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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정에서 본 가송협의 독산(고산) 암벽

 

벽력암 전망대에서 본 낙동강과 농암종택(좌)

 

칼선대에 올라 본 낙동강 조망

 

 

 

 

 

경북 안동시 소재 안동 선비순례길은 안동호의 절경과 다양한 유교문화 유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탐방코스로 9개 코스 91km의 도보길입니다. 여행자들은 길을 걸으며 선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서당, 서원, 향교, 고택 등을 만나게 되는데, 특히 도산서원, 퇴계종택, 이육사문학관, 농암종택, 도산온천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천천히 걸으며 힐링(healing)관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안동선비순례길 5코스 “왕모산성길”은 고산정입구에서 출발해 맹개마을, 백운지, 단천교, 칼선대 및 왕모당을 거쳐 원천교에 이르는 12km의 도보길로, 축융봉(845m)과 왕모산(645m) 기슭의 낙동강변을 걷는 코스입니다. 안동선비길 5코스 출발지는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고산정 입구의 가송산장펜션 앞입니다. 가송리는 강가에 늘어선 소나무가 참으로 아름다워 가송(佳松)이라 했다는 것에서 유래한 지명입니다.

 

 

 

 

가송산장펜션 앞 강변에서 맞은편으로 바라본 고산정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여기서 남쪽으로 조금 걸어가다가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잠수교를 건넙니다. 2주 전 4코스를 답사하려고 이곳에 왔을 땐 많은 비로 낙동강 수위가 높아져 잠수교가 거의 물에 잠길 정도였는데 지금은 수위도 엄청 낮아졌고 수질도 황톳물에서 맑은 물로 변했습니다.

맞은편의 고산정

 

독산(좌측)과 축융봉 자락의 기암이 만든 가산협곡

 

물이 빠진 잠수교
2주 전의 모습

 

잠수교에서 본 가산협곡과 청량산

 

 

 

 

잠수교를 건너 좌측으로 갑니다. 콩밭을 지나자 고산정이 길손을 맞이합니다.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소재 고산정(孤山亭)은 청량산(淸凉山) 축융봉 암벽 옆에 조선시대 금난수(琴蘭秀)가 지은 정자입니다. 퇴계 이황(李滉)의 제자인 금난수(1530-1604)는 당시 선성(宣城, 안동 예안현의 별칭)의 명승지 가운데 한 곳인 가송협(佳松峽)에 이 정자를 짓고 일동정사(日東精舍)라 불렀습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 기와집으로 주변의 풍광이 매우 뛰어나며 이황과 금난수의 시가 현판으로 걸려 있습니다.

고산정으로 가는 길목의 콩밭

 

그 이름처럼 외롭게 서 있는 고산정 (우측은 화장실)

 

 

 

 

 

 

 

 

 

평소 금난수를 아낀 이황은 이 정자를 자주 찾아와 빼어난 경치를 즐기며 어려 시를 지었는데 고산정 안네는 이황의 시《서고산벽》이 걸려있다고 하여 내부를 보고 싶었으나 문이 잠겨 있어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참고로 이황이 지은 서고산벽(書孤山壁)의 내용을 옮겨 적습니다.

 

日洞主人琴氏子(일동주인금씨자) 일동이라 그 주인 금씨란 이가

隔水呼問今在否(격수호문금재부) 지금 있나 강 건너로 물어보았더니

耕夫揮手語不聞(경부휘수어불문) 쟁기꾼은 손 저으며 내 말 못 들은 듯

愴望雲山獨坐久(창망운산독좌구) 구름 걸린 산 바라보며 한참을 기다렸네

 

 

고산정은 정자자체도 의미 있는 기념물(경북유형문화재)이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가송협의 풍경 특히 맞은편 독산(고산)의 암벽은 정말 웅장합니다. 이 절경은 퇴계선생의 도산구곡 중 제8곡인 고산곡의 풍경입니다. 따라서 약간의 발품을 팔아서라도 맞은편에서 보는데만 만족하지 말고 이쪽으로 와서 멋진 절경을 감상하기 바랍니다.

고산정에서 바라본 출발지(가송산장펜션)

 

가송협의 독산(고산) 암벽

 

독산(고산) 안내문

 

 

 

 

 

 

고산정을 뒤로하고 잠수교로 되돌아와 가송길을 따라 마을을 통과합니다. 다시 만난 강변에는 월명정이 세워져 있군요. 이 정자의 이름이 월명정인 것은 이웃 기암절벽에 달이 밝게 비추는 월명담(월명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자에 서면 월명담이 바로 눈앞입니다. 월명정에서 칼선대 이정표를 보고 강변길로 접어듭니다.

가송리마을 종합안내문

 

정자 월명정

 

 

월명정 이정표

 

월명담 안내문

 

월명담

 

뒤돌아본 잠수교

 

 

 

 

그런데 강변길이 장난이 아닙니다. 가파른 자연암벽에 안전시설을 설치해 놓았지만 사실 오금이 저릴 지경입니다. 암벽구간이 끝났지만 강기슭의 경사면에 침목계단과 통나무계단이 설치된 오르막을 오르내리는 발걸음이 상당히 더뎌집니다. 퇴계오솔길 생태탐방로 안내문을 지나자 벽력암 전망대입니다. 전망대에서 서면 지난 4코스에서 만났던 낙동강변의 농암종택과 분강서원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암벽길

 

 

침목계단오르막

 

통나무계단오르막

 

 

벽력암 전망대

 

낙동강과 농암종택

 

낙동강과 농암종택

 

 

 

 

전망대를 내려오면 맹개마을입니다.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소재 맹개마을은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청량산 축융봉(845m)과 건지산(556m) 학소대 아래 구비치는 낙동강 물줄기에 둘러싸여 있는 오지마을입니다. 이곳에 접근하는 방법은 남쪽의 단천교를 이용하거나 동쪽 고산정 인근 잠수교를 이용할 수 있지만 접근하는 길이 험해 보통사람들은 다닐 수 없습니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농촌체험을 신청하면 맞은편 농암존택에서 트랙터를 타고 낙동강을 바로 건널 수 있다는군요.

낙동강변에 대기 중인 방문객 수송용 트랙터

 

 

 

 

 

 

맹개마을은 자연환경도 아름다운 가운데 안동의 역사문화와 친환경 농촌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을입니다.​ 이곳에는 농촌체험장, 황토숙박, 농산물 가공공장 및 저장창고, 체험공방 등이 있습니다. 맹개마을은 학소대가 빤히 보이는 곳이 위치하고 있어 체험시설에서 정말 경치가 빼어납니다. 또 맹개술도가에서는 이곳의 특산물인 진맥소주를 생산합니다.

건지산 자락의 명소인 학소대

 

맹개마을 각종 시설물 이정표

 

9

체험시설 뒤로 보이는 학소대

 

맹개술도가

 

진맥소주

 

 

 

 

 

맹개마을을 뒤로하고 메밀꽃이 피어 있는 밭을 지나갑니다. 나무테크길을 통과하자 길은 또 다시 가파른 고갯길로 이어집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거의 직립에 가까운 통나무계단을 오르며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도 이런 길을 조성한 인부들은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힘을 냅니다. 전망이 없는 전망대를 지나 암벽길을 걷습니다.

메밀밭

 

단천교 가는 길

 

뒤돌아본 맹개마을과 학소대

 

 

끝이 보이지 않는 급경사길

 

 

 

 

 

 

계곡 사이의 나무다리를 건너 숲길을 벗어나 임도를 지나면 낙동강변길이 나와 한숨을 돌립니다. 사실 고산정에서 맹개마을을 경유해 이곳까지 오는 길은 상당한 경험이 있어야만 걸을 수 있는 험로인데 이 길을 선비길이라고 이름 붙인 안동시당국의 그 담력이 정말 놀라울 따릅니다. 적어도 선비길이라고 하려면 예산을 투입해 강변 데크길이라도 조성하는 것이 이 길을 찾아온 사람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임도

 

 

강변도로

 

 

 

 

 

오늘 낮 최고기온은 섭씨 24인데도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이고 보니 상당히 무덥습니다. 길섶에는 간간히 코스모스도 피어 있고 채소밭은 무뿐 배추는 보이지 않네요. 백운지 버스정류소를 지나면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단천교입니다. 낙동강 뒤로 왕모산(618m)이 우뚝하군요. 잠시 낙동강변을 벗어나 좌측 항골방면으로 이어지던 길은 외딴마을에서 우측의 임도로 방향을 바꿉니다. 여기서 칼선대까지의 거리는 2.7km라서 산길이라 1시간 이상은 걸릴 것입니다.

코스모스

 

무밭

 

콩밭

 

 

단천교

 

낙동강 뒤로 보이는 왕모산
항골 외딴마을

 

항골 이정표

 

 

 

 

 

포장돤 임도는 곧 이어 비포장 숲길로 바뀌지만 등산로는 마치 신작로처럼 넓고 안전합니다. 2채의 버려진 산막을 지나 왕모산 갈림길에서 왕모산 주차장 이정표를 따릅니다. 평탄한 골자기와 돌계단 및 나무계단을 오르내리며 가노라면 어느새 우측 위쪽의 칼선대입니다.

숲길

 

왕모산 갈림길 이정표

 

 

 

칼선대

 

 

 

 

 

낙동강변에 솟은 암봉의 모습이 “칼끝 같다”는 칼선대는 선녀가 내려 왔다는 암봉으로 위에서는 바위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지만 눈 아래로 펼쳐지는 경관은 그림 같은 장관을 연출합니다. 낙동강이 직립한 바위를 낀 채 반원형으로 굽돌아 흐르는 모습이 마치 안동의 하회마을을 보는 듯한 풍경입니다. 다만 카메라 사정으로 이 모습을 한 장에 담을 수 없음이 아쉽군요.

칼선대 조망(우)

 

칼선대 조망(좌/목적지인 원천교)

 

 

 

 

그런데 이곳 칼선대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으로 이는 항일민족시인인 이육사 선생(1904-1944)이 올라 시 “절정(絶頂)”을 지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는 1940년 1월 “문장”지에 발표한 것인데, 육사는 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 단원으로 항일독립운동을 하면서 17번이나 옥고를 치룬 인물로 “절정”은 일제의 강압에 더 나아갈 수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복할 수는 더욱 없는 독립투사로서 극한 상황에 처해 읊은 처절한 몸부림이었을 것입니다.

 

 

절정(絶頂)

 

매운 계절의 채쭉에 갈겨

마침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릿빨 칼날진 그 위에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칼선대를 내려오면 지나는 길목에는 왕모당이 있습니다.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 소재 왕모당(王母堂)은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동제당입니다. 이곳은 원천리 내살미마을에서 매년 정월 대보름에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빌기 위하여 마을 공동으로 동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성황당입니다. 이를 “내살미왕모당” 또는 “공민왕어머니당”으로도 부릅니다. 성황당은 정면 1칸, 측면 1칸의 목조와가 건물인데 오랜 세월로 인해 많이 파손되었으며, 당집 안에 남녀 목신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왕모당

 

왕모당 내부

 

 

 

 

왕모당은 왕모산성을 기반으로 전승되고 있는데, 왕모산성에는 1361년 고려 공민왕이 안동으로 피난을 왔을 때 축성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왕모산성이란 명칭은 공민왕의 모친이 이곳에 피난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내살미마을에서는 공민왕의 모친인 왕모를 동신으로 섬기는데, 특히 공민왕 가족신 신앙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어서 주민들은 영험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왕모당에서 하산하는 길도 매우 가파르군요. 원천교가 내려다보이는 곳을 지나면 왕모정이 있는 주차장으로 이어집니다. 오늘 약 12km를 걷는데 4시간 2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고산정에서 단천교까지는 지도상으로 낙동강변을 걷는 길이어서 가볍게 보았다가 길이 매우 험해 뜨악했습니다. 그렇지만 맹개마을 벽력암 전망대와 칼선대 전망대에서 만끽한 황홀한 조망은 힘든 발걸음을 잊기에 충분했습니다.

원천교

 

왕모정

 

 

 

 

 

 

 

《안동선비순례길 5코스 개요》

 

▲ 일자 : 2024년 10월 5일(토)

▲ 코스 : 고산정 입구-잠수교-고산정(왕복)-월명정-강변길(험로)-벽력암 전망대-맹개마을-강변길(험로)-단천교-항곡 외딴마을-칼선대-왕모당-왕모산 주차장

▲ 거리 : 12.2km

▲ 시간 : 4시간 2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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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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