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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불꽃>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세 가지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바로 ① 김태진(이순재 분) 회장을 이을 대서양 그룹의 후계자는 누구?  ② 김태진 회장과 윤나영(신은경 분) 간 싸움의 승자는? ③ 김민재(유승호 분)와 백인기(서우 분)의 사랑은 꽃이 필 수 있을 지의 여부였습니다. 결국 대서양그룹후계자는 최후의 순간에 김영민이 되었고, 김태진-윤나영 싸움의 결과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곤란하지만 김영민이 후계자가 된 것으로 보아 윤나영의 절반의 승리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백인기는 누나답게 마음을 정리하고 미국 LA로 떠났는데, 떠나기 전 윤나영과 백인기는 진심으로 모녀간 혈육의 정을 나누었고,  공항에는 백인기의 팬들 속에 생부 박덕성(이세창 분)이 손을 흔들고 있어 인기를 도와주면서 아버지로서의 존재를 인식시킨 듯 합니다.

이 드라마는 시작할 때부터 출생의 비밀이 포함되었고, 또 범 가족 구성원간에 이상한 러브라인이 거미줄처럼 얽혀 막장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물론 당사자들이 이를 사전에 알고 한 것은 아니지만 알았을 때는 그만 두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제작진의 실수입니다. 글쓴이가 이미 지적한 것처럼 윤나영의 첫사랑으로 백인기의 생부인 박덕성은 나영의 시아주버니 김영준(조성하 분)의 처 남애리(성현아 분)와 불륜을 저질렀고, 더욱이 김영준의 배다른 여동생 김미진(손은서 분)과도 친구가 되었습니다. 즉 박덕성은 김태진 회장의 두 며느리 및 딸과 놀아난 것입니다.

다음은 나영의 호적상 아들인 김민재와 친딸인 백인기간의 사랑입니다. 물론 처음 이들이 사귈 때는 이런 관계인줄 몰랐지요. 백인기는 그녀를 키운 윤정숙(김희정 분)으로부터 윤나영이 생모인줄 일찍 알았지만 이 사실을 민재에게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 민재는 일방적으로 백인기를 사랑했고, 백인기도 나영을 골탕먹이기 위해 민재가 자신의 동생(?)임을 알면서도 결혼하자는 민재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민재의 파멸을 원하는 삼촌 김영식(김승현 분)은 이 특급비밀을 민재에게 누설했고 이로 인해 민재는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민재는 유전자 검사결과가 잘 못 알려져 김영민의 친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됨에 따라 윤나영은 한 때 김영민과 이혼하면 민재-인기는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그 후 앞의 유전자검사는 김영민-김민재가 아닌 송진호-김민재의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김영민-민재 부자는 친자관계로 확인되었습니다. 실제로 검사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모든 가족들은 친자로 알고 있었지요. 물론 이번에도 친자가 아니라면 김민재는 백인기와 결혼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러면 김민재가 너무 불쌍해집니다. 낳아준 어머니가 윤나영에서 양인숙으로 이미 바뀌었는데, 아버지마저 김영민에서 다른 사람으로 또 바뀐다면 민재가 어찌 살아갈 수 있겠어요.

또한 김영준도 조선소건설에 반대하는 현지주민들을 설득하러 방어진에 내려갔다가 주민대표로 발언을 한 윤나영의 언니 윤정숙을 만났습니다. 김영준은 정숙의 티 없이 깨끗하고 순박한 마음에 단박에 반하고 맙니다. 현직 장관의 딸인 부인 남애리로부터 한번도 느껴 보지 못한 마음입니다. 정숙이 나영의 언니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도 김영준은 수시로 정숙을 찾아 애틋한 감정을 전합니다. 급기야 김영준은 동생 김영민의 배려로 어부지리한 대서양그룹 회장직도 내던지고 남은 인생을 정숙과 함께 하기로 결심합니다. 영민의 새로운 인생설계도에 윤정숙이 들어 있다면서. 동생의 처형과의 로맨스라니! 이는 개도 웃고 소도 웃을 일입니다. 제작진은 이 대목에서도 큰 실수를 범했습니다.



전 가족과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김영민은 김태진 회장의 유언장을 발표합니다. 유언장에는 대서양그룹후계자로 김영민의 이름이 적혀 있지만 그는 김영준이라고 발표한 후 증거를 없애기 위해 유언장을 불태웁니다. 이에 가장 놀란 사람은 윤나영입니다. 그녀는 홍 변호사로부터 유언장에 기재된 이름이 김영민이라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글쓴이는 이를 제작진의 막판 반전이라고 생각하고는 오히려 안도했습니다. 대서양그룹의 후계자로 3형제 중 김영준이 가장 적격자이기 때문입니다. 장남인 김영대(김병기 분)는 돈에 눈이 멀어 대서양을 쪼개 먹으려던 남 장군과 손잡고 회사기밀을 빼돌렸고, 지난번 임시로 그룹회장을 맡으며 아버지로부터 회장자리를 확실히 빼앗기 위해 아버지 비리를 수집 해 검찰에 제출하려 한 못된 아들이었거든요.

또한 3남인 김영민도 아내 윤나영으로부터 세뇌를 받은 때문인지 대서양그룹의 후계자가 되겠다는 야심으로 일을 차근차근 진행해 왔습니다. 더욱이 그는 욕망의 화신인 윤나영의 남편이기 때문에 그룹후계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마지막 순간 김영민은 욕망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주어진 그룹후계자 자리를 형인 김영준에게 넘겨주자 박수를 보냈습니다. 제작진의 막판 반전으로 보았거든요. 김영준은 형제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며, 아버지를 대신해 검찰조사를 자청하기도 했습니다. 그에게 결점이 있다면 위에서 이미 지적했지만 윤정숙과 러브라인을 형성한 것입니다.


그런데 김영준이 최후에 자발적으로 회사를 사직하고 떠나자 김영민이 그룹후계자가 되었습니다. 김영민-윤나영-김민재는 그 동안 활활 타올랐던 욕망의 불꽃을 내려놓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소박한 삶을 살고 있는 와중에 이런 소식을 듣습니다. 김영민과 윤나영은 이렇게 명예와 부를 모두 차지하여서는 안 됩니다. 김영민은 윤나영에게 유언장을 발표하면서 형의 이름을 부른 것은 "당신과 잃어버린 내 가족을 찾고 싶어서"였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윤나영은 감격했고, 글쓴이도 오늘날과 같은 핵가족과 가정파탄의 시대에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명 대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김영준이 이상한(?) 사랑을 찾아 회장직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떠나니 모든 것은 김영민-윤나영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윤나영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다시 의식을 회복한 김태진 회장에게 달려가 유언장을 새로 쓰라고 닦달하고 있지만요.


결국 윤나영은 아버지 윤상훈(이호재 분)의 유언에 따라 의도적으로 김태진 회장의 며느리가 되었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를 달성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영은 목표달성에 장애가 될만한 일들을 과감하게 처리했습니다. 김민재의 생모 양인숙(엄수정 분)을 자동차로 치어 죽이려했고, 백인기가 친딸임을 모를 때 아들 김민재를 흔드는 인기를 철저하게 파멸시키려 했습니다. 그리고 막판에는 삼각관계였던 김태진-윤상훈-나영엄마의 일을 빌미로 김태진 회장을 쓰러지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윤나영에게 그룹회장 사모님은 너무나도 과분한 것입니다. 이는 분명히 제작진의 막판 실수입니다. 배우 신은경으로서는 당연히 받아야할 대우이겠지만, 주인공 윤나영은 이런 호사를 누릴 자격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김태진 회장의 문란한 여자관계입니다. 그는 사별한 아내와의 사이에 김영대를 두었습니다. 현재 부인인 강금화(이효춘 분)와는 김영준-김영민 형제를 낳았습니다. 미모의 여배우와의 사이에 딸 김미진(손은서 분)을 두었고, 아들 김영식은 어미가 누군지 모른다고 했는데, 김 회장은 영식에게 "네 어미가 사정해서 아들로 삼았을 뿐 넌 내 아들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윤나영의 어머니와 첫사랑이었으며, 나영 어미가 나영 아버지와 결혼 후에도 부적절한 만남을 계속해 결국은 나영 엄마를 자살로 몰고 간 장본인입니다. 아무리 재벌회장일지라도 이토록 복잡한 여자관계는 불신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일부 시청자는 위와 같은 사실에서 윤나영이 김태진의 숨겨둔 딸일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였는데 이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생각됩니다. 만일 윤나영이 김태진의 딸이라면 김 회장은 아들 김영민과 딸을 부부로 만든 인륜을 저버린 인간입니다. 오늘날은 근친혼이 가능했던 고대씨족사회가 아니기에 하는 말입니다. 이 문제는 김영민이 김 회장의 아들이 아니면 해결된다고 하지만, 등장인물에서 김영민은 김태진-강금화 부부의 아들이라고 설명하고 있기에 이 또한 억지라고 생각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주말드라마의 왕자를 차지하였던 <욕망의 불꽃>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주인공 중 윤나영-백인기-운정숙은 눈물의 여왕으로 등극하였고, 국민 남동생 유승호가 처음에는 배역을 잘 못 맡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였지만 모든 등장인물들의 연기는 정말 빼어났습니다. 특히 악녀로 천의 얼굴을 가진 연기를 펼친 윤나영 역의 신은경은 지난해 받은 MBC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상이 아깝다는 탄식이 제기되었습니다. 드라마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위에 지적한 문제가 있지만 출연 배우들은 정말 수고 많이 했습니다.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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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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