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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악산 정상의 뫼산자 바위
 

전복 순창군 동계면과 남원군 대산면의 경계에 위치한 풍악산(600m)과 노적봉(568m)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매우 아름다운 경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섬진강 옆의 평지에 우뚝 솟아올라 능선에 오르면 조망이 좋으며, 특히 풍악산 정상 주위는 시원한 전망과 함께 온갖 기암괴석과 울창한 송림으로 경관이 빼어납니다. 풍악산 정상에는 명물인 뫼산(山)자 모양의 커다란 삼각형바위가 자리잡고 있으며, 동쪽으로 교룡산(518m), 남쪽으로 곡성군의 동악산(735m)·통명산(通明山:764m), 북쪽으로 팔공산(1151m)이 바라보입니다. 특히 풍악산 동남능선에는 보물인 신계리 마애여래좌상이, 노적봉 북동쪽에는 혼불문학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풍악산은 금강산의 가을 이름인데 여기도 단풍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산행들머리는 풍악산 동남쪽 신계리 신촌마을회관(신촌경노당)입니다. 차도변 신촌마을 표석 옆에는 마애여래좌상 2.2km, 풍악산 3.1km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오래된 돌담이 마을의 역사를 말해 주는 듯 합니다. 비교적 넓은 큰길을 따라 계속 안으로 들어섭니다. 들녘에는 벼가 고개를 숙이며 황금빛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밑 굴다리를 통과하자 마애불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손바닥만한 저수지를 지나면 길은 이리저리 구부러지다가 임도로 이어지고 임도에서 우측의 산 속으로 조금 들어서면 보물(제423호)인 신계리 마애여래좌상입니다. 큰돌에 양각된 좌상은 그 모습이 매우 온화해 보입니다.


 


 


 


 

 가야할 풍악산 능선

                                                                 신계리 마애여래좌상  


 

이제부터 산길은 남쪽의 응봉에서 이어지는 능선과 만날 때까지 매우 가파릅니다. 신촌마을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능선도 매우 밋밋해 보였고 마치 야산처럼 편안한 산행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는 산도 그 속살은 완전 딴판입니다. 능선 삼거리에서 북동쪽의 풍악산으로 오르는 길은 평범한 길입니다. 풍악산 정상에는 반듯한 표석이 있는데 특히 뫼산(山)자 모양의 삼각형 바위는 그야말로 명품입니다. 이 바위에 오르면 서쪽으로 조망이 확 터지지만 잔뜩 흐린 날씨로 인해 희뿌옇게 보여 매우 아쉽습니다.


 

 뫼산자 바위

 서쪽 조망


 

정상에서 노적봉을 거쳐 혼불문학관까지의 거리는 6.2km입니다. 정상을 조금 내려서면 안부인데 여기서 무심코 이정표 상의 노적봉 화살표시를 따라가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암릉지역을 걷지 못하게 됩니다. 암릉지역으로 가려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가파른 경사면을 치고 올라야 합니다. 일단 여기만 오르면 칼바위 같은(?) 분명한 길이 나타나며 험한 길에는 남원시에서 설치한 안전계단이 있어 전혀 위험하지 않습니다.

이 길을 이용해야 동쪽으로 펼쳐지는 남원시 대산면 일원의 조망을 실컷 할 수 있습니다. 시원하게 달리는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너머로 황금들녘과 기와지붕처럼 보이는 교룡산(518m)의 자태가 잘 보입니다. 또한 기암사이로 자라고 있는 소나무의 생명력에 탄복하게되는군요. 그런데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어제 밤 일기예보에는 비는 오늘 늦은 밤부터 내리며 강수량도 5mm 미만이라고 했는데, 그 비가 올 확률 30%가 그만 100%로 실현된 것입니다. 잔뜩 흐리던 날씨에서 비가 내리니 주변은 더욱 희미해집니다.


 


 

 대산면과 교룡산


 


 


 


헬기장인 노적봉(568m)에 올랐지만 주변 조망은 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혼불문학관까지는 3.4km이므로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능선에 기암이 많군요. 닭벼슬봉을 지나면 산불지역입니다. 나무의 잎은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지만 대지는 초목이 자라고 있어 새삼 대자연의 복원력을 실감합니다. 드디어 주능선을 벗어나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계속 고도를 낮추던 산길은 중간에서 거의 150도 이상 우측으로 꺾이더니 대나무 지역을 거쳐 오르막으로 변합니다. 잘 내려오다가 다시 오르는 것은 고역이기에 입이 툭 튀어나오려는 순간 큰 바위에 새긴 마애여래좌상(미륵부처를 묘사, 전북 문화재자료)이 반겨줍니다. 그러나 땀이 비 오듯하는 산객에게는 마애불보다는 그 아래 석간수가 더 반갑습니다. 평소 글쓴이는 관할 행정관청의 수질검사서가 없을 경우에는 물을 마시지 않지만 이곳에는 검사서가 없어도 다른 사람을 따라 물 한잔 들이키니 오장육부가 서늘해집니다.


 

 산불지역

 


 

마애불 아래로 내려오니 길의 우측에 호성암이라는 암자가 보이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가정집인 기와집 같습니다. 혼불문학관 앞에는 코스모스가 군락을 지어 피어 있군요. 소설가 최명희를 기리는 혼불문학관은 2채의 한옥으로 지어진 기와집입니다. 문학관 주차장에 피어 있는 꽃무릇을 보는 즐거움은 보너스입니다. 당초 풍악산­노적봉 연계산행은 널널하게 쉬어 가는 것으로 쉽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악(岳)자가 들어간 산은 만만치 않음을 실감합니다. 가을인 9월 하순이지만 비까지 조금 내려 더욱 무덥고 무거운 발걸음이었지요. 그렇지만 풍악산과 노적봉 연계종주는 신계리 마애여래좌상과 혼불문학관을 답사할 수 있고, 특히 날씨만 좋다면 능선좌우로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산행이 될 것입니다.

 호성암


 

 혼불문학관

 꽃무릇

 코스모스 군락지

 

《등산 개요》

▲ 등산일자 : 2013년 9월 24일 (화)
▲ 등산코스 : 신촌마을회관-고속도로 굴다리-신게리 마애여래좌상-능선 삼거리-풍악산-암릉지대-노적봉
                   -닭벼슬봉-노적봉 마애여래좌상-혼불문학관

▲ 산행거리 : 9.3km
▲ 소요시간 : 4시간 25분
▲ 산행안내 : 뉴가자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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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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