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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북산면과 화천군 간동면의 경계에 위치한 오봉산(청평산)은 기암괴봉과 노송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산으로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속합니다. 


오봉산이라는 이름은 서쪽의 배후령에서 주능선을 따라 이어진 나한봉·관음봉·문수봉·보현봉·비로봉의 다섯 봉우리가 솟아 있다하여 붙여진 것입니다.


마적산은 오봉산의 서쪽에서 남쪽으로 드리운 능선 상에 솟아 있는 부드러운 육산입니다.


일반적으로 오봉산의 산행기점은 배후령고개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마적산(785m)과 연계산행을 하기 위해 춘천의 서쪽에서 남북으로 이어지는 46번 국도를 타고 양구방향으로 가다가 배후령에 도착하기전인 중간지점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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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들머리
 

비가 내린 뒤라 숲 속으로 들어서니 알싸한 공기가 코끝으로 스며들며, 등산복 위로 전해지는 상쾌한 기운이 온 몸으로 파고드는 듯 합니다. 다만 등산로가 다소 미끄러운 게 흠입니다.


산괴불주머니, 벌깨덩굴 같은 야생화가 많이 피어 있는 들머리를 지나 급한 경사를 따라 오르니 주능선에 다다릅니다(10:40). 말의 허리 같은 부드러운 길을 따라 갑니다. 주위는 짙은 안개로 인하여 조망이라고는 전혀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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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능선에서 바라본 임도


산행을 시작한지 50분만에 공터에 도착했는데 엉뚱하게도 배후령 1.5km, 마적산 4.2km라는 이정표가 있습니다(11:10). 지도를 보면 마적산은 이 곳의 785봉과 남쪽의 606봉으로 두 개 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발이 높은 여기가 당연히 정상일텐데 이곳엔 삼각점만 있을 뿐 정상은 남쪽으로 4.2km를 가라니 황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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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적산 정상의 뜬금없는 이정표


불평을 해도 소용없는 일이라 발걸음을 옮기니 전망바위입니다. 날씨가 맑을 경우 오봉산과 소양댐을 잘 조망할 수 있는 장소인데 보이는 것이라고는 희뿌연 안개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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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낀 조망바위


배후령 갈림길에 도착하니(11:35) 배후령에서 산행을 시작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올라옵니다. 여기서부터 청평사까지의 거리가 7km입니다. 두 개의 밋밋한 봉우리를 지났는데 사실 봉우리 같지도 않습니다. 등산지도에는 나한봉과 관음봉이라는 멋진 이름이 붙어 있지만 현장에 아무런 표식이 없으니 지나치는 줄도 모르고 그냥 통과합니다. 


쇠줄을 잡고 오르니 드디어 3봉인 청솔바위입니다(12:08). 청솔 한 그루가 높은 바위 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어 자연의 힘은 참으로 대단함을 실감합니다. 그래서 표석까지 세워 두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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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솔바위 오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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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솔바위


목숨을 잃은 산우(山友)의 진혼비가 있는 4봉을 지나 가파른 경사면의 쇠줄을 잡고 오르니 북쪽의 화천군 간동면이 어렴풋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인근에 돌탑이 있는 오봉산 정상(779m)입니다(12:22). 검은 오석으로 세워둔 정상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는 자리를 떱니다. 정상에서는 아무런 조망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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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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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줄구간 오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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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줄구간을 올라 뒤돌아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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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낀 화천군 간동면 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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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산 정상


이제부터는 청평사방향으로 하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산행의 묘미는 이제부터입니다. 지금까지 오봉 능선을 걸어오면서 두 세 차례 쇠줄을 잡기는 하였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청평사 방향으로 삐죽 솟은 기암을 카메라에 담고 가는데 그만 하산 길이 정체됩니다. 바로 가장 통과하기 힘들다는 홈통바위(구멍바위)에 도달한 것입니다(12:55). 사실 몸집이 크거나 팔의 힘이 약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상당히 빠져나가기 어려운 곳이어서 길게 줄을 선 것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그저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게 마음 편합니다. 기다리면서 다리품도 쉬고 숨도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덩치가 큰 사람은 배낭을 벗어야 하고 손에 든 스틱은 밑으로 던지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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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낀 남쪽 바위 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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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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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통바위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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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통바위로 진입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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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통바위를 빠져 나오는 사람들
 

다행이 바위구멍 안에 쇠줄이 걸려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어렵사리 홈통바위를 빠져 나오면 길은 두 갈래입니다. 우측은 적멸보궁터를 거쳐 청평사로 이어지고, 좌측은 바로 청평사로 연결됩니다. 어느 길을 가든 급경사 길의 쇠줄을 잡고 내려갈 각오는 해야합니다. 글쓴이는 좌측 길로 내려섭니다. 그러나 우측 길로 가면 또 하나의 명물인 망부석바위를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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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 송


능선의 노송사이로 보이는 소양호는 호수인지 하늘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조망이 좋지 않습니다. 그림 같은 소양호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기대는 물거품으로 변했기에 후일을 기약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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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에 젖은 소양호


몇 차례 쇠줄을 잡고 내려와 부드러워진 숲 속을 걸어 내려오니 천년고찰 청평사입니다(14:10). 사찰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내려오다가 사찰 아래 아홉 가지의 물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를 감상합니다(14:37). 높이 약 9m의 소규모 폭포이지만 수량이 많아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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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줄구간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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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 뒤로 보이는 오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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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폭포

 
공주와 상사뱀의 거짓말 같은 전설을 보고는 다리를 건너 큰길을 따라 선착장과는 반대방향인 위로 오르니 주차장입니다(15:00). 오늘 널널한 산행에 4시간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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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와 상사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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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앞 송림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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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비록 짙은 안개로 인하여 조망에는 실패했지만 오봉산은 기암과 노송이 어우러져 있고, 홈통바위와 쇠줄구간을 통과하는 짜릿한 맛이 있습니다. 하산하여 천년고찰 청평사를 둘러보고 내려오면서 구성폭포에 들러 심신의 피로를 풀고 공주와 상사뱀의 진실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오봉산은 그냥 한번 스쳐 지나가는 그런 산이 아닌 것입니다. 산행과 문화유적지답사를 겸한 좋은 여행지입니다. 


≪산행 개요≫

△ 산행 일자 : 2008년 6월 6일 (금)
△ 산행 거리 : 약 10km
△ 산행 코스 : 신북읍 도로변-능선-마적산-배후령갈림길-홈통바위-진혼비-
               정상-홈통바위-쇠줄지역-청평사-구성폭포-주차장
△ 산행 시간 : 4시간 40분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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