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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혜 역의 남상미

 

 

1980년 봄 달라진 주인공들의 위상변화


▲ 또 다시 강기태를 수렁에 빠뜨린 차수혁의 음모 

중앙정보부 김재욱(김병기 분) 부장이 강기태(안재욱 분)와 조태수(김뢰하 분)의 기자회견을 막은 것은 강기태가 단순히 장철환(전광렬 분) 일당의 범죄(한지평을 죽이고 죄를 뒤지어 씌운 것)를 밝히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부친 강만식의 고문치사에 대해 폭로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중정 김 부장은 이 일이 밝혀지면 자신은 물론 대통령 각하의 국정운영에도 큰 부담을 준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장철환을 잡기 위해 강기태의 기자회견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이미 장철환은 차수혁(이필모 분)의 배신과 안도성(공정환 분) 검사의 동조로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상태이니 그기에 살인교사혐의가 추가되든 안되든 별 의미가 없어지기도 했지요. 그러나 장철환은 아직도 지신이 청와대 실세임을 착각하고 있습니다. 안도성 검사가 장철환에게 조직의 명령상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자, 장철환은 네놈은 검찰총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차버렸다고 큰소리칩니다. 답답한 안도성이 사태파악을 하라고 했지만 장철환은 각하는 절대로 나를 안 버린다며 발악합니다. 안도성은 한빛회도, 각하도 당신을 버렸다고 말하고는 자리는 떠는군요.

차수혁으로서는 비리의 온상인 장철환을 버리고 김재욱을 선택했는데, 김 부장으로서는 차수혁이 장철환을 제거해주니 큰 신세를 진 셈입니다. 축배를 제의하는 김 부장에게 차수혁은 "강기태가 무사히 풀려나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이를 자신이 김 부장에게 협조하는데 대한 마지막 조건이라고 했습니다. 김 부장으로서는 차수혁의 조건을 들어 주지 않을 수 없는 처지입니다. 강기태가 무사히 풀려나서는 안 된다는 차수혁의 말은 강기태의 자유로운 활동을 막아 달라는 말입니다. 차수혁으로서는 자신이 장철환 및 조명국(이종원 분)과 함께 저지른 악행을 모두 알고 있는 강기태가 활개쳐서는 안되거든요. 그렇지만 김 부장으로서는 탈옥한 죄 밖에 없는 강기태를 또 한 때는 자신의 사업상 파트너로 활용하려 했던 강기태를 다시 감옥에 집어넣을 수는 없는 일이며, 국내에 두어서는 이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그의 선택은 한가지 밖에는 없습니다.

김재욱은 송미진 사장을 만나 "강기태를 감싸기에는 너무 무서운 폭탄이 되었다. 최선의 방법은 뇌관을 제거하고 폭탄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정 수사요원들은 감금된 강기태와 조태수를 지프차에 태우고 항구로 갔습니다. 그 곳에는 김 부장과 가방을 든 보좌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재욱은 두 사람에게 "한국을 떠나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조태수로서는 원래 밀항하려고 계획했던 터라 기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강기태로서는 분하기는 해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007가방 속에 든 넉넉한 자금으로 해외에서 절치부심하며 때를 기다려야 하겠지요. 강기태와 조태수가 배를 타고 떠나는 장면을 바라보는 남녀가 있었으니 바로 차수혁과 이정혜(남상al 분)입니다. 차수혁은 이정혜에게 원하는 대로 강기태의 목숨을 살렸다고 생색을 내었고, 차수혁의 꼼수를 모르는 정혜는 고맙다고 화답합니다.

 

 

 

▲ 1980년 봄, 달라진 주인공들의 위상과 변화 


△ 군부세력의 핵심브레인으로 변신한 차수혁 

그로부터 몇 년의 세월이 흘러 1980년 봄이 되었습니다. 강기태가 밀항을 한 때가 1970년대 중반이라면 약 4∼5년은 지난 듯 보여집니다. 아직까지 강기태는 귀국하지 않았습니다. 국내 정치적으로 1980년의 봄은 이른바 <서울의 봄>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치적으로는 무한한 자유를 만끽한 시기였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에서 발생한 중정부장 김재규의 총격사건으로 장기집권자 박정희가 서거하자 그동안 정치에 목말랐던 세력은 천방지축으로 날뛰어 전두환에 의한 12.12사태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차수혁은 한빛회 장교들을 모아 놓고 나라의 통치이념과 집권플랜을 브리핑 할 정도로 군부의 핵심으로 등장했습니다. 이제 그는 운전기사가 딸린 승용차를 가질 정도로 직위가 높아진 듯 보입니다. 차수혁이 실존인물인 누구를 닮았는지 아둔한 글쓴이는  알 수가 없습니다.

 

 


△ 영화계를 주름잡은 태양영화사 조명국 사장

차수혁과 함께 장철환을 도와 강기태 죽이기에 앞장섰던 조명국도 변신의 귀재입니다. 그가 수입한 외국영화가 최대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영화계의 큰손으로 등장하였고 우주흥업의 송미진(이휘향 분) 사장이 공을 들인 홍콩 쇼 브라더스의 투자계획을 가로채는 등 지금도 못된 버릇은 전혀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조명국이 이처럼 권세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차수혁에게 바짝 엎드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장철환의 구속으로 위기에 처한 조명국에게 차수혁은 "난 보험에 들어(김재욱에게 협조) 위기를 피해 갈 수 있다"며 걱정했는데 조명국은 "난 장철환의 비자금을 관리해 왔다. 널 위해 무엇이든 다 하겠으니 외면하지만 말아달라"고 사정하였고, 수혁은 "무사하도록 힘써 주겠다"고 화답했었거든요. 차수혁의 비호로 조명국은 이토록 잘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 김재욱의 출국으로 곤경에 처한 우주흥업 송미진 사장

송미진은 조명국이 개입하여 홍콩업체의 투자를 방해하자 조명국을 방문하여 호통을 쳤지만 조명국의 격한 반응에 울분을 삼켜야 했습니다. 조명국은 "업계 선배라고 구분고분 받아주었더니 눈에 뵈는 게 없나?  앞으로 빅토리아도 곧 문닫고 사업을 접게 될 것"이라고 악담을 한 것입니다. 기가 막힌 현실에 송미진은 윤 마담(엄수정 분)을 불러내 술을 마시며 "이런 추한 꼴 보이지 말고 사업을 접어야 하겠다"며 자포자기합니다. 김재욱 부장이 한국을 떠난 후 깜깜한 어둠뿐이라면서.

 

 

△ 사업자 등쳐먹는 사기꾼으로 변한 장철환

감옥을 나온 장철환은 사업자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재산을 빼앗는 깡패보다도 더욱 더러운 사기꾼이 되었습니다. 그는 신군부 실세들이 자신을 형님으로 떠받든다며 재산을 내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무지비한 폭력을 행사합니다. 이렇게 빼앗은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는 달러를 받아 챙기는 악덕 사기꾼이 되었습니다. 사업가들은 장철환에게 군부실세인 정 장군을 만나게 해 달라는 청탁을 할 정도입니다.

 

 


△ 순양식당의 종업원으로 일하는 양동철

강기태의 수족처럼 따르던 양동철(류담 분)은 강기태가 밀항을 하여 해외로 도피하자 기태 어머니 박경자(박원숙 분)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합니다. 아들 차수혁이 출세하자 그의 어머니 김금례(김미경 분)는 식당 일을 그만 두고 집에서 식모를 부리며 살아가는 사모님이 되었네요. 박경자와는 인생역전입니다.


 

 


△ 김계순과 살림을 차린 궁핍한 홍수봉

가수 지망생 홍수봉(손징영 분)과 백댄서 김계순(하재숙 분)은 결국 살림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벌이가 신통치 않으니 먹고 살길이 아득합니다. 수시로 이정혜와 이경숙(이아이 분)이 사는 집으로 와서 반찬을 담아 가는 불쌍한 처지입니다.

 

 


△ 울보에서 최고의 여배우가 되어 차도녀로 변한 이정혜

항상 눈물만 찔찔 짜던 이정혜가 "여름여자"로 일약 한국 최고의 여배우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영화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해 감독을 바꾸고, 삐에르 의상실의 수석디자이너(실장)가 된 강기태의 여동생 강명희(신다은 분)에게 원하는 옷이 아니라며 다시 제작하게 만들고 잡지사의 인터뷰도 일방적으로 취소시킵니다. 이정혜는 차가운 도시의 여자(차도녀)가 되었습니다. 

 

 


△ 차수혁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강명희

어느 날 수혁의 김금례는 기태의 어머니 박경자에게 수혁이 색시감으로 명희가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차수혁이 아들 강기태를 몇 차례나 벼랑 끝으로 내몬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박경자는 이런 제안이 싫지가 않습니다. 지금 차수혁은 청와대에서 잘 나가는 실세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이런 마음을 아는 듯 강명희는 차수혁을 불러내 생일선물을 건네며 "오빠 생각하면서 미치도록 일했다. 내 마음 받아 달라"고 프로포즈합니다.

그렇지만 강명희는 지금 헛물을 켜고 있습니다. 차수혁의 마음은 오직 이정혜에게 쏠려 있거든요. 이정혜가 아니더라도 차수혁은 강명희의 마음을 받으면 안됩니다. 오빠인 강기태와 원수지간이면서 여동생 강명희와 사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거든요. 이 날도 차수혁은 이정혜의 집으로 찾아갔고 강명희가 그를 미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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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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