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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여울 역의 배수지           최강치 역의 이승기


 

반전을 기대한 시청자들 허탈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가 24회를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기대했던 극적인 반전은 없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제작진은 마지막 결론에 대해 함구령을 내리고 반전을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지만 글쓴이가 보기에 반전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반전 대신 엉뚱한 마무리로 뒷맛을 찜찜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시청자들이 기대한 반전이란 최강치(이승기 분)와 담여울(배수지 분) 중 누구도 죽지 않고 사랑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즉 두 사람이 사랑하면 한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소정법사(김희원 분)의 예언이 틀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담여울은 죽고 말았습니다.

제23회 마지막장면에서 조관웅(이성재 분)의 수하 서 부관이 백년객관의 앞마당에서 조총을 겨누다가 이를 발사하고 끝났을 때 과연 누가 총에 맞았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조관웅은 당초 서 부관에게 이순신(유동근 분)을 죽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역사상 실제인물인 이순신은 여기서 죽어서는 아니됩니다. 그러면 누구일까요? 서 부관이 이순신을 죽이려는 그 순간 창고에 갇힌 담여울의 목숨을 구한 최강치가 박태서(유연석 분) 등과 함께 나타나 조관웅에게 호통을 쳤습니다. 그러자 조관웅은 최강치에게 "잘 가라"면서 서 부관으로 하여금 최강치를 죽이도록 지시합니다. 조관웅으로서는 이순신보다는 반인반수로 위험인물인 최강치를 먼저 제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 부관이 강치를 향하여 총을 겨눈 순간 이를 먼저 목격한 담여울이 강치를 막아섰고, 서 부관이 쏜 총은 여울의 등을 명중하고 말았습니다. 이외의 사태전개에 주변 모든 사람들은 숨을 멈추었습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 상황에서 총을 맞아야 하는 사람은 여울뿐입니다. 강치는 제1의 주인공이기에 여기서 죽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일부 시청자들 중에는 서 부관이 막판 살아남기 위해 피와 눈물도 없는 냉혈인간인 조관웅을 배신하고 그에게 총을 쏘았을 것이라는 예측도 했지만 솔직히 그래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조관웅이 부하에게 죽으면 그에 대한 복수를 해야하는 사람 중 가장 처절한 사람(?)이 허탈해지기 때문입니다. 조관웅에게 복수를 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거든요.

 

담여울이 쓰러지자 강치는 반인반수로 돌변해 서 부관을 죽이려했지만 생명을 죽이지 말라는 이순신의 말을 명심해 그냥 목을 졸라 반죽음시키고 맙니다. 이제 남은 것은 조관웅에 대한 응징입니다. 물론 조관웅의 수하들이 강치를 비롯한 우군들에게 총을 겨누고는 있어 쉽지는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강치가 몸을 날려 조관웅의 뺨이라도 한 대 갈겼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조관웅이 수하들에게 최강치를 죽이라고 악을 쓴 순간 이순신이 나섰습니다. 이순신은 조국을 배신하고 자신을 모살하려 한 죄를 물어 집 주변에 배치한 군사들에게 조관웅을 반역죄로 체포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그러자 일본상단의 패거리들은 이순신의 기세에 눌러 이틀 안으로 조선을 떠나겠다고 선언하고는 조관웅을 남겨 둔 채 재빠르게 현장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순신의 군사들은 땅 위에서 칼을 들고 지붕 위에서는 화살을 들고 조관웅을 겨누고 있어 누가 보아도 달아날 길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교활한 조관웅과 그의 추종자들 몇 명은 연막탄을 터트리고는 혼란한 틈을 타서 숲 속으로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이순신의 수많은 군사들이 조관웅 일당을 체포하지 못한 것은 좀 어설펐지요. 그러자 담평준(조성하 분)과 최강치 일행이 나섰습니다. 강치는 숲에서 도주하는 조관웅 일행을 발견하고는 칼을 들고 덤벼드는 조관웅을 일격에 제압한 것입니다. 물론 죽이지는 않고 칼을 든 한쪽 손목을 잘라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조관웅은 중죄인으로 옥사에 감금되었습니다. 이 때 옥사를 찾은 여인이 있었으니 바로 백년객관의 주인이었던 박무솔의 여식 박청조(이유비 분)입니다. 청조에게 조관웅은 아버지를 죽인 원수이자 자신을 기생으로 삼아 겁탈한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입니다. 청조는 마지막 가는 길에 술 한잔 올리겠다며 술을 건넸고 이를 마신 조관웅은 피를 토하며 죽고 말았습니다. 제작진이 지금까지 조관웅을 살려둔 것은 박청조로 하여금 원수를 독살하도록 하려는 배려였던 것입니다.

 

한편, 의식을 회복한 담여울은 아버지와 무형도관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함께 식사를 하며 기운을 차린 듯 했지만 결국 총상의 후유증으로 피를 흘리며 비틀거렸습니다. 강치는 여울의 뜻에 따라 여울을 계곡으로 데리고 가서 절절한 사랑을 고백하며 입을 맞추었지만  결국 여울은 죽음을 맞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여울이 살아남아 강치와 영원한 사랑을 나누지 못하였기에 글쓴이는 감히 반전은 없었다고 평가한 것입니다.

그로부터 422년이 경과한 후 강치는 최마름(김동균 분)을 집사로 둔 재벌회장이 되었습니다. 강치가 여주 댁의 고급핸드백을 날치기한 범인 마봉출(조재육 분)을 혼내주는 데, 이를 오해한 여성이 권총을 겨누고는 강치에게 손을 들라고 소리칩니다. 바로 담여울로 환생한 여성입니다. 강치와 여울은 400여 년 후 다시 재회했지만 이를 해피엔딩으로 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솔직히 현재까지 스토리가 이어진 장면은 개연성이 없어 차라리 없느니만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반인반수라는 새로운 소재를 도입해 이야기를 풀어 나간 것은 재미있는 시도였고, 무엇보다도 배우 최진혁(구월령 역), 배수지(담여울 역), 이유비(박청조 역) 등의 연기력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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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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