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재 어느 공원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다리가 무거워져 공원의 그늘 밑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마침 귀여운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남성이 옆에 자리합니다. 강아지를 본 여성도 동물애호가인 듯 두 사람은 강아지 키우는 것을 주제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눕니다. 주인은 지금은 털을 깎아 볼품 없지만 털을 염색해주면 더욱 귀엽고 보기가 좋답니다.
그런데 보통 공원에 데리고 나오는 강아지는 거의 대부분 목에 줄을 걸고 옵니다. 멀리 달아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지요. 그런데 이 강아지는 목에 줄이 없습니다. 강아지가 저쪽으로 쪼르르 뛰어가도 주인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글쓴이는 혹시 강아지가 멀리 가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물었습니다.
“강아지가 멀리 달아나면 어쩌려고 그냥 놓아두세요?”
“아, 저 강아지는 50m 이상을 절대로 벗어나지 않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듣고 보니 매우 기특한 강아지입니다. 글쓴이는 칭찬을 했습니다.
“강아지가 매우 착하고 훈련이 잘 되었군요.”
그런데 주인의 대답을 듣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저놈은 수놈이라 처음에는 매우 활동적이었어요. 그래서 거세를 했지요. 그 이후 매우 온순해 져서 데리고 다니기 좋아요.”
결국 강아지는 사람의 편의성을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주인의 노리개가 된 모습니다. 물론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은 나름대로 안전하게 하기 위한 장치를 하겠지요. 고양이의 발톱을 손질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글쓴이는 애완동물에 대하여는 사실 잘 모르므로 어떻게 관리하는지 무지합니다. 따라서 뭐라고 말할 처지는 못됩니다. 그러나 동물의 성 기능까지 변형시킨 것은 너무나도 동물을 노리개로 취급했다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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