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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은혜 역의 이응경

                                      강신욱 역의 홍요섭



▲ 명랑을 표방했지만 멜로로 전락
 
KBS 일일드라마 "다함께 차차차", 일일 전국시청률 30%를 상회하는 시청률을 보듯 상당히 인기 있는 드라마입니다. 제작진은 명랑 드라마를 표방하였는데 107회까지 진행된 내용을 보면 쌍과부집 큰며느리인 오동자의 딸인 한진경(박한별 분)이 이 교장집 둘째 며느리로 시집가서 사사건건 자신의 의견을 밝히며 매우 똑 부러지게 시집살이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웃을 일이 없습니다.

이 드라마의 중심인물은 쌍과부집 시어머니인 박정녀(김영옥 분)입니다. 15년 전 그녀의 두 아들내외가 태국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로 형제를 잃은 것으로 시작되는 데, 큰아들은 시신을 확인했지만 작은 아들은 그냥 행방불명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그 작은 아들이 바로 유니콘 제과의 강신욱 회장(홍요섭 분)입니다. 강 회장은 사고로 이전 기억을 모두 상실하고 자신의 본래 이름도 모릅니다. 이 드라마의 주제는 강 회장이 기억을 되찾은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억을 되찾은 후 바닷가로 간 강신욱



이 드라마가 명랑 스토리가 되기 위해서는 강 회장이 기억을 되찾은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발생하여 그에 따라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현상들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해야 정상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보면 강 회장이 기억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눈물겨운 과정과 이를 막으려는 재혼한 부인 나은혜 사장(이응경 분)의 집요한 계략, 그리고 아들과 남편 및 아버지를 잃고 살아가는 안타까운 여인들의 삶을 부각시킴으로서 오히려 멜로드라마로 전락시키고 말았습니다.

벌써부터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야기를 너무 질질 끌어 고무줄처럼 늘리기에만 급급하다고 제작진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마도 금년 연말까지 끝나지 않을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품어온 몇 가지 의문점을 짚어보겠습니다.



▲ 드라마 전개의 알쏭달쏭 의문점

1) 강신욱은 왜 노모를 포옹하지 않았을 까?

유니콘 제과 강신욱(본명 한태수) 회장은 드디어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을 되찾았습니다. 자신의 이름은 한태수이며, 형과 함께 카센터를 운영했고, 아내인 하윤정(심혜진 분) 및 딸인 한수현(이청아 분)과 함께 나들이를 갔음을 압니다. 특히 태국에서 사고발생당시 아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를 생생하게 기억해 냈습니다.

                                마음이 착잡한 강신욱

 

그는 하윤정의 집을 찾아가다가 보따리를 들고 집으로 가는 노모를 보고 차를 세웠습니다. 당장이라도 뛰어가서 "엄마, 태수가 왔습니다!"라고 감격의 해후를 해야 정상인데 강 회장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 대신 운전기사에게 짐을 좀 들어 드리라고 지시하면서 오열했습니다.

                                  지나가는 노모를 발견하고 자동차에서 내린 강 회장

                                  노모의 짐을 들어 주려는 운전기사 

   

왜 그랬을 까요? 그는 15년 동안이나 자신을 기다리며 힘들게 살아온 아내가 이제 만화가 선생인 이준우(이종원 분)와 결혼을 앞두고 있음을 압니다. 그런데 그는 지금 옛 가족 앞에 나타나 아내의 새로운 출발을 방해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미 나은혜와 재혼하여 두 딸을 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머니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내인 나 사장과 입씨름하는 강 회장

                                    이준우로부터 하윤정과 만나지 말라는 말을 듣는 강 회장




2) 오동자는 왜 시어머니에게 강 회장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을 까?

큰며느리 오동자(박해미 분)는 그의 아들인 한진우(오만석 분)가 유니콘 제과에 근무할 당시 회사를 방문했다가 강신욱 회장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기억을 잃은 강 회장이 형수를 알아 볼 리가 없지요. 오동자뿐만 아니라 아들인 진우와 조카인 수현 그리고 동서인 하윤정까지 강 회장을 만났지만 모두가 한태수를 닮은 사람으로 결론을 내었습니다.

                                   오동자에게 강 회장이 수현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나 사장

                                오동자와 하윤진 

 

시어머니인 박정녀는 지금도 두 아들의 사진을 나란히 장롱 위에 올려 두고 수시로 쳐다보며 눈물짓습니다. 금년부터 비로소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을 정도로 시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어머니에게 도련님을 닮은 사람을 보았다고 할 경우 나중에 아들이 아님을 알고 실망할까 두려워 말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상대방은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데 이쪽에서 아무리 가족이라고 주장해도 소용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쌍과부집 가족들




3) 강나윤은 왜 아버지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을 까?

강나윤(조안 분)은 나은혜가 강신욱과 재혼하며 데리고 온 딸입니다. 그녀는 오동자의 아들인 한진우를 사랑합니다. 그렇지만 은혜는 집요하게 둘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기를 씁니다. 견디다 못한 나윤이가 진우와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고 하자 은혜는 사실을 털어놓고 딸에게 눈물로 호소합니다. 피는 물보다도 진하다더니 나윤은 사랑을 포기하고 엄마를 돕기로 결심합니다.

                               한진우와 함께 있으면 기분 좋은 강나윤

                            강나윤의 어머니 나은혜



그 후 나윤은 이철 팀장(이종수 분)과의 결혼을 서두르다가 또 포기하고 다시 한진우와 사귀게 됩니다. 나윤의 뜻을 알아차린 은혜는 나윤에게 이철과의 결혼 대신 진우와 결혼할 것을 허락합니다. 나윤은 엄마가 모녀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역이용하려는 것을 압니다. 나윤은 여러 차례 엄마에게 아버지를 속이는 행위를 그만 멈추자고 말했지만 은혜는 절대로 안 되는 일이라며 펄쩍 뜁니다. 그러니 마음 약한 나윤은 엄마를 위해 아버지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아 이를 숨긴 공범(?)이 되고 말았습니다.



4) 하윤정은 왜 강신욱을 남편 닮은 사람으로만 생각할 까?

윤정은 강신욱을 처음 보고는 울부짖으며 말했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수현이 엄마를 모를 수 있느냐고? 그렇지만 강신욱-나은혜 부부와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둘이 결혼한 지 30년이 되었다는 은혜의 말을 그대로 믿습니다. 수현이와 진우마저도 강 회장을 그냥 남편 닮은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강 회장이 자신의 카센터에 두 번이나 찾아왔다는 말을 문군(김병만 분)으로부터 들어도 다른 일로 왔을 거라고 믿습니다.

                              문군으로부터 강 회장이 찾아 왔다는 말을 들은 하윤정

 

사고로 기억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는 윤정네 가족들은 강신욱을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한편 윤정으로서는 자신에게 잘 해 주는 이준우와 크리스마스 때 결혼하기로 이미 결정했습니다. 옛 남편에 대한 기억으로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특히 이준우가 이를 매우 언짢아하고 있음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하윤정의 결혼 상대인 이준우 




▲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스토리

지금 이 드라마는 꼬일 데로 꼬였습니다. 나은혜는 이철을 나윤이와 결혼시키지 않는 대신 상해프로젝트를 전담시키고, 본부장으로 승진시켰습니다. 투자회사의 협상 파트너인 장 이사(이현경 분)는 이철에게 회사의 사정과 나윤-이철의 관계 등을 소상히 알고 나은혜 사장의 부친까지 안다고 말하는 게 심상치 않습니다. 상해 프로젝트를 크게 키우자는 그녀의 제안을 이미 이철은 받아들인 상태입니다. 앞으로 이철이 사고를 크게 쳐서 자금사정으로 회사가 위기에 빠질 경우 한진우가 회사를 구한다면 한번은 웃을 수 있을 같습니다.

                                  장 이사와 만나는 이철

                                  베일에 가린 여인 장 이사

                                 본부장으로 승진한 이철



강신욱은 작고한 아버지의 산소로 가서 성묘를 하고는 김 박사를 만나 자기의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기억을 되찾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기다린 가족을 속이는 게 더욱 고통스러우므로 당장 이를 밝히겠다고 말합니다. 반면, 김 박사는 오히려 나은혜도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좀 천천히 밝히라고 조언합니다. 그런데 강 회장이 귀가하니 아내인 나은혜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습니다. 이제 강 회장은 옛 가족보다도 현재 아내의 간호가 더욱 긴급합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 드라마는 150회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아직도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윤정과 이준우의 결혼식장에서 박정녀와 강 회장은 감격의 조우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럴 경우 스토리가 너무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무슨 구실을 붙여 불발로 끝나게 할 지도 모릅니다. 왜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질질 늘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자꾸 갖다 붙여 높은 시청률에 편승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막장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시작과 끝이 분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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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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