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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송해송지역에서 피 말리는 접전 끝에 막판 뒤집기로 11표 차로 극적으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서혜림(고현정 분)은 민우당 당선자대회에서 조배호(박근형 분)대표로부터 큰 격려와 찬사를 받습니다. 부패정치인의 전형인 조 대표가 격려사에서 클린(clean)정치를 표방하면서 차기 정권재창출을 외치고 있으니 표리부동한 정치인의 현란한 말장난을 보는 듯 합니다.


 


▲ 법안 날치기 표결서 반대표 던진 서혜림

서혜림을 응원하는 강태산(차인표 분) 의원으로부터 의원회관에서 국회의원배지를 받아든 서혜림은 천진난만하게도 이게 진짜 금이냐며 깨물어 보아 웃음을 자아냅니다. 각종 국제스포츠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이 우승세리머니를 할 때 메달을 깨물어 보는 사례는 자주 있지만 막상 국회의원이 이런 행동을 하니 좀 오버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서혜림 의원의 보좌관으로 왕중기 실장입니다. 그녀는 민우당 선거연구소 실장으로 이미 강태산의 추천으로 선거 때부터 서혜림을 도운 인물이지요. 그리고 두 명의 남자보좌진도 모두 강태산이 데리고 옵니다. 강태산은 강력한 이미지의 서혜림을 이용해 정치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이를 발판으로 구태 정치인을 몰아내고 차기 대권을 꿈꾸는 야심가이므로 서혜림의 보좌진도 자기 마음대로 임명합니다. 정치에 문외한인 서혜림으로서는 이런 호의가 오로지 고마울 따름이지요. 사실 왕중기는 강태산의 첩자이거든요.


의원선서를 마치고 의정활동이 시작됩니다. 제일 처음 만난 행사는 바로 민우당에서 재보선 당선자를 모아놓고 의정활동의 기본에 관해 실시하는 오리엔테이션입니다. 지시하는 사람은  조배호의 행동대장인 오재봉(김일우 분) 의원이네요. 그는 국회의원이 제일 첫 번 째 지켜야 할 덕목은 철저한 상명하복이랍니다. 대표는 하나님과 동격이라네요. 서혜림은 국회가 군대도 아닌데 무슨 상명하복이냐고 되묻자 집권여당의 당론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상명하복이 필수적이랍니다.

어느 날 왕중기는 산더미 같은 서류를 가지고 옵니다.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법안관련 자료입니다. 서혜림이 이 많은 서류를 언제 다 보느냐고 놀라자 왕중기의 대답은 정말 간단합니다. "전혀 볼 필요가 없습니다. 나중에 당론이 하달되면 그에 따라 찬성표 또는 반대표를 던지면 됩니다." 정말 국회의원하기 편하군요. 순진한 혜림은 어떻게 국회의원이 법안의 내용도 모르고 거수기처럼 당론에 따라 투표하느냐며 밤을 새워 서류뭉치와 씨름합니다.


이 즈음 현안법안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입니다. 민우당에서는 반드시 이번 회기에 이를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강태산도 이번에 야당과 시민단체에 밀리면 더 이상 일사불란한 국정수행을 할 수 없다며 부득이 할 경우 물리적 충돌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대통령은 이런 이전투구를 원치 않지만 강태산은 정국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조배호 대표는 드디어 이를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합니다. 최선봉에는 오재봉 의원과 씨름선수출신인 덩치 큰 의원이 나섭니다. 드디어 오재봉이 초대형 해머(망치)로 야당이 봉쇄한 출입문을 한번에 부수고 본회의장에 진입합니다.

의장석 주변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입니다. 그렇지만 드라마 속에서 연출하는 이 장면은 현실의 세계보다 더욱 극적이어야 할텐데 그동안 실제로 이런 장면을 여러 차례 보아왔기에 전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동안 이런 저질 폭력정치에 익숙해진 때문이겠지요. 이런 와중에 전자투표가 시행됩니다. 서혜림은 망설이다가 반대표를 누릅니다. 여당의원 중 초선인 서혜림이 당론을 거부하고 던진 반대표는 언론의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서혜림으로서는 집권여당이 야당과 반대단체들을 설득하여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힘으로 밀어 부친 당 지도부의 처사가 못마땅했던 것입니다.


당직자들은 조 대표에게 이번 해당행위를 한 서혜림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조 대표는 구두경고만 하는 선에서 없었던 일로 무마합니다. 조 대표로서는 지금 남송지청의 일개 애송이 꼴통검사인 하도야(권상우 분)로부터 피의자소환장을 받은 상태에서 서혜림 문제로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은 것이겠지요.  

 

▲ TV토론에서 회초리 발언으로 대형사고를 친 서혜림

강태산은 HBS 손본식(안석환 분) 보도국장으로부터 법안강행처리 등으로 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여야를 불문하고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다는 말을 듣고는 국민의 오해를 풀도록 TV토론을 제안합니다. 강태산은 정치세대교체를 주제로 TV에 나가 국민들에게 차세대 지도자 상을 심어주고 싶은 것입니다.

그런데 강태산의 친구인 손본식은 이를 즉시 조배호 대표에게 보고하네요. 세상에 믿을 놈 없다는 말은 빈말이 아닙니다. 조 대표는 세대교체가 주제라면 토론자로 강태산 대신 클린정치 이미지가 강한 서혜림을 출연시키라고 지시합니다. 사실 이런 전국토론에 초선인 서혜림을 내 보내는 것은 모험입니다. 그렇지만 노회한 정객인 조 대표는 강태산의 TV 출연을 배제하여 천방지축 날뛰는 그를 견제하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서혜림을 출연시켜 둘 모두를 물 먹이려 한 술수입니다.


강태산은 조배호의 처사가 못마땅하지만 하는 수 없이 자신이 작성한 토론회 발언요지를 왕중기 보좌관에게 주고는 서혜림에게 전달토록 합니다. 서혜림은 자신의 생각을 마음대로 주장할 수 없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끼고 지난날을 떠올리며 시무룩한 표정으로 토론자 지정석에 않습니다. 사회자가 불러도 딴 곳에 정신이 팔려있군요. 드디어 사회자가 세대교체론과 당론반대표에 대한 서혜림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합니다. 한참을 망설이던 서혜림은 소위 "회초리 연설"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명 연설을 토해냅니다.

『맞습니다. 우리 정치 바꾸어야 합니다. 정치인들부터 몸을 낮추고 겸허하게 반성해야합니다. 대한민국국회 개원한지 6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정치인들이 정치개혁의 꿈을 품고 국회에 들어왔습니다. 그분들이 나중에 기성정치인이 되고 권력의 중심을 차지했지만  구태의연한 정치현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당 지도부 눈치를 살피며 개인의 소신을 굽힐 수밖에 없고 권력의 그늘에 머물러야 정치생명이 보장되는 불행한 현실에서 세대교체를 한다고 혈세로 지은 신성한 국회가 날치기 현장이 되는 비극을 바꿀 수 없습니다.  

전 뽀로롱 언니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싸우지 말라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약속 잘 지키는 어린이가 되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이~(다음 한마디는 들리지 않음).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표를 얻기 위해 존경하는 국민여러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감히 고백합니다. 우리정치인들은 국민들을 진정으로 존경하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섬기지 않고 오만불손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국민여러분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썩었다고 손가락질하고 조롱하고 수수방관하실 때 정치인은 국민들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무서워하는 사람이 없으니 부정비리를 저지르고 나라의 장래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것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게 됩니다.

국민여러분이 대한민국 주인이십니다. 국민여러분이 정치인을 키워준 부모님이십니다. 부모는 아이가 말 안들을 때 타이르고, 그래도 안될 때는 사랑의 매를 들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만이 이 나라 정치의 희망이십니다. 국민 여러분! 회초리를 들어주세요! 말 안 듣는 정치인들에게는 사랑의 회초리로 때리셔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정치인의 종아리에 회초리를 쳐서 국민들을 표 찍어주는 사람으로만 아는 오만불손한 버르장머리를 타이르고, 가르치고,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 주셔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회초리로 이 나라 정치를 바로잡아 주십시오.』


이 토론은 전국에 생방송으로 중계되었고, 길거리에서도 역에서도 모두가 큰 감동을 받게 됩니다. 낭패한 조배호, 놀란 대통령과 강태산의 표정이 대조적입니다. 무엇보다도 보좌관 왕중기는 서혜림이 엉뚱한 방향으로 말을 이어나가자 조마조마했지만 토론이 끝나자 맨 먼저 일어나 박수를 치는 열혈 지지자로 변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서혜림이 울먹이며 호소한 것입니다. 이는 연설이 아니라 토론이며, 좀더 당당한 표정으로 했더라면 더욱 빛났을 테니까요. 강태산으로서는 참신한 서혜림을 끌어들여 조배호를 누르고자 했지만 그만 고양이새끼를 호랑이새끼로 키운 결과가 되고 말았으니 앞으로는 그녀를 견제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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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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