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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목드라마 <추노> 제15-16회에서 보여준 스토리의 전개는 좀 엉뚱하였습니다. 이대길(장혁 분)이 언년이(이다해 분)와 첫 대면에서 막말을 쏟아낸 일, 천하제일의 무사인 송태하(오지호 분)가 일개 추노꾼인 대길에게 잡혀 끌려간 일, 그리고 대길이마저 이경식 대감에 의해 옥사에 감금된 일을 들 수 있습니다.



▲ 대길이 언년이에게 막말을 쏟아내다니!

대길이 추노꾼이 된 것은 큰놈이-언년이 남매를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추적한 큰놈이는 언년이가 이미 송태하의 부인이 되었다는 소식과 자기는 대길과 배다른 형제라는 사실을 폭로한 후 자결하고 말았지요. 그 후 대길은 패거리인 최장군 및 왕손이와 함께 송태하를 잡기 위해 남으로 내려갑니다.

대길은 태하가 머무는 곳에서 태하와 언년이의 혼례식 장면을 목격했지요. 그는 태하를 잡으려 온 임무도 잊어버린 채 이를 목격하다가 자리를 피합니다. 밤이 되자 다시 찾아온 대길은 방안에서 도란도란 들려오는 태하와 언년이의 말을 들으며 언년이의 고무신을 돌려놓고는 발걸음을 옮깁니다.  

언년이가 행복하게 살면 안되다고 절규했던 대길도 결국 언년이의 행복한 삶을 깨뜨릴 수 없다는 결심을 한 후 그는 최장군과 왕손이에게 추노질 그만하고 한양으로 돌아가자고 하지요. 한양 인근에 땅을 마련해 두었으니 그곳에서 평생 함께 잘 살자고 말입니다. 그런데 왕손이는 결코 물러날 수가 없어요. 태하를 잡기만 하면 500냥을 벌 수 있는데 지금 와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왕손이는 홀로 태하를 잡기 위해 거처를 나서고, 그를 찾으려 최장군도 떠납니다. 홀로 남은 대길은 설화에게 비단 한 필을 사주어 떠나보내려고 그녀를 데리고 저자거리로 나갔지요.

그곳에서 멀리 있는 언년이를 다시 봅니다. 그는 비단자락이 펄럭이는 저자거리에서 언년이를 다시 찾아보지만 그녀는 이미 몸을 숨긴 상태입니다. 언년이는 죽었다고 생각한 대길을 처음 보았으니 너무나도 놀라 순간적으로 이런 행동을 했을 것입니다. 자신은 이미 송태하와 혼인을 했지만 대길이 살아있어 주어서 고맙다고 독백합니다.


다시 거처로 돌아온 대길은 언년이의 초상화를 불태우며 그녀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 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부하인 최장군과 왕손이의 소식이 없자 그는 태하의 거처로 갑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태하 대신 언년이가 있습니다.

"도망노비 따위가 평온할 줄 알았더냐?"
"저를 찾으셨었나요?"
"노비들은 주인에게 질문할 자격이 없단다!"
"혹시 제 생각을 한번이라도 하였었는지요?"
"어느 미친놈이 너같이 미천한 집안 종년 따위를 마음에 품고 있겠느냐?"

대길은 본격적으로 험한 말을 합니다.
 
"반상이 뚜렷하고 주종이 엄격한데 어찌하여 너는 하늘의 뜻을 저버리고 주인인 나를 배신하였느냐?"
"반상이란 누가 만든 거지요? 주종이란 어디서 시작된 것입니까? 사람으로 사람답게 살려는 것이 진정 하늘의 뜻 아닙니까?"
"아직도 너희들이 사람이라고 생각되느냐? 너희들은 노비일 뿐이다!"


그리고는 언년이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송태하가 어디 있는지 묻습니다. 그런데 대길의 심경의 변화가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물론 최장군과 왕손이의 행방불명에 대해 송태하가 범인이라고 생각했겠지요. 그렇지만 평생가슴에 품고 온 언년이를 만나 처음으로 나눈 대화치고는 너무 엉뚱합니다. 나라를 바꿔 양반과 상놈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평생 언년이와 함께 살고자 했는데 그가 이토록 막말을 하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대길은 큰놈이로부터 언년이가 태하와 혼인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많고 많은 사내놈 중에 왜 하필 도망노비인 태하냐고 반문했습니다. 대길에게 태하는 반드시 잡아야할 도망노비이기 때문입니다. 대길은 태하가 자신의 형제와도 같은 최장군과 왕손이를 해치웠다고 오해했으니 언년이가 이런 놈과 혼인한데 대한 반감과 한탄으로 그녀에게 화풀이한지 모르겠습니다.      



▲ 조선 최고의 무사가 추노꾼에게 지다니!

언년이는 지아비의 위험을 알고 행방을 알려 드릴 수는 없다고 대답합니다. 그리고는 대길에게 이제 찾았으니 반노의 죄로 목을 거두라고 말합니다. 도망노비 따위가 어찌 목숨을 구걸하겠느냐고 말입니다. 살아 계시니 그걸로 행복하다고 합니다. 이 때 송태하가 나타나 대길의 목에 칼을 들이댑니다.


이제 두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났습니다. 대길은 태하를 최장군과 왕손이를 해친 범인으로, 태하는 대길을 자신의 부하들을 죽인 범인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싸우기 시작하자 가운데를 막아서며 언년이는 태하에게 대길이 자기의 마음 모두를 주었던 정인(情人)이었다고 말합니다. 그 마음 겨우 비우고 또 비워서 송태하 당신께 기댔다고요. 태하는 언년이에게 원손마마를 부탁하고는 대길과 함께 자리를 이동합니다. 사생결단을 내려는 것입니다.

몇 합을 겨룬 끝에 결국은 송태하가 우세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태하는 대길이 자기 부인의 정인이었다니 목숨을 살려 주겠다고 공언합니다. 이에 대길은 "누가 누구의 정인이야? 내가 그런 미천한 집안 종년한테 마음을 주었을 것 같냐?"고 악을 씁니다. 태하는 언년이가 집안의 종이라는 말을 듣고는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그동안 언년이가 하던 말을 떠올리니 종이라나 말이 사실일 듯 합니다. 자신의 부인이 종이라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 때부터 둘은 무기를 버리고 육탄으로 치고 받으며 모두 녹초가 됩니다. 그런데 장면이 바뀌어 대길이 태하의 손을 결박하고 한양까지 끌고 와서는 좌의정 이경식 대감에게 인계합니다.


여기서 의문이 제기됩니다. 송태하는 전직 훈련원교관으로서 조선 최고의 무사입니다. 그는 지금 세상을 바꾸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제주에 가서 원손을 구했고 부하들을 규합하였습니다. 그에게는 매우 중요한 임무가 부여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를 죽이려는 대길을 언년이의 정인이었다는 이유로 살려두고자 했고, 또 언년이가 종이었다는 말을 듣고는 정신의 끈을 놓아버렸습니다. 그 결과 태하는 대길에 의해 상투가 잘려 나가고 결국 육탄전에세 대길에게 지고 말았거든요. 세상을 바꾸려는 자가 부인의 신분이 뭐 그리 중요한가요?

태하와 조선비는 혁명의 방법이 달랐습니다. 조선비는 임금을 바꾸려 했고, 태하는 세상을 바꾸려 했습니다. 무능한 탐관오리를 몰아내고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함이지요. 그렇지만 세 상을 바꾸겠다는 무사가 신분제의 철폐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는 것은 아무래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제주에서 태하가 살인마 황철웅을 제압하던 그 기개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이 이렇게 나약해 지다니 말입니다. 태하가 잡힌 것이 이경식 대감 곁으로 가서 그를 복수하기 위한 속임수인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요. 물론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 대길도 포도청에 구금되다니!

좌의정 이경식에게 태하를 넘긴 대길은 주막으로 옵니다. 큰 주모와 작은 주모는 대길에게 혼자 왔느냐고 묻자, 대길은 다들 배고프니 어서 따끈한 밥을 달라고 했지요. 주모는 밥 세 그릇을 담아줍니다. 대길은 밥을 먹다가 옆에 최장군과 왕손이가 앉아 있은 것으로 상상하며, 큰 주모가 최장군의 밥그릇에 넣어둔 삶은 계란을 꺼내 먹습니다. 이토록 대길이 슬픔에 잠겨 있는 사이 대길은 오포교가 데리고 온 포졸들에게 붙잡혀 포도청에 갇힙니다. 여기서 대길의 처세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태하를 이경식 대감에게 인계하는 자리에서 이경식은 대길에게 1개월 이내에 송태하를 잡아오라고 했는데 이미 한 달이 지났으니 대길의 목숨을 빼앗겠다고 능글맞게 이야기했습니다. 대길은 처음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다가 결국은 지난번 받은 5천냥을 토해내겠다고 약조하고는 현장을 벗어납니다. 

이처럼 이경식의 속셈을 알았으면 그는 어디로 피신하거나 대책을 강구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막에서 한가로이 밥을 먹으며 사라진 동료인 완손이와 최장군을 회상하다가 목에 오랏줄이 걸리고 만 것입니다.




▲ 태하와 대길이 살아 남는 길

이제 태하와 대길은 같은 감방에 붙잡혀 철웅으로부터 모진 고문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둘은 세상은 바꾸려는 큰 뜻을 품은 사람입니다. 감옥에서 고문을 받으며 서로 동지라는 것을 알고 한 패가 될지는 두고 볼입니다. 네 살 정도 사내아이(원손)의 행방을 묻는 추궁에 대길은 그런 애는 본적도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추노는 아직도 8회분의 방송이 남아 있는데 두 명의 주인공이 바로 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누군가 정의의 흑기사가 나타나서 이들을 구하게 되겠지요. 아니면 둘이 관군을 제압하고 스스로 옥사를 탈출하는 것도 상상해 볼 수 있겠지만 너무 고문을 많이 당한 게 문제입니다. 

아마도 태하는 아직까지 살아남은 곽한섬(조진웅 분)의 도움을 받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섬은 제주에서 한 팔에 원손 석견을 안은 채 철웅의 공격을 버텨낼 정도로 무예가 뛰어납니다. 아니면 노비당의 지령을 내리는 "그분"이 업복이를 동원하여 세상을 바꾸려는 태하를 구할지 두고 보겠습니다. 예고편에 이런 낌새가 보입니다.

                              노비당의 그분

한편, 대길을 구할 자는 천지호(성동일 분)로 예상됩니다. 그는 지금까지 철웅의 속임수에 빠져 부하들을 모두 잃는 상태입니다. 그는 잔머리를 굴리는 데는 명수입니다. 포도청에 끌려갔다가 오 포교를 협박(?)해 풀려날 정도이니까요. 예고편에는 천지호는 대길에게 너만 남고 부하들이 모두 죽었다고 탄식하며 대길을 구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그는 대길을 구한 후 대길의 힘을 빌려 철웅에게 복수하려 할 것입니다. 이래저래 추노는 항상 다음편이 기다려지는 재미있는 액션사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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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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