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어산(670m) 8부 능선에 1만여 개의 돌이 널려 있는데
이 돌들은 희한하게도 두드리면 3개 중 2개는 종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돌 이름을 만어사 경석 또는 종석(鐘石)이라고 부릅니다.
돌이 생긴 모습도 물고기를 닮았다고 하여
산 이름을 만어산(萬魚山), 사찰 이름을 만어사로 하였답니다.
천연기념물 제528호로 지정된 <만어사 경석>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리 소재)은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딸을 흘린다는 <표충비> 및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얼음골>과 함께 밀양의 3대 신비의 하나입니다.
보통 산에 널려 있는 바윗돌인 너덜겅은 모서리가 날카롭지만
이곳의 바위덩어리는 마치 바다에서 솟아난 듯
모서리가 두루뭉실한 게 특징입니다.
돌의 모서리가 날카로운 설악산 서북능선 귀떼기청봉 너덜겅
만어산 암괴류 또는 만어사 어산불영경석이라고 불리는 이 돌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내려 옵니다.
『양산에 옥지라는 연못에 성질이 사악한 독룡(毒龍) 한 마리와
다섯 나찰녀(악귀)가 서로 사귀면서 온갖 행패를 일삼게 되어 되자
가락국 수로왕이 부처님께 설법을 청하여 이들에게 불법의 오계를 받게 하였는데,
이때 동해의 수많은 고기와 용들이 불법의 감화를 받아
이 산중으로 모여들어 독룡과 나찰녀를 항복시키고 돌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 만어사에서 경석을 바라보는 운해(雲海)는 밀양8경의 하나라고 하는군요.
세상에는 참으로 신비로운 일이 많지만 이곳 경석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진짜 물고기와 흡사한 바위가 있는지 찾아보려 했지만
길손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았고
지나가면서 등산 지팡이로 바위를 두드렸지만 종소리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세속의 번뇌로 가득한 글쓴이의 눈과 귀로
이러한 대자연의 오묘한 신비를 체험한다는 게 어불성설(語不成說)이겠지요.
(201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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