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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동이> 24회에서는 사씨남정기 소동이 일어났는데요. 저자거리와 궁내에서 이 책이 공공연하게 읽히며 민심이 흉흉하다는 보고를 받은 장희빈-희재 남매는 궁궐에서 이 책을 압수하고 백성들도 이를 보지 못하게 단속합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숙종 임금이 중전인 인현왕후를 폐출하고 간사한 장희빈을 중전으로 맞이한 것을 풍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는 우리가 학창시절 국사에서 배운대로 조선시대 서포 김만중(金萬重 1637∼1692)이 저술한 국문으로 된 고전소설입니다.







사씨남정기의 내용에 대하여는 여러 글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중국 명나라 때 유연수가 첩 교 씨(喬氏)의 모함에 속아 착하고 현명한 본처 사 씨(謝氏)를 내쳤으나, 끝내 교 씨는 그녀의 음모가 발각되어 처형당하고 유연수는 다시 사 씨를 맞이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의 가정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당시 인현왕후를 폐하고 장희빈을 왕비로 맞아들인 숙종의 마음을 바로잡아 보려고 지은 것으로, 후에 김만중의 종손인 김춘택이 한문으로 번역하였습니다.

24회가 시작되자마자 중정으로 책봉된 희빈(이소연 분)이 득의만만한 미소를 머금고 궁내를 산책하는데 시녀가 급히 달려와 금군들이 마마를 잡으려 왔다고 합니다. 희빈이 교태전으로 가니 모든 게 쑥밭이 되어 있고, 금군은 어명이라며 폐비를 모함한 죄로 희빈을 포박하려듭니다. 누가 그런 망말을 지껄이느냐고 악을 쓰는 희빈이게 나타난 사람은 놀랍게도 동이(한효주 분)입니다. 동이는 마마의 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절대로 죽을 수 없었다며 서류를 들어 보입니다. 희빈은 금군에게 끌려가며 소리를 지릅니다. 바로 희빈의 꿈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완전히 낚였습니다. 지난 23회에서 희빈-희재가 보낸 자객의 표창을 왼쪽 가슴에 맞은 동이가 산 속에서 숙종의 행차를 바라보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어찌하여 드라마가 이토록 빨리 전개되었는지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동이가 나타나 희빈의 죄를 입증한 사건을 희빈의 꿈으로 처리하였으니 말입니다. 평소 드라마 맥을 잘 아는 시청자들은 이게 희빈의 꿈인 줄 알았겠지만 글쓴이처럼 순진한 사람은 그만 깜빡 속고 말았습니다. 어찌되었든 악몽에 시달리는 희빈을 보며 죄를 짓고는 살지 못함을 실감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꿈과는 달리 숙종(지진희 분)과 희빈은 세자와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네요. 장희재도 포도대장까지 승진하여 계속 거들먹거리고 있고요. 숙종도 사씨남정기를 집무실에 두고 있습니다. 저자를 중심으로 도성 곳곳에 나돌고 있다는 신하의 보고에 임금은 담담하게 말합니다.

"듣자하니 이것이 나와 폐비 그리고 중전에 대한 이야기라더군. 한 못난 사내가 첩에게 홀려 조강지처를 쫓아낸다는 이야기라지. 백성들의 손가락질을 내 모르는 게 아닐세. 이 서책의 사내는 결국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일을 되돌린다고 하던데, 나는 과연 어떤 결정을 하게 될지 궁금하군!"


희빈은 우의정 오태석 등을 불러 우매한 백성들이 사씨남정기 같은 책에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하며, 또 다시 이 난잡한 책이 저자거리를 떠돈다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감찰부는 유상궁의 지휘로 궁녀들의 방뒤짐을 통해 이 책을 압수하는 등 화근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 보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입니다.

한편 숙종은 동이의 빈자리가 너무 그립습니다. 동이에게 줄 꽃신을 고이 간직한 채 임금은 좌포청 서용기 종사관(정진영 분)을 파직한 후 유사시 군사를 동원할 수 있는 발병부(發兵符)를 주어 동이를 찾아오도록 명령합니다. 서 종사관과 차천수(배수빈 분)는 돌에 새겨진 동이의 소재를 확인하고 의주로 달라갑니다.


 

동이는 의주의 변상전에게 구조되어 2개월만에 의식을 되찾고 회복중입니다. 그런데 변상전이 자기를 보내주지 않음을 알게된 동이는 보따리를 챙겨 도망을 치는 데 마침 현장을 찾은 장희재(김유석 분) 일당과 마주칩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고사성어가 빈말이 아니네요. 동이가 이 위기를 잘 벗어나야 할텐데요. 다음 회에서는 귀양온 선비 심운택(김동윤 분)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씨남정기 개요]  (자료 : 다음 백과사전)

명나라 유현이라는 명신(名臣)과 최씨부인 사이에서 주인공인 연수가 태어난다. 연수는 재질이 뛰어나 15세에 급제해 한림학사에 제수된다. 유현은 여승 묘혜를 통해 덕이 뛰어난 사소저 정옥을 며느리로 맞이한다. 사부인이 자식을 낳지 못하자 스스로 유한림(연수를 지칭하는 것으로 봄/주 pennpenn)에게 취첩을 권유한다. 유한림이 사양하던 끝에 교씨(喬氏)를 첩으로 맞이한다.

원래 사악한 성품의 교씨는 아들 장주를 낳은 후로는 차츰 더 간악해지기 시작한다. 그뒤 사부인도 아들 인아를 낳자 교씨는 문객 동청과 결탁해 사씨를 모해하기 시작한다. 동청과 교씨는 유한림의 재산을 빼앗아 함께 도망쳐 살기로 하고 시비를 통해 아들 장주를 죽여 사부인의 소행으로 모함하기에 이른다. 교씨는 사부인을 내쫓고 정실부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유한림도 교씨와 동청의 모함을 입어 승상 엄숭에 의해 행주로 유배되고 동청은 유한림의 정적 엄숭의 도움으로 계림태수 벼슬을 얻게 된다.

시비 설매는 교씨로부터 인아를 살해하라는 사주를 받았으나 양심의 가책으로 도리어 그의 목숨을 구해준다. 그러던 중 천자의 특사를 입어 유배지에서 돌아오던 유한림이 우연히 교씨와 동청의 행차를 만나 설매로부터 전후의 모의 사실을 듣게 된다. 동청 일당의 추격을 받은 유한림이 강에 투신하나 여승 묘혜에 의해 구출된다. 유한림은 사부인을 극적으로 만나 사죄하고 엄숭은 죄가 드러나 천자에게 버림받는다. 동청 또한 추방되어 죽음을 당하고 교씨는 냉진과 사통하다 냉진마저 죽자 결국 기녀로 전락한다. 유한림은 그후 좌승상으로 승직되고, 사부인의 권유로 임씨 추영을 첩으로 맞아 후사를 잇고 안아도 되찾게 된다. 교씨를 살해해 원수를 갚고, 사부인은 내훈과 열내전을 지어 후세에 길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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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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