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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 18회에서는 실로 많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교수형에 처해지려는 절대위기의 순간 송태하를 구한 것은 그간의 예상과는 달리 청나라의 용골대였습니다. 그리고 이대길을 구한 자는 송태하와 천지호였습니다. 또한 그 동안 이름만 알려졌던 월악산 짝귀가 그 모습을 드러냈고, 천지호도 결국 숨을 거두었습니다.



▲ 월악산 짝귀의 혜성 같은 등장

월악산 짝귀는 그동안 대길이 숭례문 개백정 명안스님에게 안부전하라 했고 설화에게 찾아가라고 했던 미지의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거의 죽었다고 생각했던 왕손이와 최장군이 불사조처럼 되살아나 찾아간 곳이 바로 월악산 짝귀입니다. 짝귀 역에는 <선덕여왕>에서 미실의 호위무사를 맡았던 안길강(칠숙 역)입니다. 처음에는 김남길(비담 역)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있었지만 안길강도 정말 예상치 못한 인물이며, 칠숙의 역할로 보아 매우 적절한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짝귀는 대길의 무술선생이었습니다. 천지호에게 얻어터진 후 찾아온 대길에게 무술을 가르쳤습니다. 짝귀는 한양바닥을 주름잡는 왈패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대길이 맞짱을 뜨겠다고 까불었네요. 대길이 스승을 배신하고 추노질을 하면서 따로 둥지를 틀어 미운털이 박혔는데 딱 걸렸습니다. 그런데 대적을 해보니 대길은 짝귀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대길이 짝귀에게 무참히 깨져 비굴하게 굴지요. 개 행세를 하며 꼬리까지 흔듭니다. 그는 돌아서다가 별안간 칼을 꺼내 들고 뒤에서 스승의 귀를 자르고는 도망칩니다. 이 때부터 그는 짝귀라는 별명을 얻었고 월악산에 은신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위대한(?) 주인공 대길이가 이렇게 야비한 인간일 줄은 몰랐네요. 지난번 언년이를 만나 입에 담지도 못할 막말을 쏟아낸 이후 두 번째로 급실망입니다. 무술을 배운 스승에게 졌다고 뒤에서 공격했다는 것 자체가 막 나가는 대길의 캐릭터를 말해 주는 것 같아요.

은신처를 찾아간 왕손이와 최장군에게 짝귀는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묘사됩니다. 최장군과 입씨름을 하면서 고수와 언니대접을 받으려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춘추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하면서. 그리고 대길에게도 철저한 원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만나면 두 귀를 자르겠다고 독기를 내뿜습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왜 그동안 대길은 자신이 아는 사람에게 짝귀를 찾아가도록 종용하였는지 모를 일입니다.



▲ 천지호의 안타까운 죽음

천지호는 대길을 구하기 위해 교수형 현장에서 포졸로 위장한 채 가까이 있었지요. 그는 죽어 가는 대길을 보고도 마음은 처절하게 구해야겠다고 생각할 뿐 몸은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의 무예가 출중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길의 목숨을 살려준 이는 용골대의 일당으로부터 구사일생한 태하가 칼을 던져 목이 대롱대롱 매달려 숨이 넘어가던 대길을 바닥에 내려놓은 것입니다. 천지호는 대길을 살려야하겠다는 급한 마음에 굵은 로프를 이빨로 물어뜯기도 합니다. 이 때 천지호는 대길의 가슴팍을 때려 기절한 그를 회생시킨 후 그와 함께 도망을 칩니다. 그러다가 관군의 화살을 맞습니다.





대길은 점점 몸이 축 늘어지는 천지호를 부축하고 눈 내린 산을 헤맵니다. 천지호는 죽어가면서 엽전을 꺼내 자신의 입 속에 넣었는데 이 장면이 정말 천지호다웠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졸개들이 죽을 때 울부짖으며 마지막 저승길 노자돈으로 쓰라고 입 속에 넣어주던 것을 스스로 재현한 것입니다.

천지호는 황철웅이 자기의 졸개들을 모두 죽였다며 "은혜는 잊어도 원수는 꼭 잊지 말라"는 가르침을 다시 한번 상기시킵니다. 그는 대길이 자신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 있어 주어서 고맙다며, 자신의 가려운 발가락을 시원하게 긁어달라고 부탁합니다. 대길은 이게 무슨 뜻인지 압니다. 대길이 천지호의 발가락을 긁는 사이 천지호는 마침내 숨을 거둡니다.





대길은 천지호를 땅에 묻으며 나중에 양지바른 곳에 다시 묻어 주겠다고 약조하고는 길을 떠납니다. 그는 여주로 가서 언년이를 구하고 황철웅을 손보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동안 보조주인공으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천지호가 사라지는 것을 보니 추노도 이제 종반부에 다다른 것이 확실합니다.

그런데 왜 교수형집행현장을 지켜보았던 업복이(공형진 분)가 대길을 총으로 쏘려고 하다가 그만두었는지, 그리고 다시 만난 대길과 태하가 또 서로 싸우려는지 헷갈립니다. 옥사에 갇혀 있으면서 둘은 같은 뜻을 품은 동지임을 인식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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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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