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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순과 쇠돌을 협박하다 살해된 조선달 역의 정찬 



▲ 천둥은 뇌물의 통로인 생부 김대감과 맞설까?

아래적 선발대가 미리 고창으로 내려가 숙소를 물색하고 어사출또에 동원할 인원을 확보하는 등 준비를 마치자 마부와 선비로 변장한 장꼭지(이문식 분)와 천둥(천정명 분)도 합세합니다. 이들이 고창 청보리 밭을 지나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천둥이 마을로 들어서자 걸인들이 보입니다. 고창지방에 흉년이 들지 않았음에도 걸인이 많은 것은 고창현감사또의 극심한 수탈 때문이랍니다. 천둥이 지정된 숙소로 들어서자 주인은 천둥일행이 암행어사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는 방으로 들어와 천둥에게 어찌 왔는지 묻습니다. 천둥은 해남골 이치범의 4촌 동생으로 돈을 빌리려 가는 중이니 제발 기별은 하지 말도록 부탁합니다.

주인은 사또를 찾아가서 수상한 인물이 와 있다며 해남골 이치범 사또를 확인하니 사실입니다. 암행어사임을 직감한 이방은 뇌물관련서류를 급히 빼돌리고 하는 데, 밖아 소란스럽더니 암행어사가 출두합니다. 천둥은 육방관속들을 모두 꿇어앉힌 후 보자기로 얼굴을 씌웁니다. 비로소 사또는 암행어사가 가짜인줄 알지만 이제는 속수무책입니다. 천둥은 억울하게 옥에 갇힌 백성들을 풀어주고 대신 육방관속들을 옥에 가둡니다. 아래패들은 마을을 돌며 백성들을 현청으로 모이게 해 창고에 쌓아둔 양곡과 면포, 감자와 과일 등을 나누어줍니다.     

천둥은 사또와 이방을 방으로 불러들여 얼굴 보자기를 벗기고는 장부를 조사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뇌물장부를 봐도 호판대감 앞으로 전달된 것은 전혀 없고, 모두가 호조참의 김재익 대감(최종환 분)에게 준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방은 호판대감에게 보내는 뇌물은 전부 김재익의 손을 거쳐간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귀동(이상윤 분)의 아버지 김 대감은 뇌물의 전달창구였던 것입니다. 천둥은 사또와 이방을 백성들의 손에 맡기고는 아래패의 흔적(글과 창칼)을 현장에 남긴 채 유유히 고창을 벗어납니다. 천둥이 이 일을 계기로 생부인 김 대감과 맞설지는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호판대감은 김 대감을 불러 100년이나 된 산삼을 보내줄 수 있다고 친근감을 표시했고, 합석한 포도대장은 고창지방에 민란이 발생했는데 그 배후가 아래적이라고 보고합니다. 고창은 김 대감이 관리하는 지역이라며 김대감도 난감해 하는군요. 곧 김대감은 고창민란의 주역이 아들인 천둥임을 알게 되겠군요.  



 

▲ 누가 기생충 같은 조선달을 죽였을까?

귀동으로부터 왜 조선달(정찬 분)에게 빌붙어 지내느냐는 핀잔을 들은 전 현감사또(이명수 분)는 조선달이 다시 나타나자 자기는 이 일에서 빠지겠다고 합니다. 포도청 조카인 귀동이 이 일을 알았으니 잘못하면 큰코다친답니다.

한편 쇠돌(정인기 분)은 조선달을 만나 돈을 주겠답니다. 막순(윤유선 분)이 돈을 절대로 주면 안 된다고 했지만 이 일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천둥과 귀동을 막순과 함께 바꿔치기 한 자신도 결코 무사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돈보다도 우선 목숨부터 건지고 보는 게 인간의 심리이거든요. 쇠돌은 조선달에게 결의에 찬 어조로 말합니다.

"내 돈을 주겠소. 그러나 죽기 전에 할말은 꼭 해야겠소. 세상을 그렇게 사는 게 아니오. 이건 내 전 재산이오. 세상은 돈이 전부가 아니오. 인륜과 도의가 있는 법이오. 우리 모두 불쌍한 사람이오. 어찌 이렇게 패악을 저지를 수가 있소. 그리고 이 돈을 노름으로 탕진하지 마시오. 이를 밑천으로 해서 잘 살기 바라오. 그리고 다음에 또 내 눈에 뜨이면 내 손에 죽을 줄 아시오."

이렇게 말하며 쇠돌은 조선달에게 봉투를 줍니다. 봉투에게 환표를 꺼내본 조선달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사라집니다. 쇠돌은 막순에게 돈을 주었으니 이제는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면서 마음을 편하게 먹도록 위로합니다. 조선달은 술이 거나하게 취한 채 거리에서 방뇨를 합니다. 돈이 좋기는 좋다면서요. 이 때 복명의 자객이 나타나 조선달을 찌르고 달아납니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달려온 공포교(공형진 분)는 피살자의 호패(조달수)와 일만 냥 짜리 환표를 발견합니다. 바로 쇠돌이 준 것입니다. 공포교는 포졸에게 시신을 포청으로 옮기도록 지시하면서 일만냥 짜리 환표는 없었던 것으로 하라고 시치미를 땝니다. 공포교는 지금 아래패가 죽은 강포수의 원수를 갚겠다고 벼르고 있는 인물인데, 재물에 대한 탐욕은 끝이 없네요. 조선달의 품속에 환표가 그대로 있는 것을 이번 살인은 재물을 노린 것이 아니라 원한관계입니다.


그런데 과연 조선달의 삼해범은 누구일까요?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쇠돌입니다. 돈을 받은 후 눈앞에서 사라지라고 했음에도 술집을 출입하면서 돈을 탕진하고 있으니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거든요. 그렇지만 착한 성정으로 봐서 그가 직접 사람을 죽였을 지는 의문입니다.

두 번째는 막순입니다. 쇠돌로부터 돈을 주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조선달이 이 돈을 노름에 탕진하고 나면 틀림없이 또 돈을 달라고 겁박할 것입니다. 막순은 쇠돌에게 이제는 돈도 필요 없고 하루를 살아도 마음 편하게 살겠다고 하소연했는데, 그가 결국 쇠돌을 위협하여 천금같은 돈을 빼앗아 갔으니 꼭지가 돌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막순은 왈패를 고용하여 조선달을 처치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문제는 막순이 한 때는 조선달을 매우 좋아했다는 사실입니다.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차마 죽이기까지 했을 지는 의문입니다. 

세 번 째는 귀동입니다. 귀동은 제25회에서 동녀(한지혜 분)에게 "김 대감은 나의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고백했었지요. 깜짝 놀란 동녀는 귀동이 누구의 아들이든 "내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애정을 표현합니다. 그렇지만 귀동은 동녀 곁을 떠나야 합니다. 이미 김 대감이 동녀를 천둥의 배필로 점찍어 두고 귀동에게 양보하라고 타이른 탓입니다. 울적한 마음으로 길을 가는데 업득네가 막순을 만나고 가라고 합니다. 귀동은 유모 막순에게 갈 곳이 없어서 왔다며 또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막순은 어미의 잘못을 용서하라고 하는데, 귀동은 "어머니가 마음고생이 심했으며, 어머니 마음을 몰랐다"고 후회합니다. 이 대목에서 울먹이는 모자가 포옹이라도 해야하는데 그냥 손만 잡고 넘어가는 게 아쉽습니다. 귀동으로서는 이런 어미를 괴롭히는 조선달이 눈엣가시이기에 그를 살해하도록 사주했을 개연성은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귀동은 한번도 나쁜 짓을 한 적이 없기에 포교의 신분으로 그를 죽인다는 게 이론상 맞지 아니합니다.

네 번째는 귀동의 외삼촌인 전임사또입니다. 이미 그는 귀동의 질책에 발을 뺀 상태입니다. 그러나 조선달이 끝까지 물고 늘어져 일이 탄로가 나면 자형인 김대감 집안은 끝장입니다. 김 대감은 그를 현감사또로 만들었고 또 누나의 남편입니다. 앞으로 기댈 사람은 김대감 뿐인데 그를 곤경에 빠뜨리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다만 지금까지 그의 행동을 볼 때 그가 사람을 죽일만한 위인은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래패인 달이가 의심스럽습니다. 범인의 복면도 아래패가 사용하던 것과 동일합니다. 범인의 눈 주위가 젊어 보이는 것도 그녀를 의심케 합니다. 다만 문제는 달이가 어찌 조선달의 비행을 알았을지 모르겠다는 것인데요. 그렇지만 달이는 벌써 전임 현감사또를 총으로 쏜 전력이 있고 이미 아래패로 합류해 민중혁명사상이 투철합니다. 두 번이나 연거푸 찌르는 것도 보통의 자객으로서는 힘든 일입니다.  


이외의 인물이 조선달을 죽였을 수도 있겠지만 범인은 쇠돌, 막순, 귀동, 사또, 달이 중에서 한 명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다만 쇠돌은 아닐 것으로 봅니다. 조선달을 죽여버리겠다고 공언한 쇠돌이 죽였다면 시청자가 범인을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인데 제작진이 범인이 누군지 모르게 은폐할 까닭이 없거든요. 가장 이외의 반전이라면 귀동이 달이에게 부탁하여 조선달을 제거하는 것인데, 귀동이 차마 이런 궂은 일을 달이에게 주문하지는 않았겠지요. 아무튼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범인을 추리해보는 일도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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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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