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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재미 역의 이보영                   변동우 역의 이태성


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애정만만세>가 제57회를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막판에 강형도(천호진 분)가 이혼한 아내 변주리(변정수 분)를 구하고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실려 갈 때만 해도, 장시간의 수술 끝에 의사가 장기손상과 출혈이 심해 위독하므로 2차 쇼크를 조심해야 할 때만 해도, 겨우 의식을 회복한 환자가 아내 오정희(배종옥 분)의 손을 한번 잡은 후 축 늘어지고 신체의 모든 기능이 정지되었음을 알리는 계기판이 제로(0)를 나타내 오정희가 통곡했을 때만해도 강형도는 분명 죽은목숨이었습니다. 의료진이 살리려고 노력은 했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는 사망이 확정된 것이거든요.

솔직히 채희수(한여름 분)에 이어 강형도마저 죽게 만들자 시청자로서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습니다. 7개월 동안 계속된 드라마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려면 강형도가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는 제작진이 시청자를 완벽하게 속인 낚시였던 것입니다. 2년이 지난 후 강형도는 가족의 도움으로 외국의 코리노(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들) 어린이를 국내로 초청하여 수술을 해주는 선행의사로서 언론의 인터뷰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이렇게 완벽하게 속은 것은 2년의 시간이 흐른 후 등장인물들의 근황을 차례로 소개하면서 강형도의 생존소식을 맨 나중에 전한 때문입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2년 전 강형도가 죽은 것처럼 보였을 때 일반적으로 사람이 죽으면 유가족이 유골을 바다 또는 강물에 뿌리는 의식이 뒤따르지만 이게 없었던 게 그가 살아있다는 유일한 단서처럼 보입니다. 다만 이것도 그가 살아있기에 억지로 하는 말이지만 언론마저도 "강형도가 죽은 게 아니었어?"라는 제목을 붙일 정도로 시청자에 대한 낚시는 도(道)가 지나쳤습니다.   

 

강형도가 자신의 생명을 구하고 큰 교통사고를 당하자 변주리는 비로소 지난날 자신의 악행을 뉘우쳤습니다. 써니(문희경 분)의 권유로 병원으로 간 변주리는 오정희의 배려로 병실을 찾아 강형도에게 "내가 잘못했다. 내가 나빴다. 제발 죽지마. 다시는 그렇게 안 살겠다"고 눈물로 참회했습니다. 변주리가 지난 과오를 뉘우치고 회개하였으니 굳이 그녀를 파양할 필요는 없지요. 2년이 지난 후 변주리는 화장품 회사의 정세영(이석준 분) 사장과 재혼준비를 하고 있고, 한정수(진이한 분)는 유아식 납품사업이 성공하여 아들 재원을 데리고 사찰로 가서 아내 채희수의 위패를 참배합니다.

남대문(안상태 분)-오정심(윤현숙 분) 부부도 아들을 낳아 여전히 티격태격하며 알콩달콩한 사랑을 하고 있으며, 변동우(이태성 분)와 강재미(이보영 분)도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축구단 구성사업(여러 명의 아이 가지기)에 돌입합니다. 집안에서 살림을 하며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변춘남(박인환 분)은 아내 크리스탈(김수미 분)에게 큰소리치는 남편으로 되돌아 왔고, 우여곡절을 겪은 강형도-오정희 부부는 사회봉사를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막판 제작진은 강형도가 죽은 것으로 오해하도록 시청자를 속였지만 등장인물들은 전혀 이변 없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초기에 막장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사위의 딸을 며느리로, 처남을 사위로 맞이한다는 게 아무리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고 선량한 미풍양속의 도덕적 기준으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그렇지만 변동우와 변주리의 업둥이소동으로 막장이라는 비판은 수그러들었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막판에 변주리의 참회로 그녀를 파양하지는 않았지만 변동우와 변주리가 피를 나눈 남매가 아니어서 변동우-강재미는 핏줄에 대한 부담 없이 결혼하여 해피엔딩을 가져온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동안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느낀 바를 8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① 조강지처를 버린 남자들은 불행하다는 교훈

결혼한 지 3년 차인 한정수는 호주에서 만난 채희수와 눈이 맞아 죽고 못사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는 아내인 강재미와 이혼하기 위해 일부러 아내와 장모를 괌으로 여행을 보낸 다음 흥신소를 통해 아내와 닮은 여자를 동원 사기이혼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내가 불임이라는 것입니다. 그 후 한정수는 처남인 채희철(위양호 분)의 조종에 따라 강재미의 죽집 상표를 먼저 특허 등록해 빼앗고, 강재미의 레시피 노트를 훔쳐 요리를 베끼는 등 끊임없이 이혼한 아내를 괴롭혔습니다.

그러다가 불임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고는 임신한 아내 채희수를 구박하였고 중국에 투자하려다 사기를 당해 알거지가 되고 맙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내인 채희수도 자신의 아들을 낳고는 출산후유증으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뒤늦게 지난날을 후회해 보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의사인 강형도는 14살 연하인 변주리의 유혹에 빠져 아내 오정희와 어린 딸 강재미를 버리고 이혼했습니다. 그는 명품 쇼핑중독에 빠진 아내의 카드 값을 충당하기 위해 야간 및 주말근무까지도 자청했습니다. 나이가 비슷한 장모 크리스탈로부터 나이가 많고 무능하다는 이유로 온갖 구박을 받다가 결국 강제로 이혼 당했습니다. 그는 이혼한 아내 오정희와 재결합했지만 수 차례 어려운 고비를 넘겨야 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조강지처를 버리면 불행해진다는 교훈을 시청자들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②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준 크리스탈의 업둥이 소동 

크리스탈-변춘남 부부는 슬하에 딸 변주리와 아들 변동우를 두었습니다. 아들은 바람둥이 이였고 딸은 명품중독자입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이혼녀인 강재미와 결혼하려고 하자 크리스탈은 강재미를 불러 아들을 업둥이라고 감쪽같이 속여 헤어지게 만들었고 시청자들도 이를 믿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실제로 업둥이는 아들이 아니라 딸인 변주리임이 밝혀졌습니다. 제작진의 업둥이 낚시에 시청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습니다. 막판에 강형도에 대해서도 지나친 낚시질을 한 것은 참으로 유감입니다.


 


③ 불쌍한 채희수를 죽인 잔인한 제작진 

한정수와 결혼한 채희수가 처음에는 매우 얄미웠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뒤에는 여동생의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조종하는 오빠 채희철이 있었습니다. 한정수가 이혼한 부인인 강재미에게 악행을 반복할 때에도 그녀는 이를 말리려 했습니다. 그녀는 써니의 아들 상민과 첫사랑이었지만 써니의 남편이 채희수가 고아라는 이유로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강제로 헤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한정수는 채희수와 결혼 후 아내가 남의 자식을 임신했을 것이라고 믿고 아내를 구박하며 돈만 살금살금 빼먹었습니다. 그러다가 채희수는 한정수의 친자를 낳은 후 출산후유증로 그만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 부문이 참으로 아쉬운 대목입니다. 채희수를 죽이는 것보다는 짧은 기간 동안 혼수상태에 빠지게 만들었다가 한정수가 회개했을 때 그녀를 살려 아들을 키우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④ 드라마를 빛낸 감초커플 남대문-오정심 부부와 귀염둥이 남다름

변동우 법률사무소 사무장인 남대문과 오정희의 동생 오정심은 모두 첫 결혼에 실패한 사람입니다. 남대문이 부인과 헤어진 것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정심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쫓겨났습니다. 두 사람은 남대문이 키우는 딸 남다름(김유빈 분)을 매개로 티격태격하면서 결혼에 성공에 등장인물 중 가장 행복한 커플이 되었습니다. 코미디언 출신 배우 안상태와 상대역인 윤현숙은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웃음을 선사했고, 남다름 역의 김유빈은 여섯 살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충청도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여 MBC 연기대상에서 아역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남다름은 최근 난놈이를 홀로 키우며 어린이집에서 조리사로 일하는 한정수와 어린이 집 원장수녀(송채환 분)를 연결시켜 주려고 편지를 보내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요. 세 사람은 자칫 심각한 드라마에 웃음과 활력을 주었습니다.     


 

 

⑤ 비호감 캐릭터의 전형인 변주리의 악행 

변주리는 화장품 회사의 정세영 사장이 말했듯이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 하는 싸가지  없는 무개념녀와 된장녀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강형도를 유혹해 단란했던 가정을 깨트린 줄은 추호도 반성하지 않은 채 나중에 강형도가 입원한 전 아내를 치료해주며 몇 차례 접촉한 것을 바람피우는 것으로 단정하고는 어머니와 의기투합해 남편과 이혼했습니다. 특히 오정희는 강형도-변주리가 이혼하면 어린 딸 세라가 고통을 당한다며 이혼을 말렸지만 변주리는 고집을 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강형도가 오정희가 재결합하자 오정희가 내 남자인 강형도와 함께 행복해 하는 모습을 절대로 볼 수 없다며 재결합한 부부를 갈라놓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막판에 강형도가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고 큰 교통사고를 당하자 비로소 변주리는 지난날의 과오를 뉘우치는 모습입니다.    

 

   

⑥ 노인층 시청자 배려를 소홀히 한 크리스탈의 영어대사 남용 

부동산재벌인 변동우의 어머니 크리스탈 박은 과거 식당을 운영하면서 돈을 벌었고 부동산 투자로 졸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촌스런 박말녀에서 유식해 보이는 크리스탈 박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녀는 유식한 척 하려고 대화의 상당부분을 영어를 사용합니다. 물론 그녀가 구사하는 영어는 마이 베이비(my baby), 굿잡걸(good job girl), 뷰티풀(beautiful), 베리 굿(very good), 샷 마우스(shut mouse) 등과 같은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어서 조기교육을 받은 아이라면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지만 영어를 공부하지 않은 노년층은 이런 말을 모를 것입니다. 따라서 영어의 사용을 자제하거나 아니면 영어를 사용할 때 자막으로 이를 번역해 표기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⑦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바꾼 새로운 시도 

전통적으로 남편은 밖에 나가 돈을 벌고, 아내는 집에서 살림을 하는 게 미덕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아내와 남편의 역할이 뒤바뀌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크리스탈은 빌딩사무실로 출근하고 남편인 변춘남은 요리와 빨래 등 집안 일을 도맡아 합니다. 심지어 변춘남은 아내를 바깥양반이라고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집안의 대소사에 관한 모든 결정은 아내인 크리스탈이 일방적으로 결정합니다. 그녀는 이런 결정을 하면서도 남편에게 일언반구 말 한마디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런 가정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가정에서도 남성들이 목소리가 점점 작아질 것 같아 서글픕니다(?). 막판에 변춘남이 제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⑧ 불임부부에게 희망을 준 한정수 친자출산 및 오정심 임신

한정수가 아내와 사기이혼을 하고 강재미에게 한 말은 "채희수는 네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졌다"고 하여 강재미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 주었는데요. 결혼 3년 차인 강재미로서는 채희수가 임신했다는 말에 한풀 기가 꺾였습니다. 그런데 이혼 전 실시한 불임검사의 결과를 나중에 확인해보니 불임의 원인은 바로 한정수였습니다. 그는 자연상태에서는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이후 한정수는 재혼한 아내 채희수가 남의 자식을 임신했음을 알고는 구박했고 끝내 출산 후유증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태어난 난놈이와 유전자검사를 해보니 그 아이는 한정수의 친자로 밝혀져 자신의 잘못을 땅을 치며 후회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남대문과 결혼한 오정심이 첫 번째 결혼에서 쫓겨난 이유는 그녀가 불임이라는 것입니다. 남대문과 결혼 후에도 임신이 되지 않아 고민했는데 드디어 임신 5주라는 판정을 받고는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이 두 사례는 비록 드라마이지만 불임으로 고생하는 부부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 것으로 평가합니다.

 

☞ 지난 7개월 동안 주말마다 <애정만만세>를 시청하느라고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제작진 및 출연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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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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