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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도산면 운곡리 소재 용두산(665m) 기슭의 용수사(龍壽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로 고려시대인 1146년(의종 원년) 봉화 각화사(覺華寺) 주지인 성원(誠源)이 암자를 지으면서 세워졌습니다. 이후 1164년 왕명으로 용수사라는 사액(賜額)을 받아 화엄종단의 독립사찰이 되었으며, 용수사는 1895년 을미의병으로 왜병과의 전투 중에 불타버린 뒤 다시 지었습니다. 그 후 터만 남은 곳에 통도사 문중의 원행 큰스님과 불자들이 힘을 합쳐 1994년 대웅전과 요사채를 건립한 것입니다.
반듯한 일주문 옆에는 퇴계 선생의 귀향길을 알리는 시비(詩碑), 정자 용주정(龍珠亭), 퇴계예던길(안동선비순례길) 안내도, 희양산 봉암사 사적비가 세워져 있더군요. 이곳에 봉암사 사적비가 세워진 것은 이 사찰을 재건한 원행 큰스님이 봉암사 주지를 지낸 것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답니다. 퇴계선생은 학문연마를 위해 이곳 용수사에서 머물렀다고 하지요.
일주문 안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전각은 좌측 언덕 위의 수월루((水月樓)인데, 안내문을 찾지 못해 그 용도는 잘 모르겠지만 규모는 엄청 큽니다. 수월루 안쪽에는 장독대가 보이고 근정각(勤靜閣), 검우당(劍牛堂), 용화전(龍華殿), 대웅전, 월오관(月午觀), 마의당(麻衣堂) 등의 현판이 걸린 전각이 있습니다. 근정각은 공양전이며 검우당은 그 용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 중간에는 급수대가 있군요.
여기서 대웅전 쪽으로 이동하면 그 좌측에 비석 3기가 보입니다. 이중 용수사 금호비는 “이 산에는 제단이나 옛 절뿐만 아니라 영역 안에 중대한 설(아마도 풍수지리관련설이라고 추측)이 있기 때문에 영원히 산 안에서의 모든 출입을 금지하고 보호하도록 한다”는 비석입니다. 이 비석은 용수사에서 소유 관리하며 용수사를 다시 짓기 위한 목재보관소 옆에서 다른 장대석(長臺石) 등과 함께 출토되었습니다. 금호비는 높이 131㎝, 가로 45㎝, 세로 17㎝로 앞면에 34자, 오른쪽 옆면에 9자의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오른쪽 옆면의 글은 비석(碑石)을 세운 이후에 새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웃한 용화전과 미륵전 현판이 붙은 전각에는 불상이 하나 있는데, 이 불상은 탈북민이 모셔왔다는 개성 영통사 미륵불입니다. 언론에서는 탈북 1호불상으로 보도되었답니다. 이 불상을 보고 시인 목필균이 지은 시 “용수사(용두산)”를 소개합니다. 미륵전 옆에는 포대화상과 이름 모를 불상이 있군요.
고려 의종의 명목을 빌었다는 용수사는
용두산 자락에 안겨 있고
일주문도 대웅전도 새 옷을 입은 듯
화려한 단청이 아름답다.
분단된 나라라서 이산가족이 있는데
몇 구비 인연 따라 용수사에 온
탈북미륵부처님
생사를 넘나드는 곡절 많은 인연 따라
북한에서 중국 안동(단둥)으로
중국 안동(단둥)에서 우리나라 안동까지
이념을 초월한 수행의 발걸음이 머물고
떠나온 고향 개성 영통사는 잘 있는지
답답한 마음 어쩌지 못해서
야외 미륵전에 야단법석을 차려놓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며
대중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출처 : 목필균 블로그 https://blog.naver.com/mpk3214/222119690254)
대웅전은 사찰의 중심전각으로 내부에는 삼존불상이 모셔져 있지만 문이 잠겨 있어 내부를 살펴보지는 못했습니다. 대웅전 앞에는 경주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이 재현되어 있고, 다층석탑(정혜사지 13층석탑)도 보입니다.
대웅전 앞 우측은 마의당(麻衣堂), 좌측은 월오관(月午觀)입니다. 이들은 요사채로 사찰 내에서 전각이나 산문 외에 승려의 생활과 관련된 건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마의당은 마이태자와 관련된 이름이며, 월오관은 달이 대낮처럼 밝다는 뜻으로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월오리로 넘어가다 달빛에 서러움을 되새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그럴 듯하지만 현판은 어느 정도 한자의 해독이 가능한 전문가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휘갈겨 쓴 글씨여서 참으로 난감한 현판입니다.
위 전각이외에도 용수사에는 용왕각과 산신각이 있다는데 안동선비순례길 8코스를 답사하면서 이곳에 들렀기에 서둘다보니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해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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