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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송비 역의  김영필                                         김 준 역의 김주혁




▲ 최우의 목숨을 지킨 김준의 활약 

역사적인 사실로 미루어 보아 최충헌(주현 분)의 두 아들인 최우(정보석 분)와 최향(정성모 분) 중에서 최충헌의 후계자는 장남인 최우가 될 것이지만 이들이 펼치는 권력쟁탈전은 정말 숨막힙니다. 당대의 고승으로 최충헌도 존경하는 혜심도사(이대로 분)가 최충헌을 방문했지만 장남인 최우는 혜심도사를 만나러 갈 수가 없습니다. 그전 아버지가 수결만 찍힌 밀서를 건네주며 앞으로 당신에게 무슨 일이 발생해도 절대로 오지 말라고 당부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혜심도사가 개경에서 가까운 흥왕사로 가서 잠시 머문다는 데 가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최우는 측근들을 설득한 후 흥왕사로 갑니다. 최우 자신은 스승의 은혜를 아는 사람이며, 동생인 최향의 위협에도 겁쟁이가 아님을 보여주려는 용기이자 만용의 표현입니다.

평소 최우의 성격을 알 아는 최향 측에서는 자객 30여명을 승려로 위장해 혜심대사가 머물 수기대사(오영수 분) 처소 주변을 지키게 하여 최우를 죽일 작전을 세웠습니다. 이 작전의 중심인물은 이장용(이석준 분)입니다. 최우는 흥왕사 입구에서 송길유(정호빈 분) 장군을 비롯한 가신들에게 밖에서 기다리게 했습니다. 스승을 만나러 부처님이 계시는 사찰로 와서 칼을 찬 가신들을 대동하고 전각으로 들어가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최우의 말은 옳지만 최향 측에서 목숨을 노릴 것은 뻔한데 원칙만 강조하는 최우의 행동이 약간은 작위적인 듯 보여집니다. 다만 최우의 최측근인 박송비(김영필 분)만 비무장으로 최우를 호위합니다.

두 망나니 공자인 만종과 만전(백도빈 분)을 호위하는 김준(김주혁 분)은 그동안 경내에서 칼을 차고 다녔으므로 칼을 든 채 안으로 들어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최우가 혜심도사와 수기대사를 만나 인사를 드린 후 담소를 나누며 어느 전각의 뜰로 들어서자 무장한 자객들이 갑자기 나타나 전각의 문을 닫으며 고승과 최우를 분리합니다. 자객의 공격에 최우와 박송비는 맨손으로 이들과 싸우는 가운데 김준이 합세하였고 나중에 변고가 발생했음을 안 송길유 장군 일행이 들이닥쳐 자객들을 제압합니다.


 


▲ 먹이를 위해 짖는 개가 아니라는 김준의 항변  

귀가한 최우는 측근 장수들이 있는 가운데 김준을 불러 오늘 나를 구하느라 수고한 대가라며 금덩이를 던져줍니다. 최우의 참모들도 "주군께서 내리는 것이니 어서 받아라"며 그를 재촉합니다. 그러자 뜸을 들이던 김준의 말에 장내는 순간 정적이 감돌았습니다. "소인은 먹이를 위해 짖는 개가 아니다. 소인은 대감마님의 가병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으며 당연한 일을 한 것인데 이렇게 금을 내어주면, 앞으로 수많은 어려운 일들이 닥칠 때마다 계속 금을 내어줄 것이냐"며 거절한 것입니다. 김준의 당돌하고도 바른 말을 들은 최우는 잠시 놀란 표정이었지만 이내 얼굴을 펴고는 "조금 전 내가 말실수를 한 것 같다. 이것은 대가가 아니라 내가 주는 선물이다. 받아주겠느냐?"고 김준의 의사를 물었습니다. 깜짝 놀란 참모들은 최우를 만류했지만 이미 말은 내뱉어진 후입니다. 김준은 결국 금덩이를 받아들고는 자리를 떠납니다.


 


▲ 주군인 최우를 위해 하급자인 김준에게 무릎꿇은 박송비의 돌발행동 

그러자 최우의 최측근인 중랑장 박송비는 김준에게 술 한잔하고 싶다며 처소로 함께 가자고 합니다. 간단한 주안상 앞에 앉은 두 사람, 박송비가 김준에게 국화주를 한잔 따라 준 다음 그가 돌발행동을 취합니다. 박송비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김준에게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한 것입니다. 깜짝 놀란 김준이 맞절을 하며 "장군께서 노예인 소인에게 무슨 행동"이냐고 묻자 박송비는 "여기에는 노예도 장군도 없다"며 흉금을 털어놓습니다. 박송비는 "지금 우리는 같은 운명으로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지금 아우인 보성백대감(최향을 지칭)이 형인 부사대감(최우를 지칭)의 목숨을 노리고 사지로 내몰고 있다. 이 궁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합하(최충헌)는 임종 직전이다. 얼마 전 합하가 수결만 있고 내용이 없는 밀서를 주군에게 내렸는데 그걸로 무얼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김준은 "천한 소인은 아무 것도 모른다"고 발뺌을 합니다. 그러자 박송비는 집요하게 김준을 설득합니다. "난 원래 지방의 형리였다. 법을 집행하는 형리로서 누가 거짓말하는지 다 알게 되었다. 그리고 누가 뭘 감추고 있는지 사람을 보는 눈을 배웠다. 그래서 주군이 나를 옆에 두었다. 주군이 내린 금덩이를 마다하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넌 주군의 가신이 되기를 원했다. 지금 주군의 목숨이 급하다. 자네가 읽은 수많은 책들은 중원의 오랜 역사와 사람과 사건 그리고 지혜가 보물처럼 숨겨져 있다. 아둔한 내 머리로는 불가능하다. 주군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다 알면서 방관만 하는 것은 가신으로서 죄악이며 배신행위다."

이 말을 들은 김준은 드디어 입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 밀서는 무엇이든 해도 좋다는 명령서이다. 당태종 이세민은 형제들이 자신을 제거하려 하자 형들을 궁궐 안으로 불러 들여 문을 닫았다. 아무리 크고 용맹한 군대라도 수괴가 무너지면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지금 우리를 부르는 자들을 우리 쪽으로 끌려들여야 한다. 저들은 합하의 장남이자 상주인 최우를 부르기 위해 거듭 합하가 총애하는 중요한 4인방 가신들을 이쪽으로 보낼 것이다. 그들 중 누군가를 잡아 길을 터야 한다."

 

박송비는 최우에게 김준의 계책을 전했지만 최우는 어찌 노예의 건의를 듣느냐고 반문합니다. 최우는 최향 측에서 이미 김약선(이주현 분)을 보내어 나를 오라고 했지만 내가 가지 않아 실패했는데 또 사람을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그런데 이 순간 합하댁에서 최측근인 최준명(임종윤 분) 대장군과 지윤심 상장군이 도착했다는 보고입니다. 김준의 예측이 그대로 적중하자 최우와 박송비는 크게 놀라며 제12회가 끝났습니다.

그러면 박송비는 어찌하여 김준이 큰그릇임을 알고 그에게 무릎까지 꿇었을까요? 역사상으로 문무에 능한 인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문무를 겸비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이순신 장군이겠지요. 무인으로서의 김준의 자질은 이미 격구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만천하에 증명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학식이 깊은 줄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박송비는 최양백과 함께 먼저 흥왕사로 가서 혜심대사를 뵙고 최우가 문안인사를 하러 온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혜심대사는 수기대사의 안내로 장서각으로 향했는데 그곳에 김준이 책을 읽고 있음을 목격한 것입니다.

사람이 들어온 줄도 모르고 독서삼매경에 빠진 김준은 인기척에 놀라 화들짝 일어섭니다. 안내스님이 김준을 두 공자의 호위무관이라고 소개하자 혜심대사는 김준에게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금강경과 대장경에 관한 고승의 질문에 김준은 거침없이 답변합니다. 사서삼경에도 통달합니다. 정관정요도 보는군요. 노예들의 군대인 도방 군장의 해박한 지식에 혜심과 수기대사는 물론 박송비와 최양백까지 모두 놀랐습니다. 혜심대사는 고목나무에 꽃이 피었다고 흡족해 했습니다. 역시 박송비가 사람을 보는 눈이 탁월하군요. 난관을 극복할 지혜를 얻기 위해 선뜻 하급자인 김준에게 무릎을 꿇은 박송비도 보통인물은 아닌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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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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