 충성심을 중요시하는 상사로 인해 하루아침에 팀장에서 팀원으로 강등되는 비정상적인 인사관행, 부부가 함께 동일한 직장에서 일하며 겪는 갈등, 가족을 위해 개인을 버리는 숭고한 희생정신 등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의 최고의 인기스타는 바로 구용식 역을 맡은 박시후입니다. 그의 풋풋한 인상과 넘치는 매력은 특히 여성시청자의 시선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구용식은 퀸즈그롭 구호승(최정우 분) 회장의 아들이지만 어머니가 누군지 모르고 30년을 지내왔습니다. 그는 이복형제들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 해외유학을 떠났고 구 회장은 이런 아들이 안쓰러워 국내로 불러들였습니다. 비록 그룹의 회장은 구호승이지만 실권은 주식지분이 많은 아내 장숙정(김혜정 분)과 그의 아들 구용철(유태웅 분) 사장이 가지고 있습니다. 구 회장은 회사의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운 자리를 구용식에게 맡겼고 용식은 마지못해 이를 수용하지만 일이 끝나면 다시 해외로 도피할 생각을 합니다. 이복 형들과 장 여사가 자신을 가족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 한국은 지옥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구용식이 구조조정본부장으로 일하면서 특별기획팀장이 되었을 때 살아남으려는 팀원들의 의지와 특히 황태희(김남주 분)의 당당함에 매료되어 구용식은 지금까지 현실도피만 하려 했던 자신을 뉘우치고 악착같이 살아남으려고 작심합니다. 그런데 황태희와 자꾸만 일로 부대끼다 보니 구용식은 황태희를 열렬히 사랑하게 됩니다. 황태희도 분위기에 휩쓸려 그와의 달달한 키스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반강제적으로 키스를 한 구용식의 뺨을 때린 적이 있기는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태희-용식 커플이 성공하도록 압력을 가했습니다.



▲ 구용식과 황태희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그런데 글쓴이는 이 두 커플이 결국은 이루어지지 못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황태희는 봉준수(정준호 분) 팀장과는 부부였으나 합의 이혼해 현재 가정법원의 조정기간 중에 있습니다. 이들이 이혼한 이유는 봉준수가 옛 애인인 백여진(채정안 분)과 업무상 관계로 자꾸만 접촉하게 되었고, 특히 황태희를 극도로 싫어하는 백여진이 일부러 봉준수와 다정하게 함께 있는 장면을 수 차례 연출하여 황태희가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황태희가 구용식에게 가버리면 봉준수가 불행해 집니다. 옆에서 백여진이 자꾸만 다시 시작하자고 추파를 던져도 태희를 향한 그의 사랑의 마음은 변함이 없거든요. 물론 이를 오해한 황태희가 봉준수에게 쌀쌀맞게 대해 봉준수가 백여진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한 적은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감정의 동요에 불과한 듯 보입니다.

드라마 제목처럼 역전의 여왕이 되려면 단순히 주인공 한 두 사람의 성공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그동안 소외되고 핍박받았던 극중 인물들이 전세를 역전시켜 성공하고, 이들을 괴롭혔던 자들은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따라서 봉황(봉준수-황태희)커플은 재결합하고, 백여진은 딱지경찰인 선우 혁(양진우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구용식은 새로운 짝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특별기획팀 직원들은 이번 맞춤형 화장품 출시를 성공하여 기획개발팀을 보기 좋게 눌러야 합니다. 또 애처로운 기러기 아빠가 된 목영철(김창완 분) 부장도 일에 매달린 대가로 건강이 회복되어 가족과 감격의 재회를 누려야 합니다. 반면, 지금까지 엉터리 상사의 전형의 보여주었던 한송이(하유미 분) 상무와 이복형제인 용식을 제거하기 위해 인륜까지 저버린 구용철 사장은 모가지가 잘려야 마땅합니다.


이번 제28회에서 그런 기미가 보였습니다. 드디어 역전의 기회가 포착된 것입니다. 허브농장 사장을 어렵게 설득하여 맞춤형 화장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료저장고 전원을 끈 용의자가 구용철 사장의 수하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전원제거로 못쓰게 된 시료의 대부분을 복원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농장 사장의 신임을 다시 얻게 된 것입니다.

한송이의 주도로 구용식과 황태희의 불륜 스캔들을 문제삼아 구용식을 퀸즈생활건강 사장후보에서 낙마시키려는 수작을 이미 구호승 회장은 알고 있습니다. 그는 황태희를 불러 그동안 불쌍하고 외로운 용식의 곁에 있어준 것은 고맙지만 이번 사장경합에서 실패하면 그는 또다시 출국해야 하니 둘의 교제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황태희는 이미 한강변에서 구용식에게 결별선언을 한 상태라 구 회장에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안심시킵니다.

문제는 구용식의 마음입니다. 그는 허브 화장품시료의 복원에 성공한 사실을 알려주려고 황태희의 집을 찾았습니다. 물론 태희는 그를 위해 현관문을 열 수가 없습니다. 또다시 구용식을 흔들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문 밖에 서서 태희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구구절절이 털어놓습니다. 약간 지루하겠지만 용식의 고백을 한번 들어볼까요.

"황태희 씨? 안에 있죠? 듣고 있죠? 오늘 농장 사장 찾아갔어요. 시료가 어느 정도 복구됐어요. 며칠 동안 밤 샜어요. 안 될지도 모른다고 각오하고 가서 무릎부터 꿇고 이야기 시작했는데 다시 한번 기회 준다고 해서 정말 좋았어요. 정말 좋아서 누구한테 자랑하고 싶은데 이거 누구보다 기뻐해 줄 사람 아무리 생각해 봐도 황태희 씨밖에 생각 안 나서 그래서 왔어요.

황태희 씨, 5년 전 황태희 씨처럼 나도 그래요. 당신만 있으면 어떤 날에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고, 당신을 위해서라면 아까울 것도 없고, 무서울 것도 없고 세상이 다 덤벼도 이길 자신 있어요. 그리고 난 안 변해요. 당신이 황태희로 있어 주는 이상 난 안 변해요. 당신이 더 늙고 더 못생겨지고 성격도 나빠지고 나한테 막 대해도 난 안 변해요. 시들지도 안아요, 식지도 않아요. 나한테 와 달라는 소리 안 할 테니까 그냥 그기 있어 주기만 하면 안됩니까? 내가 밥 사주면 먹어만 주고, 내가 영화티켓 끊어오면 옆자리에 앉아 봐주기만 하고, 또 그냥 내가 매일매일 이렇게 고백하면 들어만 주는 거, 그것도 안되겠습니까? 아니면 날 밀어내지 않는 거, 그것도 안되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태희의 마음은 칼로 애간장을 도려내는 듯 하지만 문을 열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은 빈말이 아닙니다. 구용식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녀는 이제 용식의 곁을 떠나야 하는 것입니다.


 


▲ 계속되는 구용철의 비열한 행동
 
한편 구용철이 얼마나 비열한 인간인지 다시 보여준 장면이 있었습니다. 구용철은 이미 눈엣가시 같은 이복동생 용식을 출국시키려고 가짜 생모를 만나게 해주어 핏줄을 가지고 사기를 쳤으며, 진짜 생모(유혜리 분)에게 용식이 만나기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거짓말을 하여 또 모자지간을 이간질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생모가 뇌종양수술을 받고 깨어나자마자 지금 용식이 회사의 사장이 되려고 하는데 당신이 입국하여 출생의 비밀이 밝혀져 사장이 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고 가슴에 못을 박습니다. 이런 천인공노할 인간이 세상이 어디 있겠어요. 구용식은 반드시 파멸되어야 합니다. 권선징악이라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님을 만천하에 똑똑히 보여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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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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