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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은 아욱과(─科 Malvaceae)에 속하는 초본식물입니다.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멋진 꽃 때문에 널리 재배되고 있습니다.
1년생·2년생·다년생의 여러 변종들이 있습니다.

줄기는 키가 1.5∼2.7m까지 자라며, 잎은 5∼7갈래로 갈라져 있습니다.
꽃은 보통 흰색·분홍색·붉은색 또는 노란색이며
지름이 7.5㎝ 또는 그보다 크고 줄기의 윗부분을 따라 달립니다.
(자료 : 다음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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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디를 가나 접시꽃이 한 두 그루 피어 있습니다.
접시꽃을 보면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이 시는 1986년 실천문학사에서 간행한 <도종환>의 두 번 째 시집
<접시꽃 당신>의 표제시입니다.

이 시는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쓴 시집이란 것이 알려지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화로까지 만들어져 더욱 유명해 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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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시인의 아내가 아기를 가졌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아내는 암 선고를 받습니다.
치료를 위해서는 아기를 포기해야 하지만,
아내는 끝내 새 생명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결국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나고, 아내는 고통 가운데 죽어갑니다.
매일 아내의 무덤을 찾으며 써 내려간 시.
그런 시를 모아 낸 책이 바로 <접시꽃 당신>입니다.
(참고 자료 : 다음카페 "위유환 역사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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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다소 길지만 이 시의 배경을 생각하면서
조용히 음미해보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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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죽일 줄 모르고
약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 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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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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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 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 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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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둥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어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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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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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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