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역의 박시후 세령 역의 문채원 신면 역의 송종호
김승유와 세령의 달달한 키스
시청률 20%를 돌파하여 국민드라마 반열에 입성, 인기절정을 달리고 있는 <공주의 남자>가 제21회에서도 숨가쁜 전개로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습니다. 사실 김승유(박시후 분)가 신면(송종호 분)의 노비로 전락한 세령(문채원 분)을 빙옥관 조석주(김뢰하 분)의 도움을 얻어 무사히 탈출시켰을 때만 해도 모든 것은 순조로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김승유의 행방을 알렸고 승유는 신면의 군사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김승유가 신면을 발견하고 화살을 겨눈 순간 이번에도 전혀 상상하지 못할 인물이 이를 막아선 형국이 되고 말았으니 정말 눈을 의심할 지경이었습니다.
반전과 반전의 연속인 급박한 상황에서도 승유와 세령은 두 번째로 키스를 하였고 한번 봇물이 터지자 이들의 달달한 키스는 연이어 계속되었습니다. 이런 행복은 절대로 오래 갈 수가 없는 법입니다. 금성대군 주도로 김승유와 정종(이민우 분) 등이 규합하여 일으킬 단종 복위운동은 실패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게 성공했더라면 단종의 사사(賜死)도, 13년 동안 수양대군(김영철 분) 세조의 재위(在位)도 없었을 테니까요.
▲ 짐승의 탈을 쓴 가증스러운 수양의 한탄
수양이 세령을 "원수의 자식과 작당하여 아비를 죽이려는 애는 자식이 아니라며 폐서인하고 신면의 노비로 삼아라"는 어명에 놀란 가족들은 세령에게 마음을 돌리라고 간청하지만 세령은 도리어 평복(소복)차림으로 나타나 "이세령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무명의 노비로 살겠다"고 대꾸합니다. 신면은 세령의 손에 채워진 포박을 풀어주며 환심을 사 보려 하지만 세령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세령을 아들이 노비로 삼으라는 어명을 전해들은 신죽주(이효정 분)마저도 "수양이 평상심을 잃었다"고 반응할 정도의 대사건입니다. "만약 공주가 영영 노비로 남으면 어쩌겠냐"는 아버지의 질문에 아들은 "제 집이 들었으니 이미 제 사람"이라고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세령은 "나를 노비로 부리기가 불편할 테니 관비로 보내달라"고 쌀쌀하게 굽니다. 이게 김승유때문이냐는 신면의 질문에 세령은 "신 판관의 입에서 그분의 함자가 나오는 걸 원치 않는다"고 합니다. 신면으로서는 이보다 더한 굴욕은 없을 테지요. 그는 세령에게 "당신은 공주가 아니라 내 것"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이제는 중전이 된 윤씨부인(김서라 분)이 수양에게 며칠 있다가 다시 세령을 궁으로 불러들이라고 조심스럽게 간청하자 수양은 "내가 자식과 척을 질 정도로 그렇게 잘못했느냐"고 되묻습니다. 이 질문이야말로 가증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임금을 폐하고 새로운 임금을 옹립하는 반정(또는 혁명)은 현재의 임금이 탐관오리에 둘러싸여 국정운영을 잘 못하거나 외적의 침입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일으키면 그래도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양이 일으킨 계유정란과 단종의 폐위 및 사육신 살해는 문종에게 충성하며 나라의 기틀을 공고히 하는데 기여했던 충신들을 오로지 자신의 집권을 위해 무자비하게 살해한 천인공노할 만행입니다. 그런 수양이 그토록 잘못했느냐고 반문하는 모습에서 임면수심(人面獸心)의 전형을 봅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신숙주와 권람, 한명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김승유의 목을 베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 노비인 세령을 구출한 조석주의 현란한 검술과 연이은 달달한 키스
김승유는 조석주와 함께 김종서의 부관이었던 박흥수를 만나 이번 거사의 동참을 약속 받고는 돌아가다가 저자거리에서 행인들이 세령이 신면의 노비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김승유에게는 거사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세령을 구해야 합니다. 김승유는 조석주와 함께 대호(大虎)가 적힌 복면을 쓰고 신숙주의 집을 침입합니다. 조석주가 먼저 들어가서는 신숙주의 방으로 향합니다. 신면을 비롯한 군사들이 모두 그쪽으로 간 사이에 김승유는 유유히 세령의 방으로 들어갑니다. 승유를 본 세령은 반가움에 먼저 포옹을 하는군요. 승유와 세령은 밖으로 나와 말을 타고 무작정 달립니다. 지금까지 빙옥관에 승유의 거처만 마련해 주었을 뿐 별로 활약이 없었던 조석주가 화려한 칼 솜씨를 뽐내며 신면과 대적한 것은 정말 이외였습니다.
어느 듯 밤이 되자 승유와 세령은 말에서 내려 불을 피웁니다. 승유는 세령의 이마에, 눈에 그리고 입술에 차례로 키스를 합니다. 승유가 나를 따르면 큰 고생을 한다고 걱정하자 세령은 저승길이라도 같이 가겠다고 하면서 다시 키스를 합니다. 남녀의 키스가 이토록 아름다운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 빙옥관 초희의 이유 있는 고변
조석주는 빙옥관의 일이 걱정되어 빙옥관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미 빙옥관에는 신면의 충복인 송자번(진성 분)이 뒤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조석주를 끌고 한성부옥사로 가서는 김승유의 행방을 대라며 구타하기 시작합니다. 조석주는 맞아 죽더라고 입을 열 위인은 아닙니다. 이때 빙옥관 마담 초희(추소영 분)가 나타나 "그놈의 행선지를 알고 있다. 그는 광주로 갔다"고 실토하는 돌발사태가 발생합니다. 광주는 정종의 유배지이기에 신면은 대뜸 승유가 정종에게 갔음을 알아차립니다.
그러면 왜 초희가 조석주를 구하려고 김승유를 궁지로 몰아넣었을까요? 빙옥관의 두목은 조석주이지만 실질적인 경영주는 초희입니다. 그런데 조석주가 김승유를 빙옥관으로 데리고 온 이후부터 바람잘 날이 없었습니다. 김승유의 형수인 류씨부인(가득히 분)이 일은 거들어 주었지만 한성부 군사들이 수시로 들이닥쳐 소란을 피웠고 일전에는 공주라는 아가씨까지 나타나는 바람에 빙옥관이 초토화되었습니다. 이런 판국에 그래도 믿고 의지할 조석주마저 잘 못되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조석주로서는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는 사나이들의 의리가 있지만 초희는 빙옥관과 사내를 지키기 위해 생판 모르는 승유를 제물로 삼은 것이지요.
▲ 전혀 의도하지 않은 채 신면의 앞을 가로막은 세령
한편, 승유는 동지들과 만나 거사계획을 설명하고는 정종의 거처로 옵니다. 경혜(홍수현 분)와 정종, 세령과 승유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런 오봇한 자리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감회에 젖은 정종이 자꾸만 술을 마시려 하자 경혜는 "곧 아버지가 될 분이 그리 나약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아내의 임신사실을 알게된 정종은 뛸 듯이 기뻐하는군요. 밖으로 나온 승유는 세령을 포옹하며 "그대가 내곁에 있어 견딜 수 있다"고 했고, 정종은 경혜에게 "난 연모하는 여자와 함께 있으니 복이 낳다"고 했는데 이들의 행복도 일장춘몽이 될 듯합니다.
초희의 발고로 이미 신면의 무리가 정종에게 들이닥칩니다. 정종은 신면에게 "승유는 오지 않았다"고 거짓말 하지만 신면은 "김승유를 잡아죽이겠다"고 합니다. 놀란 경혜는 몸종 은금(반소영 분)에게 뒷문으로 빠져나가 "승유에게 빨리 몸을 피하라"고 알려주라고 합니다. 은금이 뒤로 나가자 송자번이 막아섰고, 힘 앞에 나약해진 은금은 승유와 세령이 가까이 있음을 실토하고 맙니다.
세령과 꿈 같은 데이트를 즐기던 승유는 길거리의 어지러운 말 발자국을 발견하고는 사태를 짐작합니다. 승유는 세령을 담 벼랑에 앉힌 채 "절대로 나오지 말라"고 당부하고는 포옹하면서 키스를 합니다. 승유는 정종 집 앞의 신면을 발견하고는 화살을 겨누었는데, 또다시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가 발생합니다. 한성부 군사 하나가 숨어 있던 세령을 끌고 신면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세령으로서는 전혀 의도하지 않게 김승유의 먹잇감을 보호한 형국이 되고 맙니다. 이제 남은 3회에서 어찌 마무리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네요. 예고편을 보니 그분(?)이 처형될 거라고 해 막판의 피비린내를 예고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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