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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또는 지하철에서 특정종교에 심취한 사람들의 과잉전도행위에 대하여 다른 글에서 이미 지적한 바가 있지만 이런 행태(行態)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자주 목격되고 있는 실정이다.


엊그제도 동네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중년의 여성이 글쓴이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게 "예수 믿고 구원받으세요!"라는 말을 일일이 부탁하였다. 크게 소리를 지르는 대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모처럼 인사동을 찾았다. 오후 3시경 거리는 비교적 한산하였지만 그래도 문화의 거리를 찾은 사람들이 인사동의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저 쪽에서 꼭 1인 시위를 하는 것처럼 구호를 적은 높은 현수막을 등에 지고 오는 남성이 있었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니 현수막의 앞면에는 "예수 믿고 천국, 안 믿는자 지옥"이라고 씌어져 있다. 뒷면에는 붉은 색의 큰 십자가를 중심으로 좌측에는 "예수천국", 우측에는 "불신지옥"이라고 적혀 있다. 또한 영어, 중국어 및 일본어도 병기되어 있다. 영어를 보면 "Love Jesus, Heaven" "No Jesus, Hell"이라고 써 놓았다. 



더욱이 현수막의 꼭대기에는 상당히 큰 스피커 두 개를 앞뒤로 설치해 녹음된 목소리가 고음으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외국어를 명기한 것은 이곳이 외국인이 많이 찾는 거리이기 때문에 이들을 겨냥한 전도의 목적도 있는 듯 했다. 이 현장을 목격한 외국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매우 궁금하다. 


길 한쪽에는 구세군에서 자선냄비를 걸어두고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모습하고 있는데, 이런 광신도가 확성기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것은 참으로 꼴볼견이다.

                             구세군 자선남비


우리나라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며 국교는 인정되지 않는 나라이다. 즉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어 있다. 종교선택의 자유는 특정종교를 믿도록 강요당하지 않을 자유도 포함한다. 따라서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이들의 과잉행위는 분명히 정도를 벗어난 것이다.


일반공중을 향해 이런 방식으로 전도하는 것이 과연 저들이 신봉하는 예수님의 뜻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행위는 종교의 교세를 확장하기 위한 순기능보다도 오히려 특정종교에 대한 반감만 증가시키는 역기능이 더 크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공중도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촉구한다.(2008.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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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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